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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
입력 : 2022.01.26 17: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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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 이언 골딘 교수와 안보전문가이자 정치학자인 로버트 머가가 공동으로 집필한 <앞으로 100년>은 100여 장의 지도를 통해 현재의 세계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앞으로 펼쳐질 세계를 예상한 책이다. 저자들은 세계화, 불평등, 신기술 등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인 앵글로 분석해 내놓는다. 그 미래는 희망과 절망이 절반쯤 뒤섞여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해 지구를 뒤덮고 있는 현재의 풍경은 암울하다. 바이러스는 사람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까지 감염시켰다. 지난 40년간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구축된 공급망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코로나 발생 수개월 만에 미국 기업 공급망 중 75%는 훼손됐다. 미국뿐 아니다. 우리나라, 중국, 유럽국가 기업들이 공급 차질 탓에 생산력이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기세가 심상찮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던 중국이 멈춰 섰고, 제조업의 또 다른 축인 동남아시아 공장들이 코로나로 문을 닫으면서다.
이 같은 위기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 세계화가 급격히 전개되면서 선진국의 생산 시설이 중국이나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밀집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억만장자 2150명이 세계 인구의 60%보다 더 많은 부를 소유하게 됐다. 그중에서도 고작 42명이 지구의 극빈층 37억 명보다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한다. 수명, 식량 접근권과 범죄 노출률 등 여러 영역에서도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책은 이 밖에도 기후 위기, 도시화, 기술, 폭력, 인구, 식량, 교육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지도를 제시하며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짚는다.
물론 비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삶의 질은 전폭적으로 개선됐다. 평균 기대수명은 지난 50년간 20년이나 증가했다. 과거 이만큼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데에는 석기시대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시간이 필요했다.
저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인류는 극단적 불평등과 감염병 발생부터 정치적 극단주의, 프라이버시를 위협하는 감시, 격렬한 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협에 처해 있다”며 “각각의 위험은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그 때문에 어렵더라도 이 모든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대 샤머니즘부터 예언, 해몽, 심령술, 점성술, 트렌드 분석, 모델링, 전쟁 게임 등의 방법들은 인간들의 사고와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 방법들은 고안하고 활용한 사회가 반영되어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했는데, 서로에게서 파생되고 여러 문화를 오가기도 했다. 저자는 이를 역사적 접근법에 따라 추적해보며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고, 예측이 왜 어려울 수밖에 없는지,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면 세계는 어떻게 변할지도 생각해본다.
저자는 모든 투자 전략에는 강점과 약점이 있으므로,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각각 어떤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략에 담긴 용어들의 의미를 어렵지 않게 설명해주면서, 투자 전략을 권유받을 때 왜 그럴듯하게 들리는지, 투자 전략들이 실패한 다양한 사례와 함께 공유한다. 각 전략을 따른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검증하고, 문제점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 방법도 모색해본다. 어떤 투자 방법이든 질문을 던져가면서 이해하는 노력을 통해 올바른 판단 기준, 나에게 맞는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주는 책이다.
그가 이전 저서에서 소개한 ‘골드인생 1.0’이 80세 시대에 맞춰졌다면, ‘골드인생 2.0’은 이를 보완한 개념이다. 특히 100세 시대에는 80대까지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세 번 은퇴하기’를 제안한다. 근로소득에서 탈피해 사업소득과 자산소득을 올리고, 비재무적인 사회가치소득도 올리라고 권한다. 또 가치 있는 삶의 측면에서, 가족·직장·지역·국가·글로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개인의 사회책임을 실천하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인적관리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이런 속인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며, 인사관리 방법을 바꾸지 않고서는 조직이 개선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제는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에 의한 자발적인 선도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직무주의를 현장에 도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들을 다루고, 직무주의가 뿌리 내릴 수 있게끔 하는 데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논의한다.
[김병수·김유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7호 (2022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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