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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상위 1% 부자 40명은 어떻게 부를 축적했나
입력 : 2022.04.26 16: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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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용기, 질문, 회복 탄력성, 단순, 정보력, 습관, 수집이라는 8가지 투자 법칙을 알려주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대가들의 삶에서 보이는 공통점들이다. 예를 들면 대가들은 경지에 오른 게임 플레이어다. 템플턴 경은 대공황기에 포커 게임으로 대학 등록금을 벌었다. 버핏과 멍거는 카드 게임 브리지를 자주 한다. 학교와 군대에서 포커 게임을 한 피터 린치는 “포커 치는 법이나 브리지를 하는 것처럼 확률 놀이를 배우는 것이 온갖 투자 관련서를 섭렵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소프는 헤지펀드 매니저가 되기 전 블랙잭 게임으로 카지노에서 불후의 명성을 얻었다. 소프가 3시간에 걸쳐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카지노 게임 참가자가 딜러보다 우세를 점하는 것이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통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카드 카운팅 전략을 고안한 그는 카드 덱에 나오지 않는 카드의 숫자가 높을 때의 확률 변화를 계산해 우위를 점했다. 덱이 에이스로 가득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나의 승산이 높다면 베팅액을 늘렸고, 소프는 블랙잭을 수학 게임으로 바꿔버렸다.
이들 대가들이 제시한 모든 개념은 하나의 키워드로 모인다. 즉 ‘결정적인 기회를 기다리며 성공 확률을 높여라’라는 것이다. 버핏은 “매번 방망이를 휘두르지 말고 자신에게 알맞은 공이 들어올 때를 기다려라”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일반인들은 이들 거장들의 성공법을 머릿속으로는 이해해도 실제 시도는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끊임없이 나아가게 하는 현명한 습관을 만들기만 한다면 된다고 강조한다.
조지 마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더글러스 맥아더, 매튜 리지웨이, 맥스웰 테일러, 윌리엄 드퓨이 등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는 소말리아, 아이티, 한국,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취재활동을 했으며, 이라크전의 종군기자이기도 했다. 그는 장군의 리더십과 인사 정책에 초점을 맞춰 승장의 자질과 성과를 보여준다.
특히 조지 마셜은 역동적이고 무자비한 인사관리 체계를 주관한 인물로, 현대 미군의 초석을 놓았다. 저자는 이때 미군이 처음으로 세계 최고의 군사력으로 발전했으며, 현재까지 이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베트남 전쟁의 맥스웰 테일러와 윌리엄 웨스트모어랜드 같은 패장의 사례를 들며 지금의 미 육군이 왜 평범해지고 있는지, 어떤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지 전한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운전하는 인간’이 간과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핸들을 돌리고 브레이크를 밟으며 원하는 속도로 달리는 운전을 ‘풍성하고 다채로운 실천’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자율적인 이동과 즐거움의 관계를 생각해보며, 도로에서 겪었던 일화와 모험의 우발성을 떠올린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방향을 읽고 환경을 탐험함으로써 세상에 대한 인지지도를 발달시킨다.
<블레이드 러너> <월-E> 등 디스토피아 영화 속 자율주행차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도 엿볼 수 있다. 운전자가 탑승객이 되어 수동적으로 실려 가는 모습은 관리 대상인 신민처럼 보인다고 한다. 이런 사회는 더 효율적으로 유연하게 통치될 것이라며, 인간의 주권에 대한 경각심을 준다. ‘마음대로 돌아다니기’는 가장 기본적인 자유로, 이를 발휘하는 운전은 보존할 가치가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플라톤부터 애덤 스미스, 조지프 슘페터, 카를 마르크스, 밀턴 프리드먼 등 꼭 알아야 할 경제학자들의 명문장과 함께, 옆 페이지에는 필사가 가능하도록 여백을 두었다. 독자들은 문장을 따라 적으면서 이들이 어떤 표현을 쓰는지 눈여겨보고 내용을 곱씹어볼 수 있다. 영어 원문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경제학자들의 철학과 이론의 틀을 간략하게 덧붙였다.
[김병수·김유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0호 (2022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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