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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칼럼] 퇴행적 리더와 미래적 리더
입력 : 2022.07.25 13: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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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인데, 윤 정권은 가장 중요한 인선에서 스텝이 꼬였다. 참신한 인물을 발탁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 중 이미 여러 명이 낙마해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힘찬 출발을 해도 힘겨울 판에 시작부터 헛바퀴가 돌고 있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윤 대통령은 인사실패로 논란을 빚고 있는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며 두둔하고 나섰다.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로 악명이 높았던 전 정권에 비할 바가 아니란 얘기를 하고 싶었겠으나, 실패한 전례와 비교해서 나은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문 정권에서 심화한 진영논리, 내로남불, 제 식구 감싸기가 분화해 세대갈등, 남녀갈등으로 파편화, 분절화하고 있는 현실에 윤 정권도 참전해 이전투구하는 모습으로만 보일 뿐이다. 전 정권의 구태를 답습해 편 가르기하는 것은 최악의 상황을 야기하는 것이다. 문 정권이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인데,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
윤 대통령 당선 당시 외신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비호감이었다. 마초적이라거나, 정치경력이 전무하다는 것 등이 그 이유였다. 그런데 정치경력이 전무한 초보 대통령인 것은 오히려 윤 대통령이 하기에 따라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간의 구태정치를 답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 챙겨줘야 할 정치세력이 없으니 오히려 소신껏 뜻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상상, 정치 기반 없는 대통령의 ‘반란’을 꿈꾼 것일지도 모른다.
현재로선 이 같은 기대는 부질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직 100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개선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지금, 여야 가르지 말고 인재를 등용해 복합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를 살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가 현실을 진영논리로 갈라놨지만, 갈라진 현실을 아우르는 것 역시 정치다. 과거에 매여 전 정권과 싸우느라 현재와 미래를 놓치지 말기를. 윤 대통령이 역사에 퇴행적 리더로 남을 것인지, 미래적 리더로 남을지는 거기에 달렸다.
[김주영 월간국장 매경LUXMEN 편집인]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3호 (2022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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