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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봉준호 감독 차기 SF 영화 원작
입력 : 2022.08.31 16: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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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미키7이 탐사 도중 발을 헛디뎌 얼음 구덩이 아래로 추락하면서 시작된다. 가까스로 기지로 생환했지만 이미 추가로 만들어진 미키8과 마주하게 되고, 둘 중 하나가 죽든가 모두의 눈을 속이고 둘 다 살아남아야 하는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에 봉착한다. 그러면서 미키7은 과연 이전의 죽은 자신과 현재의 자신이 동일인인가, 또한 동시에 생존하고 있는 미키8이 자신과 동일인인가 하는 모순적 물음에 계속 시달린다.
SF 장르의 재미와 철학적 주제를 잘 담아냈다는 평을 받는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수많은 SF에서 흥미롭게 다뤄왔던 여러 철학적 주제들을 이야기에 녹여내는 한편, 인류사를 바탕으로 창안한 우주 개척사와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미래 설정, 그리고 긴장감과 유머를 적절히 혼합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소설에서 역사가인 주인공 미키는 자원 부족으로 허덕이는 개척민들의 모습, 척박한 개척 환경 등을 드러냄으로써 극 중 ‘익스펜더블’이라는 극한의 직업이 존재하는 세계관을 독자에게 전한다.
행성 개척에서 짐작하듯 지구는 멸망했다. 소설에는 ‘환경 문제’가 나온다. “지구인들은 자기가 버린 쓰레기에 질식하고 있었다. 수백 년에 걸쳐 지구의 대기를 구성하는 물질의 비율이 변하면서 한때 인구 밀도가 어마어마했던 행성 전체가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저자인 에드워드 애슈턴은 1970년대 유명했던 TV 시리즈 <스타트렉>에서 대원을 ‘순간 이동’시키는 전송기를 보고, 과연 이를 통해 이동한 사람이 전송 전과 동일인물인지에 대한 의문을 늘 갖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수많은 ‘미키’를 통해 ‘정체성’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흥미로운 소설을 쓰게 된 것이다. 그는 “SF의 강점은 독자들이 감정을 배제하고 오늘날의 문제를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며 이 이야기 역시 현대사회의 어떤 면을 논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작품에 대한 해외 언론과 평론은 봉 감독의 연출에 주목하고 있다. 이 작품의 세계관이 미래 우주 사회지만, 노동의 기계화, 대량 생산의 효율성, 생산성, 기계가 미래의 가치를 아우르던 19세기 산업화에 비유되고, 복제 인간 미키도 소모품 취급받던 산업시대 하층 노동자로 비친다는 점이 자본주의 비인간화와 계급 간 모순을 영상으로 표현해왔던 봉 감독이 이 작품의 영상화에 최적의 감독이란 분석이다.
책에 따르면 한인들이 동남아 지역에 대거 진출한 시기는 일제강점기였다. 일제가 1941년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이후 한인들을 전쟁터로 끌고 나갔다. 당시 그 수가 3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때 전쟁이 끝나고 현지에 남은 이들이 동남아 한인 1세대다. 태국 한인들도 이때부터 현지에 정착했다. 현재 태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2만여 명이다.
책은 태국 한인의 정착사와 이들의 정체성을 규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태국 사회 내 각계각층의 한인들을 심층 인터뷰해 세세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저자는 “태국 한인들은 본국에 사는 한인들과 다른 초국가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다”면서 “모국의 문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체류 국가의 새로운 전통과 문화도 수용하는 통합 유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강 좀비 ‘부자 감세 좀비’부터 과학적 결과로 드러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기후 변화 부정 좀비’, 나라와 미래 세대를 걱정하는 척하지만 사실상 경기 회복을 더디게 방치하는 ‘긴축 좀비’, 그 외에도 ‘불평등은 없다 좀비’, ‘기술 격차 좀비’, ‘이크! 사회주의 좀비’, ‘언론 좀비’, ‘사회보장 물어뜯기 전용 좀비’ 등이 등장한다.
그는 현대 미국의 보수주의를 ‘이기주의의 신성화’라고 비판하며, 이 좀비사상들의 동기를 낱낱이 드러낸다.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낫고 풍요로운 국가를 이루었지만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면서, “경제 정의와 경제 성장은 양립할 수 없는 게 아니라는 점을 잊었다”라고 언급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조지워싱턴대학교 터커 리서치 교수이자 기업문화와 투자 분야의 권위자인 로렌스 커닝햄이 엮은 이 책은 워런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버크셔의 사업과 목표, 철학을 알리기 위해 작성한 ‘소유주 관련 사업 원칙’을 서언에 담고 있다. 그리고 기업 지배구조, 투자, 주식의 대안, 기업 인수, 가치 평가, 세금, 역사 등의 주제별로 구성됐다.
워런 버핏 또한 그처럼 투자를 잘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주주 서한을 읽기를 권한 만큼, 그의 투자법을 익히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투자 바이블의 역할을 해줄 책이다.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제국주의와 헤게모니, 포퓰리즘, 테크노크라시, 글로벌리즘, 신자유주의 등 책에 등장하는 단어들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사실 그 의미가 명료하지 않거나 제대로 정의되지 않아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잦다. 특히 논점을 흐리게 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는 데 자주 동원된다. 저
자는 이런 문제들을 짚으며 생산적인 논쟁이 가능해지려면 단어들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각 단어들의 기원을 설명하고, 역사적 맥락과 폭넓은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안정적이고 자유롭고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이들이 책에서 제시하는 ‘테크노소셜리즘’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정책과 기술을 함께 활용해 공동체의 집단적인 기본적 필요를 보장하고, 폭넓은 사회통합과 불확실성·가변성을 낮춰가는 일이다. ▲높은 수준의 자동화가 ‘큰 정부’를 효율적으로 만들고 ▲기후문제, 팬데믹, 불평등 확대의 영향으로 세계 통치구조가 점차 집단적 권리와 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가치체계의 변화로 고전적인 자본주의에서 보다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대안으로 바뀌는 것이다.
[김병수·문수인·김유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4호 (2022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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