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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기업’ 트라피구라 CEO “제련소 없으면 게르마늄·갈륨 얻지 못해”
입력 : 2025.10.22 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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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홀텀 CEO, 영국 런던금속거래소 세미나서 제련 인프라 강화 필요성 강조
“원광은 다양한 곳에서 구할 수 있지만 제련 역량 없다면 특정국 통제 놓이게 돼”
“희소금속 생산, 기초금속 제련 의존…제련소 없으면 안티모니·게르마늄·갈륨 얻지 못해”
“최근 미국도 제련 인프라 확대 관심…미국 내 기초 아연 제련소 단 한 곳”리처드 홀텀 트라피구라 CEO <사진 연합뉴스> 세계 최대 원자재 트레이딩 전문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의 리처드 홀텀 최고경영자(CEO)가 “국가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채굴이 아니라 제련”이라고 강조했다.
원자재 시장분석기관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지난 13일 매튜 챔벌레인 LME CEO가 “금속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청중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으냐”고 질문하자 홀텀 CEO는 “채굴은 핵심이 아니다”며 “정련과 제련이 핵심”이라고 답했다. 홀텀 CEO는 최근 열린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금속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며 서방 국가들이 광물 채굴보다 제련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ME 세미나에서 홀텀 CEO는 “채굴은 세계 어디서든 이뤄질 수 있지만 제련·정련 역량은 특정 국가에 대한 전략적 의존을 낳는다”며 “원광은 다양한 곳에서 구할 수 있지만 제련 역량이 없다면 그 역량을 가진 나라의 통제에 놓이게 되고, 제련 능력을 보유한 국가가 스위치를 켜거나 끌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홀텀 CEO는 “희소금속 생산은 전통적인 기초금속 제련 인프라에 의존한다”며 “연(납) 제련소가 없으면 안티모니를 얻을 수 없고, 아연 제련소가 없으면 게르마늄과 갈륨을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국이 보유한 다양한 제련 인프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세미나를 통해 홀텀 CEO은 정부 역할을 강조하며 호주의 안티모니 생산 재추진 사례를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30년 된 안티모니 활자 인쇄 블록을 들어 보이며 “호주 정부의 지원 덕분에 호주 내에서 안티모니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호주 태즈메이니아(Tasmania)에서 니어스타(Nyrstar)가 추진 중인 파일럿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것으로 홀텀 CEO는 “상업생산 확대는 2026년 1분기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홀텀 CEO는 호주를 “서방 국가 중 제련 인프라 지원에 가장 앞서 있는 나라”라고 평가하며 “특정 핵심광물의 수출통제 조치 이후 최근 미국도 제련 인프라 확대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는 기초 아연 제련소가 단 한 곳만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패스트마켓 보도에 따르면 홀텀 CEO의 발언은 호주 정부가 글렌코어(Glencore)의 마운트 아이자(Mount Isa) 동 제련소와 타운스빌(Townsville) 정련소에 대해 6억 호주달러(미화 약 3억9,500만 달러)를 지원하는 금융 패키지 지원책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홀텀 CEO의 발언은 즉각 업계의 관심을 촉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라피구라 출신 원자재 컨설턴트 새뮤얼 바시 컨설턴트는 링크드인을 통해 “흥미로운 메시지”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