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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푼돈이 부르는 부익부 빈익빈의 굴레
입력 : 2011.05.27 15: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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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러한 돈을 누가 많이 벌까. 이 세상에서 돈을 버는 직업군은로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가장 많은 사람들이 속해 있는 봉급생활자(고용된 자). 둘째, 사업가(고용자). 셋째, 전문직종사자(변호사, 자영업자, 농업자 등 포함). 넷째, Investor(투자가)다. 여기서 한 번 더 생각 해 볼 것은 어느 직업군도 일시에 많은 돈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봉급생활자야 말할 것도 없고 사업가라 하더라도 하던 사업을 다른 사람한테 비싸게 팔기 전에는 푼돈(월급 내지는 배당금)이 들어오는 것이다. 전문직 변호사도 일시에 거액을 받는 수임료가 아닌 이상 항상 푼돈으로 수임료를 받을 것이다.
투자가 역시 투자한 돈이 항상 거액의 투자수익을 안겨주는 게 아니다. 여러 곳에 투자한 것 중 실패한 것도 있고, 적은 수익이 여러 곳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즉, 어느 직업군에서나 들어오는 돈의 규모가 다를 뿐 모두 푼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다만 푼돈을 잘 관리해 목돈을 만들어야 거액의 자산으로 불려갈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푼돈의 관리 여부에 따라 부자가 되거나 가난한 사람으로 전락한다고 볼 수 있다. 일례로 50억원의 재산을 일군 구두미화원 고객도 만나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변호사와 의사를 만나기도 했다.
가난한 자의 변명과 이유 필자가 30년 동안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많은 고객들을 만나 본 결과 돈 맛(?)을 봤는지, 못 봤는지에 따라 빈자와 부자가 나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부자인 사람은 일정 금액의 돈이 모일 때까지 근검절약으로 돈을 모아 돈이 돈을 부르는 반면, 가난한 사람은 일정 금액의 돈을 모으지 못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부지런히 벌어도 돈이 쌓이지 않는 것이었다.
가령 여러분에게 100만원의 여유 돈이 있어 금융자산에 투자를 했다고 가정하자. 1년에 연10%의 이자를 받는다고 했을 때 1년 뒤에는 10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여기서 세금은 생각하지 말자). 10만원의 이자를 받아서 무엇을 하겠는가? 가족들과 외식을 하던지, 친구들과 삽겹살에 소주 한 잔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10만원이라는 돈이 지금 나에게 소중하게 여겨지는 큰돈이 아닐 뿐만 아니라 1년 예금한 게 겨우 10만원이냐는 생각이 앞서 돈이 돈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1억원의 여윳돈을 금융자산에 투자해 1년 뒤에 10%의 이자를 받아 1000만원의 수익을 얻는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1000만원을 갖고 가족들과 외식을 하거나 술값으로 소비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승용차 등을 바꾸면서 소비할 사람도 있겠지만)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거의 90% 이상이 원금과 이자를 재투자하고 있다. 즉, 일정 금액의 목돈을 모으는 과정은 힘들지만 목돈이 모아지면 소비하는 돈보다 모아지는 돈이 더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이 결국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 매번 들어오는 푼돈으로 어떻게 하면 일정 금액의 목돈을 쉽게 모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모으기 위해 은행에 와서 적금을 상담한다. 그러면서 상담의 첫 대화는 매월 50만원씩 3년 적금하면 얼마인지, 또는 3년 뒤에 1000만원을 모으기 위해 매월 얼마씩 적금 들어야 하느냐다. 바로 이러한 의문과 질문이 푼돈으로 목돈을 만드는 데 실패하는 원인이 된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통계치를 보면 만기가 1년인 적금에 가입해 만기까지 가져가는 사람이 40% 정도, 3년 만기 적금은 20% 정도의 사람들만이 중도해지 않고 만기해지한다(3년 만기 가입자의 80%는 중도해지를 한다. 적금을 중도해지 하면 이자가 없거나 매우 적다). 이는 사람들이 목표 금액을 미리 정해놓고 적금에 가입하기 때문이다.
목표 금액을 정해놓다 보니 만기 기간을 1년보다는 3~5년 장기로 맞추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돈을 모으다 보면 꼭 써야 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장기적으로 돈을 안 쓰고 저축하는 인내심도 필요한데 심리적으로 돈 모으는 맛을 빨리 보지 못하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작용하는 법이다.
목돈 생성의 지름길 그래서 필자는 적금에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항상 금액보다는 기간을 나누어 가입하라고 컨설팅을 해준다. 가령 매월 50만원씩 적금을 들 수 있다면 적금 만기를 1년, 2년, 3년, 4년, 5년제로 나누어 5개의 통장을 만들고 각각의 통장에 10만원씩 입금하도록 한다. 중간에 긴급한 자금이 필요해서 굳이 적금을 해지한다면 만기 기간이 짧은 1년제를 먼저 해지하고 재가입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중도해지 없이 1년짜리 적금이 만기되면 약간의 목돈이 생길 것이고, 여기서 생긴 목돈은 재투자하고, 다시 1년 만기적금에 또 가입한다.
세월이 흘러 2년째가 되면 1년짜리와 2년짜리 적금 2개가 목돈으로 또 만들어 지고, 다시 1년과 2년 적금에 가입하는 순환을 반복하는 것이 부자가 되는 제1호 전략인 것이다.
여기서 팁을 하나 더 보탠다면 3년 이상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는 은행 적금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적립식주식형펀드(혼합형이나 채권형펀드가 아니다)의 투자를 권한다. 한국주식, 중국주식,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각각의 펀드 투자가 그것이다.
여기서 적립식주식형펀드의 장점을 논하기에는 지면상 어렵지만 필자가 재테크서적 <대한민국재테크생활백서>를 집필하기 위해 한국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경우를 연구한 결과 상당한 투자수익을 거뒀다. 물론 적립식주식형펀드는 단기투자 시 원금손실의 가능성도 있지만 장기투자의 경우 ‘평균 매입 가격 하락’ 효과로 인해 투자금의 복리효과가 발생돼 정기적금보다 월등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가난한 사람은 ‘돈을 잃는다는 두려움’ 때문에 부자가 되지 못한다. ‘돈을 잃는다는 두려움’을 버리고 매월 생기는 푼돈을 적금과 적립식주식형펀드에 장기투자하면 목돈을 맛볼 것이고, 돈이 돈을 부르는 부익부 현상을 경험할 것이다.
[이정우 / 신한은행 Private Bank 서울파이낸스센터장 jwlee@shinhan.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호(2011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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