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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시스템리서치 포럼] 해양쓰레기 문제...딥러닝·AI·AUV·인공위성으로 푼다
입력 : 2025.09.29 09: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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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정정열 박사, 신속하고 정확한 해양쓰레기 모니터링·모델링 기법 제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정정열 박사가 최근 지오시스템리서치에서 해양쓰레기 모니터링 및 모델링 기법의 발전에 대해 프리젠테이션하고 있다. <사진=지오시스템리서치> 해양쓰레기가 환경파괴와 민생침해로 이어지면서 범정부 차원의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의 기본이 되는 해양쓰레기 모니터링 및 모델링에서 굵직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어 관심이다.
최근 지오시스템리서치 포럼에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소장 홍기용) 정정열 해사안전·환경연구센터 센터장은 “△딥러닝,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UAV(드론), △인공위성 등을 활용해 기존 방법보다 훨씬 정밀하고 신속하게 해양쓰레기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지오시스템리서치는 해양R&D 분야 전문가들을 초빙해 정기적으로 포럼을 열고 있는데, 이날은 방기영 박사 주재로 최근 핫이슈로 부상한 해양쓰레기 모니터링 및 모델링‘에 대한 주제 발표와 토론을 벌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헬기를 타고 바닷가를 날아본 일이 있다. 한여름인데 우리나라 해안에 눈이 왔더라. 스티로폼이다. 해안가에 스티로폼 말고도 안 보이는 쓰레기도 엄청나게 많다. 어떻게 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해양쓰레기는 연간 약 14.5만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수산업 피해만 해도 연간 약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관광산업에 미치는 악영향, 오염된 수산물에 의한 국민건강 피해 등 무형의 피해는 추정조차 어려울 정도다.
기존 해양쓰레기 모니터링의 한계 극복지난 9월 16일 해양보호구역인 전남 신안군 임자면 해안에 해양쓰레기가 쌓여 있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은 지난 4월부터 이어온 해양보호구역 전수조사 과정에서 육·해상을 통해 유입·축적되는 해양쓰레기가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해양쓰레기 모니터링을 실시해 왔다. 2018년부터는 40개 정점을 대상으로 했고, 2021년부터는 60개 정점으로 확대했다.
문제는 해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해변의 일부분(20m)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전체 해변의 쓰레기를 대표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이지만 한계 또한 명확한 셈이다.
KRISO 정정열 센터장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체 해변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KRISO가 자체 개발한 AI모델로 분석한 결과,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즉, 기존 방식은 실제와 비교해 최대 47%의 오차가 발생했지만, 새로 개발한 AI모델을 활용하면 오차가 4%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저명 학술지인 Marine Pollution Bulletin(2021년 7월호)에 게재됐다.
KRISO 정정열 센터장이 두 번째로 제시한 방법은 UAV(Unmanned Aerial Vehicle, 드론)와 AI모델을 이용한 방법이다.
드론을 이용해 해양쓰레기 국가조사 정점 가운데 하나인 충남 보령 석대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석대도 전체를 대상으로 해양쓰레기를 비교적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즉 딥러닝을 활용한 AI모델을 동원해 석대도 전역에서 찍은 사진을 분석한 결과값이 실제 수작업으로 확인한 해양쓰레기와 거의 유사하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
KRISO 정정열 센터장은 “드론으로 확보한 석대도 해안사진을 자체 개발한 AI모델에 적용했을 때 실제 현장과 유사한 결과값을 얻을 수 있었다”며 “이 기법을 통해 광범위한 영역을 보다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결과 또한 SCI급 국제학술지인 Sustainability(2022년 7월호)에 게재됐다.
인공위성 영상 활용드론영상과 AI모델로 도출한 석대도의 해양쓰레기 분포 현황(2021년 5월 6일 현재). 왼쪽 사진은 드론으로 현장을 촬영한 결과를 모델화한 그림, 오른쪽은 해양 쓰레기의 분포를 히트맵으로 표현한 사진. 빨간 지점은 해양 쓰레기 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당국이 시급히 나서야 하는 곳을 가리킨다. <사진=KRISO> 인공위성으로 찍은 이미지를 통해 신속하게 해양쓰레기의 양과 분포를 파악할 수 있는 기법도 개발됐다.
낙동강 하구를 대상으로 지난 2020년 9월 4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이미지 프로세싱한 결과 목측에 의한 추정치(~2178㎥) 대비 인공위성 사진을 통한 추정치(1860㎥)가 거의 유사하게 나왔다.
광범위한 해역을 대상으로 재난시 해양쓰레기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태풍 또는 장마 때 바다로 밀려들어오는 육상 기원 쓰레기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 방법은 드론으로 광범위한 영역을 촬영, 정정열 박사팀 연구에서 개발한 모델로 신속하게 해양쓰레기의 양을 도출할 수 있다.
KRISO 정정열 센터장은 “댐에 갇혀 있던 초목의 가지나 뿌리는 평소에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한꺼번에 바다로 몰릴 경우 양식장을 덮치고 경관을 해치는 해양쓰레기로 돌변한다”며 “육상 쓰레기가 바다까지 이동하는 과정을 추가한다면, 인공위성과 드론 영상(이미지)을 최근 개발된 모델로 분석해 효과적인 피해 저감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