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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온라인 패션몰, 이베이 코리아·무신사 패션매출 1000억 넘어… LF·삼성물산 등 대기업도 온라인 키우기 ‘올인’
입력 : 2019.10.02 16: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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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패션 편집몰 무신사는 ‘무신사 쇼케이스’를 통해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액티브2’를 국내 최초로 공개, 9월 5일부터 6일간 한정 판매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갤럭시 워치 액티브2’를 무신사를 통해 처음 공개하는 건 지난여름 두 회사가 경험한 성공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7월 스마트폰 ‘갤럭시 M20’을 국내 최초 무신사에서 단독 판매해 5일 만에 1000대 완판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무신사가 휴대폰을 판매한 것은 처음이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인기 브랜드 비바스튜디오·키르시·크리틱 등과 협업한 일부 상품은 이틀 만에 소진됐다.
무신사는 옷·신발로 젊은 층에 어필한 플랫폼이지만 이젠 옷만 파는 곳이 아니다. 패션 편집몰로 밀레니얼 및 Z세대에게 영향력을 키워 온 무신사는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기업도 자사의 제품을 먼저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기기, 화장품, 반려동물 용품 등 판매 제품도 전방위로 확장하고 있다.
패션 시장이 매장 및 브랜드 출시까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게추가 옮겨가면서 온라인 패션몰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2009년 패션 판매 플랫폼을 론칭한 이래, 현재 신진 브랜드부터 글로벌 브랜드까지 입점 브랜드만 해도 3500개가 넘는다. 무신사는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백화점을 뛰어넘는 온라인 최대 패션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선언을 하곤 했다.
W컨셉 자제체작 브랜드 프론트로우 2019 가을 화보
전년 동기 대비 50%, 15% 증가
매출 1000억원 이상 규모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흑자 낸 곳은 이베이코리아와 무신사뿐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무신사의 가파른 성장세가 확연하다. 무신사는 지난해 거래액 4500억원, 영업이익 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15% 증가했다.
매출액은 1081억원으로 같은 기간 60% 늘어났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 규모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흑자를 낸 곳은 이베이코리아와 무신사뿐이다. 여기에 무신사는 자체 패션 PB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성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자사 PB브랜드 육성은 마치 백화점 및 대형마트의 행보와도 유사하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170억원의 매출을 올린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인지도 및 성장성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획 단계부터 생산까지 철저한 사전 계획과 브랜딩 전략을 펼쳐 입소문을 탔으며 SPA브랜드와의 경쟁에도 대응 가능한 역량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패션 대기업이 운영하는 온라인 패션몰도 성장세가 빠르다.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LF몰이다.
LF몰은 헤지스, 질스튜어트, TNGT 등 LF 계열의 패션 브랜드는 물론, 프라다, 구찌, 생로랑 등과 같은 외부 패션 브랜드, 그리고 불리 1803, 그린랜드 등 뷰티 브랜드와 조셉조셉, 레프 암스테르담 등 리빙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패션·뷰티·리빙을 비롯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영역에 걸쳐 수천여 개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전문몰이다.
갤럭시워치 액티브2 사전 한정 판매
이상 성장 중… 온라인 매출 비중도 전체 매출 중 30%로
패션업체 가운데 최고 수준
LF는 2000년 ‘패션엘지닷컴’으로 처음 온라인몰을 개설한 뒤 2010년 LG패션샵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온라인몰 육성을 시작했으며, 2014년 LF몰로 리뉴얼하여 모바일앱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패션 제조기업으로서 유통 노하우가 전무했던 2010년 당시 LF에게 있어 LG패션샵(LF몰의 전신)은 LF 브랜드의 제품을 단순히 나열해 판매하는 자사몰에 지나지 않았다. LF는 2010년 LG패션샵 론칭 이후 2~3년간 대부분의 입점 브랜드를 자사 브랜드로 운용하며 닥스, 헤지스 등 자사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를 활용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이후 일정 수준의 회원 수를 확보한 LF는 2014년 사명 변경과 함께 LF몰로 온라인몰 간판을 바꿔 달고 나이키, 프라다, 아디다스 등 외부 패션 브랜드의 입점을 본격적으로 유치, 종합 패션몰로서 체질을 변화시켜 나갔다. 동시에, LF몰은 2013년 베타 테스트를 거친 후 2014년 사명 변경과 함께 모바일앱을 정식 론칭해 당시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모바일 쇼핑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와 함께 LF는 30~40대 고소득 여성고객이 주류를 이루는 LF몰의 특성을 감안해, 2016년부터는 불리 1803, 그린랜드, 그라네파스텔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직접 확보해 LF몰을 통해 유통하는 한편 현재 에스티로더, SK2, 조 말론 등 500여 개의 외부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켜 판매하는 등 종합 패션뷰티 쇼핑몰로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0년 자사 몰의 성격으로 출발해 외부 패션 브랜드 및 뷰티 브랜드 위주로 상품군을 재편해 온 LF몰은 2018년 3월 리빙관을 오픈, 현재 영국 주방 용품 브랜드 ‘조셉조셉(Joseph Joseph)’을 비롯한 1600여 개 브랜드의 주방용품, 소가구, 건강식품 등 리빙 제품을 입점시켜 판매하고 있으며, 올 초에는 토스터기, 에어프라이어 등 소형 가전제품을 위탁 판매하는 ‘디자인가전’ 섹션을 리빙관 내에 신설하는 등 패션·뷰티를 넘어 종합 라이프스타일 전문 쇼핑몰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1~6월)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온라인·모바일에서 판매된 패션 시장 전체 규모는 17조원에 육박하며 이 가운데 의류 제품 거래액만 11조7000억원이 넘는다. 2019년 상반기(1~6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0조5682억원이며 이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6조8469억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65%가량을 차지했다.
2014년, 전 연령층을 위한 종합 온라인 패션몰을 표방하며 LG패션샵에서 간판을 바꿔 단 LF몰은 당시 이전 3년(2010~2013년) 사이 5배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규모 1조3000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던 모바일 쇼핑 시장(출처: 한국온라인쇼핑협회)을 겨냥해 모바일앱을 정식 론칭했다. LF몰은 이후 대대적인 마케팅 및 기술 플랫폼 투자가 동반된 정기적인 리뉴얼 활동을 통해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 앱스토어) 기준 500만 이상의 다운로드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8월 말 기준 패션 브랜드 쇼핑몰 중 1위다. LF몰은 2010년 이후 매출 신장률이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온라인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F 온라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 중 30%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타 브랜드 입점을 유도해 수수료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F 관계자는 “새로운 유통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백화점, 가두점, 편집숍, 온라인 등으로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각 유통채널에 맞는 브랜드 전략을 펼쳐 효율성을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최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SSF샵 성장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 2015년 9월 론칭한 SSF샵은 현재 삼성물산 패션 브랜드 30여 개와 국내외 브랜드 900여 개 이상이 입점해 있다. SSF샵은 지난 2015년 통합 온라인몰로 변신한 이후 매년 40% 이상 신장하고 있다. 또 고객 방문율도 25% 이상 높아졌다. 또 지난해 처음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 전체 매출 중 10%를 넘었다.
LF몰 동영상 콘텐츠 캡처
처음으로 10% 넘어서
SSF샵은 최근 신진 디자이너·라이프스타일·글로벌 브랜드 등을 한데 모은 ‘어나더샵(ANOTHER#)’을 바탕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SSF샵을 통해 구매하는 주요 연령이 20~30대인 것을 착안해, 드레(DeRee), 앤더슨벨(Andersson Bell), 위메농(Oui Mais Non), 콜라보토리 등 미니멀한 패션 브랜드는 물론 바이레도(BYREDO), 딸고(THALGO) 등 뷰티, 렉슨(LEXON), 밴도(BAN.DO) 등 인테리어, 앙트레(Entree) 등 푸드 등 국내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운영하며 고객 선택의 폭을 높이는 동시에 차별화된 쇼핑 경험에 주력하고 있다. 또 화장품·펫용품·가전 등 다양한 상품으로 쇼핑 폭이 확대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SSF샵은 하반기에는 푸드·라이프스타일 제품군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SSF샵은 30여 개의 삼성물산 패션 브랜드와 900개 이상(2019년 6월 기준)의 브랜드를 입점해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는 패션(스파오 등)부터 유통(NC백화점·킴스클럽 등)까지 자사 브랜드를 총집결한 이랜드몰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입점 브랜드 수는 2500개가 넘는다. 이랜드몰 2017년, 2018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0%, 150% 성장했다.
현재 이랜드몰 패션·비패션 부문 매출 비중은 각각 65%, 35%다. 이랜드 관계자는 “패션·잡화 외에도 현재 모던하우스 등 리빙 부문 매출 성장세가 좋다”며 “특히 소형·생활·미용가전 성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이 운영하는 코오롱몰도 라이프스타일을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몰은 올 6월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 여성 어패럴 디자이너 브랜드가 통합된 편집숍 ‘Jane’s’를 선보였다. 이 결과 6월, 7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3%, 445% 늘었다. 2011년 오픈한 조이코오롱을 2017년 리뉴얼한 코오롱몰은 지난해 기준 매출이 1100억원으로, 코오롱FnC 전체 매출 중 11%에 해당한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150%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 늘어났다.
SSF샵, LF몰
올 가을 美백화점 블루밍데일즈와 손잡고 팝업스토어 오픈 등
해외서 K패션 알리는 대표 주자로 활약
최근 패션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온라인 패션 편집몰은 ‘W컨셉’이다. 지난 2008년 설립된 W컨셉은 국내 신진 브랜드를 발굴해 소개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프리미엄 온라인 편집숍이다.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한 곳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퀄리티가 높은 브랜드를 엄선하다보니,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고소득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또한 패션 브랜드 ‘렉토’, ‘로우클래식’, ‘인스턴트펑크’, ‘리플레인’ 등과의 단독 컬렉션을 출시하고 자체 브랜드 ‘프로트로우’를 설립해 브랜드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W컨셉은 현재까지 약 3000여 개 이상의 국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목표 거래액은 2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디자이너와 플랫폼이 함께 성장한다는 ‘상생’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대표적으로 뷰에누보의 여성 신규 잡화 브랜드 ‘엘바테게브’는 W컨셉에 입점하면서 지난 7월에 월 매출 2억원이 넘었다. W컨셉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에만 W컨셉을 통해 억대 매출을 달성한 브랜드는 약 200여 개에 달하며, 월 1억원 이상 꾸준하게 매출을 넘기는 신진 브랜드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W컨셉은 해외로도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W컨셉은 미국 프리미엄 백화점 ‘블루밍데일즈’의 초청을 받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두 달간 팝업스토어를 연다. 이번 행사는 블루밍데일즈가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과 뷰티, IT트렌드 아이템을 소개하는 온·오프라인 팝업스토어 ‘A Window into Seoul’의 일환으로 진행한다.
해당 기업으로는 각각 W컨셉, 아모레퍼시픽, 카카오가 선정됐으며, W컨셉은 K패션을 대표하는 파트너로 다양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미국 전역에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블루밍데일즈 본점인 뉴욕 59번가를 포함해, 뉴욕 소호, 샌프란시스코, LA 센추리시티까지 총 4개의 블루밍데일즈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김의경 더블유컨셉코리아 대표는 “블루밍데일즈와의 이번 팝업스토어는 미국 패션 시장 내에 한국 패션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라며 “W컨셉의 미국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만큼 지금처럼 꾸준히 K패션의 해외진출을 적극 도우며 많은 브랜드들이 W컨셉을 발판 삼아 해외 확장에 나설 수 있도록 동반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재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9호 (2019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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