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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지주사 체제 전환한 하림-농식품 대표주자 글로벌로 눈돌린다
입력 : 2018.05.04 09: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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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 최상위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가 중간지주사인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한다. 이로써 순환출자를 해소한 바 있는 하림그룹은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지배구조 정비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지난 4월 초 하림그룹은 이 같은 단일 지주회사 체제 개편으로 농식품 분야 글로벌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4일 경영 효율성 증대와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해 사업영역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최상위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의 중간지주사 하림홀딩스 흡수합병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 합병 비율은 1 대 0.25다. 5월 14일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오는 6월 4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된다. 오는 7월 1일을 합병기일로 계산하면 신주는 같은 달 16일 상장 예정이다. 합병 후 존속회사인 제일홀딩스 상호는 하림지주로 변경된다. 하림그룹은 2011년 지주사 출범 이후 4개의 복잡한 지주사 체제를 정비해 최종적으로 1개 홀딩스 체제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게 됐다.
하림 측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 지주사 체제 전환을 7년 만에 완성하게 됐다.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해 경영효율성과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주와 고객가치를 높여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팬오션 등 계열사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경우 지주사인 하림지주에 대한 투자 수요 또한 높아질 수 있다. 하림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투명성이 부각되면 일각에서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되는 지배구조 관련 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준섭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일홀딩스가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받고 있는 제일홀딩스의 투자매력이 돋보인다. 제일홀딩스가 지난해 상장하면서 자회사 유상증자 리스크가 일단락된 데다 팬오션 등 주력 자회사의 실적 개선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팬오션 선박
축산부문의 하림과 선진, 팜스코, 제일사료는 최고의 사료 제조 및 닭고기, 돼지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 생산, 가공을 통해 축산식품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핵심 자회사 중 하나인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의 경우 지난해 17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도계 및 가공, 육가공 플랜트를 건설 중이다. 조만간 동물복지 및 환경친화적 시스템을 접목한 최신 스마트팩토리로 국산 닭고기 품질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대한민국의 3세대 닭고기 산업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팜스코 역시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한 차원 높여나가고 있다.
식품제조·판매·유통 부문은 NS홈쇼핑이 가정 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등 최신 식품소비 트렌드에 맞춘 식품 제조와 유통을 책임진다.
NS홈쇼핑 자회사 하림식품은 지난 2월 ‘공유 주방’(Sharing Kitchen) 개념의 종합식품단지인 ‘하림푸드 콤플렉스’(Harim Food Complex) 조성에 본격 착수했다. 4년여의 사전 준비단계를 거쳐 착공한 하림푸드 콤플렉스는 4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이곳은 하림그룹이 기존 축산·육류 전문기업에서 ‘종합식품업체’로 도약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하림푸드 콤플렉스는 12만709㎡(약 3만6500평) 용지에 세워지며, 식품가공공장 3개와 물류센터 등 복합시설로 구성된다. 설립 투자비용은 약 4000억원에 달한다. 완공 목표는 2019년 하반기다. 하림은 이곳에서 가정간편식(HMR)과 소스류, 천연 조미료, 즉석밥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다수의 가공식품을 생산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새로운 종합식품단지의 핵심 콘셉트는 식사의 모든 단계를 커버하겠다는 의미의 ‘공유 주방’이다. 김홍국 회장은 “하림의 공유 주방은 곡물부터 사육, 가공, 유통 등 식품 가치사슬의 전 과정을 철저히 관리해 신선한 음식만 식탁에 올리겠다는 식품철학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하림그룹은 하림푸드 콤플렉스 조성이 전북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농식품 전문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춘 자회사들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이번 단일 지주사 체제 완성으로 더욱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동북아 식품허브의 중심 기업으로 발돋움해 주주와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조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가 합병되면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경영진도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2호 (2018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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