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 ‘백두산 백산수’…제주 삼다수 게 섰거라

    입력 : 2015.01.08 15: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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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생수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업계 1위 제주 삼다수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농심그룹(회장 신춘호)의 ‘백산수’가 올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2012년 12월 농심이 야심차게 선보인 ‘백두산 백산수(이하 백산수)’는 출시 2년이 지난 현재 생수시장에서 서서히 세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 생수시장의 터를 닦은 농심의 노하우와 최고 수준의 유통망, 그리고 청정지역인 백두산이 수원지라는 점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란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농심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생수시장 공략에 한층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건설 중인 백산수 제2공장 역시 오는 9월이면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백산수의 무서운 상승세, 2위 싸움 치열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수시장에서는 ‘2위 경쟁’이 뜨겁게 펼쳐졌다. 농심의 백산수가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강원 평창수와 아이시스8.0 등과 함께 2위 자리 쟁탈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실제 AC닐슨에 따르면 농심 백산수는 지난해 1월 3.2%의 시장점유율로 시작한 이후 점유율을 매월 높여가며 7월 4.9% 점유율로 처음 3위 자리에 올랐다. 8월에는 5%대 점유율에 진입한 넘어선 뒤 9월 5.4%의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와의 격차를 0.2% 포인트까지 좁혀 놓았다.(유통업체 PB제품 제외)

    주목할 점은 생수시장에서 백산수만이 유일하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제주 삼다수는 매월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며, 여름 성수기 시장인 8월에도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또한 강원 평창수와 아이시스 등도 오르락내리락 하는 점유율 그래프를 보여 소비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농심 백산수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 연속 점유율을 끌어올려 생수시장에서 유일하게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백산수를 강력한 생수시장 2위로 보는 이유다.

    농심 관계자는 “백산수의 지속적인 매출확대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백두산의 물맛과 각종 미네랄 성분에 대한 구매자의 좋은 평가와 입소문 덕분”이라며 “날씨가 추워지면서 생수시장이 비수기에 들어가는 시점이지만, 판촉에 더욱 공을 들여 점유율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백두산 백산수의 국내시장 확대에 나서 내년 1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계획이다.



    건강에 좋은 물, 입소문 타고 인기 쑥쑥 농심 백산수가 지난해 꾸준한 점유율 상승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건강’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 덕분이다. 피부미용과 다이어트를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 되면서 과거보다 생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졌고, 실제로 국내 생수시장은 지난해 6000억원 돌파가 예상될 만큼 성장률이 가파르다.

    농심 역시 바로 이런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수원지의 청정성과 풍부한 미네랄 함량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실제 농심 백산수는 백두산 천지물이 자연적으로 샘솟는 ‘내두천’을 수원지로 삼고 있다. 외부 오염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백두산 보호구역 내에 있는 내두천은 천연 용천(湧泉)이자 사시사철 6.5∼7도 수온이 유지되는 희귀한 저온 천연화산 암반수다.

    이와 관련 신호상 공주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3월 발표한 연구결과를 통해 백산수가 국내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생수 중 마그네슘-칼슘 농도비(Mg/Ca)와 실리카 함량에서 가장 높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농심 백두산 백산수의 미네랄 함유량은 국내외 시판 생수 중 최고 수준이고 목 넘김도 가장 깔끔하다”고 밝혔다.

    건강에 좋은 물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농심은 ‘무병장水 백산수’란 구호를 앞세우며 대형마트, 슈퍼 등에서 판촉행사를 실시했으며, 광고 또한 ‘좋은 물 먹고 오래 사세요’라는 콘셉트로 제작, 소비자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농심의 ‘백산수 = 건강한 물’ 전략은 백두산 화산 암반수라는 제품 특징과 함께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갔으며, 올해 꾸준히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농심 관계자는 “백산수 매출 확대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백두산의 물맛과 뛰어난 미네랄 성분, 구매자의 입소문이 맞아 떨어진 덕분”이라며 “재구매율이 높은 생수시장에서 이처럼 빠르게 시장 지위를 끌어올린 것은 극히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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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공장 통해 퀀텀 점프 노려 농심 역시 백산수의 성장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6월 중국 얼다오바이허지역에 백산수 제2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올해 9월 완공 예정인 제2공장은 생산 가능 물량만 100만톤으로 기존 25만톤의 생산규모를 더하면 연 125만톤의 생수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대 생수업체로 불리는 에비앙에 버금가는 규모다.

    이를 위해 농심은 지난해 농심의 영업이익 926억원의 두 배를 넘는 2000억원을 이곳에 쏟아부었다. 박준 대표는 “그동안 농심의 성장 동력이 라면과 스낵이었다면 향후 100년을 이끌 사업은 바로 생수사업”이라며 “회사 전체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종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2호(2015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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