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대란과 자동차 리스시장 성장의 공통점

    입력 : 2015.02.06 16: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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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을미년 순한 양의 해를 맞았지만 전셋값만 보면 갑오년 사나운 ‘투견’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운 모양새다. 연초부터 전셋값이 더욱 오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월 16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27% 폭등했다. 2009년 9월 둘째 주(0.33%)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서울의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데다 2008년부터 홀수해 기준으로 전세금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이는 ‘홀수해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전세대란의 핵심은 부동산시장 침체다. 가격하락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시점에 집을 구매할 유인효과가 떨어진 것이다. 시장의 침체는 안타깝지만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만 보면 시장의 흐름을 읽어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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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핏 관련 없어 보이지만 지속되는 전세대란과 닮은꼴을 보이고 있는 것은 자동차 임대시장의 성장이다. 자동차는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에게 ‘소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동차는 부동산과 다르게 시세차익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품이다. 일부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외하고는 구입해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가치가 떨어지는 소모품이라 할 수 있다. 부동산 침체시기에 전세가 각광받는 것처럼 차 역시 빌려 쓰는 편이 경제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자동차 임대 시장 매년 13% 쑥쑥 장기 렌트 VS 리스 어떤 것이 유리? 자동차 리스와 장기 렌터카를 포함한 자동차 임대시장 성장률은 2010년부터 평균 13%에 이른다. 자동차를 ‘소유’보다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를 임대하는 방식에는 크게 자동차 오토 리스와 장기 렌트카가 있다. 양쪽 모두 자동차 구입에 대한 모든 경비를 리스사 또는 렌트사가 자동차 회사에 납부한 뒤에 이용자가 매달 일정액의 임차료를 내고 자동차를 이용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같다. 매달 일정액의 할부금을 내는 할부구입과 비슷하지만 소유와 관리의 주체가 개인이냐 리스사 혹은 렌트사인지 여부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자동차 리스와 장기 렌트를 두고 두 상품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여부는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렌트카의 경우 개별소비세 등 차량 구입 시 면세혜택과 상대적으로 낮은 차량가격을 지니고 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또 번호판의 앞자리가 한정돼 있다는(허·하·호 번호판) 점이 리스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행거리가 많은 경우 LPG차량을 선택할 수 있어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 리스의 경우 차량 선택 폭이 넓은 편이고 번호판 제한이 없고 무사고 등 보험경력이 유지된다는 것도 유리한 점이다. 특히 연간 주행거리가 짧고 리스 종료 후 차량을 인수하려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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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리스 상품 등장 가격메리트는? 자동차 임대시장에서 특히 리스시장의 성장은 눈에 띈다. 리스는 그동안 법인 및 개인사업자가 주로 이용했다. 관리의 편리성과 사업자가 이용할 경우 비용처리로 인한 소득세 감면효과 때문이다. 그런데 사업자가 아닌 순수 개인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방식도 변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전체 자동차 리스 고객 중 개인의 비중은 4%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11%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캐피털사들 역시 개인 리스 상품을 내놓기 위해 분주하다.

    가장 앞선 곳은 자동차 리스 업계 선두인 현대캐피탈이다. 최근 개인전용 리스 상품을 선보이며 가격메리트를 내세워 고객유치에 나섰다.

    현대캐피탈 측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를 개인 리스 상품으로 구매할 경우 월 납입금이 일반할부 상품 대비 최대 40%가량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2802만원인 싼타페를 선수금 15%(420만원)를 내고 36개월 할부로 구매할 경우 월 할부금은 72만원가량인 반면 같은 차량을 같은 기간 리스로 이용할 경우 월 리스료 44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할부로 차량 구입 시 내야 하는 등록세, 취득세, 공채 등의 등록비용(187만원)과 3년간의 자동차세(156만원)까지 고려할 경우 총비용은 47%가량 저렴해진다.

    단, 계약 종료 후 중고차 처분도 대행하며 인수와 관련해서는 잔존가치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는 소유의 개념보다는 이용의 개념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는 고객들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저렴한 납입금, 운행 중 차량관리의 편의성, 중고차 가격하락에 대한 위험 회피 등 합리적 소비 니즈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추세에 맞게 고객들이 합리적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3호(2015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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