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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미국사업진출 & 기업용 비자 전략] “美 거점 선택 시 재산세 여부 꼭 챙기세요”
입력 : 2025.04.02 16: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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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州)로 가면 세제 인센티브 등에서 더 유리한 점이 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에 비자 발급은 문제가 없을까요?”
지난 3월 13일 주한미국주정부대표부협회(ASOK), 삼일PwC, 빌드블록, 국민은행, 국민이주 주최로 매일경제 본사에서 진행된 ‘트럼프2기 미국사업 진출 및 기업용 비자 전략 세미나’는 미국 진출을 모색하는 우리 기업들의 목마름을 풀어주는 자리였다.
현재 세계는 트럼프 정부 2기의 무자비한 관세 정책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우리 기업들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 현실. 어떻게 해서든지 돌파구를 만들어내려 고민하지만 미국 현지 진출만큼 트럼프 2기 시대를 헤쳐나가는 데 적절한 전략은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관세를 피하고 싶으면 미국 현지에서 생산 공장을 가동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현지 진출은 그리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대미 투자에서 엿볼 수 있듯이 대기업에게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하물며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의 미국 현지 진출은 더 험난한 과정일 수도 있다.
이날 세미나는 개최 전부터 미국 현지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의 관심을 모아왔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는 듯 이날 세미나에는 100여 곳 이상의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할 만큼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세미나 주최 측도 기업들이 궁금하는 사안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속시원한 답을 제시해 호응을 이끌어냈다.
신희정 주한미국주정부대표부협회 회장은 “미국은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자 혁신 기술 산업의 허브”라면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인 이곳에서 공장을 설립하거나 법인을 설립하는 문제를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볼 수만은 없는 시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관세로 세계를 위협하는 트럼프 정부하에서 미국을 진출하는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신 회장은 이날 “미국 진출 고려 시 어떤 지역을 선택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마다 세금 체계가 달라, 기업 이익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의 가장 큰 관심 사안도 이 대목이었다. 미국 진출을 원하는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솔직히 가장 고민되었던 부분이 미국의 어디에 법인을 설립해야 되는지였는데, 행사 초기부터 이 부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어 꽤 흥미로웠다”고 했다. 신 회장은 “미국 내 여러 세금 중 재산세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생각보다 재산세가 강하기 때문에 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고, 법인 소재지를 선택할 때 필수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라고 밝혔다.
세금과 관련해 이날 행사에 강사로 나선 서지민 미국 회계사는 “트럼프의 감세 정책이 강화되면 주 정부들도 세금 감면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하면서 “네바다, 와이오밍, 플로리다 등 법인세가 낮거나 없는 주에서 법인을 설립하면 추가 절세도 가능하다”는 팁을 전했다.
물론 미국 진출 전략에 있어 여러 인센티브 등 유리한 점들을 먼저 챙겨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관련 사안을 살피는 것도 꽤 신경을 써야 하는 사안이다. 미국 진출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지만 법인을 직접 설립하거나 공장이라도 세우게 된다면 인허가 등 관련 절차는 꽤 복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필동 매경미디어센터에서 <트럼프 2기 미국 사업진출 및 기업용 비자 전략 세미나>가 성황리에 열렸다. <사진 류준희 기자>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불법 체류자 단속에 나선 것은 간단치 않은 문제다. 미국 건설 현장 인력의 상당수가 불법체류자들인데, 이들이 단속에 걸려 추방되면 이는 건설 노동자 부족 문제로 이어진다. 이는 현지 진출 시 각종 비용 상승이라는 청구서로 돌아 올 수 있다.
실제 미국 현지에서 부동산 컨설팅 및 건축 사업을 하는 빌드블록의 이지훈 부대표는 “실제 이 점 때문에 건설현장에서 노동력이 굉징히 부족할 수 있고, 공사비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무실 인테리어만을 한다고 해도 비용이 한국 대비 3배 정도 높은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비용 상승 압박이 더 커진 측면은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집권 시기에 미국 진출을 고려한다면 이런 점들까지 고려해 시간과 비용을 여유있게 잡는 편이 좋다”면서 “급하게 미국 진출을 진행한다면 예기치 않은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고 덧붙다.
정민호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는 미국 진출 후 발생할 리스크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정 회계사는 “미국 수출 관련 생산지 전략에서 관세가 주요 이슈가 됨에 따라 이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그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미국의 보편관세로 인해 미국 법인의 이익률을 감소시켜 미국에서의 이전가격 리스크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로 인해 이중과세 발생, 가산세 증가, 세수 확보에 대한 과세당국간 이해충돌로 분쟁해소의 어려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전가격은 관련기업 사이에 원재료·제품 및 용역을 공급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가격을 말한다.
국민이주의 홍창환 미국 변호사는 현재 미국 진출의 가장 걸림돌일 수도 있는 비자와 관련된 현안들을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주재원 등 미국 현지에 투자한 회사가 보장한 인원들에 대한 비자에 대해서도 미 당국에서 꼬투리를 잡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기업들이 최근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홍 변호사는 “비자는 미국 사업을 진행하는 데 일반적으로 생각한 것보다 더 상당한 복병이 될 수 있다”면서 자신이 기업 법무팀장으로 재직할 당시 겪었던 상황을 소개했다.
그는 “주재원으로 미국 발령을 받은 후 비자 발급을 진행할때였는데, 미 당국에서 변호사로서 미 현지법인에서 하는 일이 다소 불명확하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한 적이 있다”면서 “결국 비자를 받긴 했지만 문제를 푸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비자 발급에서 중요한 것은 받고자 하는 비자에 대한 레퍼런스를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무리 비자 문턱을 높이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한다고 할지라도 미국 경제가 외국 기업과 글로벌 인재 없이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은 명확하다”면서 “현재 깐깐한 비자 발급 허들을 넘기만 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총 6개 섹션으로 구성돼 진행됐으며, 각 세션을 맡은 전문가들은 부지 선정부터 인력 확보, 세제 혜택 및 정부 인센티브, 외환 송금까지 미국 투자 전 과정에 걸친 정보들을 제공했다. 한 참석자는 “미국 투자 관련 챙겨야 될 사안들을 일일이 알아봐야 하는데 한 번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니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문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