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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9인 저서
입력 : 2021.12.01 14: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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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승 교수(산업조직)는 ‘자유로운 수익 추구 보장’을 기업 정책의 첫걸음으로 본다. 책에서 이 교수의 관심은 스타트업의 차등 의결권이다. 스타트업 상장 시 창업자 지분은 희석될 여지가 높다. 이는 적대적 인수·합병(M&A)에 기업을 노출시켜 벤처 생태계를 해친다. 이 교수는 ‘1주 1의결권’의 주주 평등이 총수 일가에 적용되지 않음을 기억하면서 공정한 이익의 균형을 고민한다.
주병기 교수(미시경제·공공재정)는 혁신의 싹을 잘라버리는 불평등에 주목한다. 주 교수는 경제의 핵심 자원이 ‘사람’이므로, 공정한 분배 역시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소수가 국가 공동체의 성과를 독점하고 있으니 나눌 수 있는 몫이 줄어들었다. 계층 사다리로 여겨졌던 교육이 계층 유지 수단으로 변질됐음을 분석하면서 대안으로서의 교육을 말한다. 김소영 교수(거시경제)는 혁신 친화적인 제도로의 전환에 집중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한국형 뉴딜정책을 겨냥한다. 정부 주도의 물량 공세를 통한 저성장 구조 탈피는 불가능하며, 경제 환경과 시장 조성과 관련된 정책 방향의 제시가 결여돼 있다고 본다. “독이 되어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정책”이라는 칼날 같은 진단은 매섭다.
이정민 교수(노동·응용미시경제학)는 전체의 30%에 달하는 플랫폼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불평등과 근로장려세제를, 이철희 교수(거시경제)는 경직적 교육 시스템이 배태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향후 방안을, 박지형 교수(국제무역)는 세계 자원의 효과적인 활용을 통한 가치 중심의 통상정책을 함께 고민한다.
1부에서는 다크 데이터의 15가지 유형과 이를 간과할 때의 결과, 어떻게 다크 데이터를 감지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전략을 다룬다. 2부에서는 다크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 또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을 역으로 이용하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이들은 방대한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아마존 등 최강 기업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재창조하고 산업의 경계를 초월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했는지 그 비결을 밝힌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탐색하는 ‘탐험’과 기존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활용’ 두 가지를 조화시켜 효과적으로 관리할 ‘포트폴리오 맵’의 구축 방법을 알려주어 실제 기업의 리더들이 적용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생물학적 공식을 ‘몰입(흐름)’이라고 요약한다. 이는 ‘가장 좋은 상태라고 느끼는 동시에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의식 상태’로, 몰입의 순간에는 창의력이 600%까지 늘면서 고통과 피로에 대한 감각마저 사라진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몰입이 깨졌을 때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몰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기술(동기부여·학습·창의성) 훈련도 필요하다. 책에서는 이런 기술들이 뇌와 신체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 살피고, 한계를 깨부술 수 있는 저자만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각각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경영 혁신 및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해당 분야에서 한국 최고로 꼽히는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디지털 플랫폼 모델’이 초연결 환경, 개인들의 창의성, 고객의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하며, ‘데이터, 디지털, 플랫폼, 고객, 속도’ 5가지 키워드를 통해 고객과 창조적인 혁신을 함께 이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야놀자, 센드버드, 플록스 등 한국형 플랫폼 기업을 분석하고, 기업의 대표들을 인터뷰해 플랫폼 비즈니스의 시작과 경쟁력, 방향성을 담았다. 스타트업은 물론 전통 기업 또한 현장에 도입 가능한 핵심 전략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병수·김유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5호 (202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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