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Test-Drive] 폭스바겐 신형 아테온 | 디자인·실용성, 뭐 하나 빠지진 않는데…
입력 : 2022.06.09 16:57:43
아테온은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다시 말해 브랜드의 모든 기술력이 총동원된 가장 좋은 세단인 셈이다. 올 1월 국내에 출시된 신형 아테온은 폭스바겐 측의 말을 빌면 “폭스바겐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세단 아테온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실제로 첫인상이 확 달라졌다. 어딘지 모르게 기품 있고 세련됐다. 조금 더 오버하면 뭔가 럭셔리한 기운도 감돈다. 그런데 가격은 5000만원대(2.0 TDI 프레스티지 5490만8000원)다. 여타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세련된 중형세단이다.(폭스바겐 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가 진행한 5월 신형 아테온 잔가보장형 할부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4800만원대에 구입할 수도 있었다.)
과연 이 아름답고 실용적인 세단이 지닌 장점은 무엇일까.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에 올라 서울 도심에서 영종도 마시안 해변까지 왕복 150여㎞를 시승했다. 디젤 차량인지 모를 만큼 부드럽고 조용했다.
▶Exterior & Interior
정교한 디자인, 단정해진 로고와 레터링
전면부 디자인의 변화는 부분변경된 신형 아테온의 가장 큰 축이다. LED 헤드라이트와 하단의 크롬바, 휠 아치를 감싸는 보닛이 길고 넓게 뻗어 정교하게 디자인됐다. 새롭게 적용된 라디에이터 그릴 라이팅도 볼거리. 해가 진 후 전면부 하단 그릴 전체에 불이 들어오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달라진 로고와 좀 더 단정해진 아테온 레터링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어쩌면 디자인의 중요성은 이런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전면부와 후면부에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다이내믹 코너링 라이트 기능이 포함된 LED 헤드라이트와 다이내믹 턴 시그널 기능이 탑재된 LED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어두운 골목길이나 주차장에서 빛을 발한다. 차량이 진행되는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헤드라이트가 좀 더 넓은 면적을 비춰준다면, 깜빡이는 대신 줄을 긋듯 드러나는 리어 램프는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신형 아테온에는 3가지 색상(킹피셔 블루 메탈릭, 문스톤 그레이, 킹스 레드 메탈릭)이 더해져 총 7가지 색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Power Train & Function
조용한 실내, 디젤 모델의 선입견은 글쎄…
실내는 이전에 비해 대시보드와 중앙콘솔, 도어 트림 윗부분이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됐다. 이전 모델을 기억한다면 전혀 다른 모델이라고 해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달라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비상등 버튼. 중앙의 아날로그시계 대신 날렵한 비상등 버튼이 있는 듯 없는 듯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있다가 없으면 뭔가 허전한 법인데 오히려 깔끔해졌다.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멀티 펑션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도 달라졌다. 스티어링 휠을 통해 인포테인먼트, 운전자 보조 시스템, 내비게이션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알루미늄으로 마무리된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상단은 인테리어에 세련미를 더했다. 전 트림에 기본 탑재된 3존 클리마트로닉 자동 에어컨은 실내온도, 열선시트, 윈드실드, 성에 제거 기능을 갖추고 있다. 별다른 설정 없이 터치 한 번이면 사용이 가능하다.
폭스바겐 본사에서 자체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하는 ‘무선 앱 커넥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도 없어선 안 될 부분. 앞좌석에 2개, 뒷좌석에 1개를 지원하는 USB C-타입 포트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뒷좌석에 한두 개 더 있었으면….
차세대 EA288 evo 2.0 TDI 엔진을 탑재한 파워트레인은 이 차가 디젤 차량인가 싶을 만큼 부드럽게 작동한다. 실내소음도 제대로 잡았다. 최대출력 200마력, 제로백 7.9초의 성능을 갖췄는데 실제로 고속도로 주행 시 낮은 무게중심에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묵직하게 반응하는 차체가 인상적이었다. 공인 연비는 15.5㎞/ℓ(복합, 13.7㎞/ℓ(도심), 18.5㎞/ℓ(고속)). 도심에서 영종도까지 운행한 후 연비를 살펴보니 15.8㎞/ℓ가 나왔다.
수많은 장점에 비해 디젤 차량이란 태생적 한계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극복할지 아니면 친환경차 트림으로 건너뛸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지만 디젤 연료의 가격적인 장점이 희미해진 현재, 난제가 될 확률이 좀 더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