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규 회장 취임 전부터 조직 추슬러…뿌리 깊은 KB 빠른 속도로 안정 회복

    입력 : 2014.12.12 15:19:00

  •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아니 뮐세’라는 옛말처럼 전통의 KB금융그룹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역사와 위상을 자랑하는 금융기관답게 일시적으로 닥쳤던 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월 21일 윤종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KB금융그룹은 새롭게 조직을 추스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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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회장이 주총에서 정식으로 선임되면서 KB금융그룹 임직원들의 얼굴은 생기가 돈다고 할 정도로 밝아졌다. KB금융은 이에 앞서 윤 회장이 차기 CEO로 내정됐다는 소식만으로도 안정을 찾고 상당히 개선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0월 24일 공시한 KB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1.2% 상승한 5842억원이었다. 또 당기순이익은 4597억원으로 전기보다 15.4%나 증가했다. 윤 회장은 취임 전부터 그룹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을 겸하겠다고 선언해 은행과 그룹이 단일조직으로 호흡을 맞추며 돌아가도록 한 바 있다. 단일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의 안정과 화합을 이뤄 빠른 시일 내에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KB금융그룹 내부에선 윤 회장이 전체 임직원들로부터 큰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키고 지배구조도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의 역량은 이미 2002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로 있던 그를 삼고초려까지 해서 영입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그만큼 내부 신뢰가 두텁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윤 회장은 국민은행에 합류한 뒤 재무전략기획본부장과 개인금융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며 재무와 영업, 전략에 이르기까지 은행의 핵심 실무와 정보를 파악해 은행 내부 사정에 누구보다도 밝은 편이다. 그뿐 아니라 불과 1년 전까지 KB금융지주 CFO까지 수행해 그룹의 어느 부문이 강하고 어디가 약한지도 손바닥 보듯 꿰차고 있다. 그런 실력자가 리더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KB금융그룹 내부에선 이제 위기는 어느 정도 걷힌 것으로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 윤 회장 역시 그런 기대를 의식하기 때문에 인사혁신을 KB금융그룹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미 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도 이런 뜻에서다.

    이와 관련해 윤 회장은 임직원 인사는 철저히 실적을 바탕으로 하되 청탁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누구나 공감하는 투명한 인사로 내부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오랜 그룹답게 자체 정상화 추진 KB금융그룹은 역사와 전통을 지닌 강한 금융그룹답게 일부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 외부간섭 없이도 자생적으로 정상화의 길을 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룹 사령탑인 KB금융지주는 지난 9월 지주 임원과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열고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고 조속한 조직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매달 두 차례씩 그룹 핵심임원 전체회의를 열어 계열사별로 핵심 경영지표를 확인하고 주요업무 추진 실적과 계획을 점검했다. 이와는 별도로 매달 두 차례 지주사 CFO와 CRO 등 핵심임원과 은행·카드·증권 대표가 참석하는 소위원회를 열어 추가 검토도 했다.

    사실 지난 3분기 정상적인 성과를 거둔 것도 이처럼 경영진이 나서서 영업현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줬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특히 금융기관의 특성상 위기 시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를 막는 데도 주력했다.

    한편 KB금융그룹은 윤 회장의 취임으로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마련하는 작업과 LIG손보 인수 등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사임 의사를 밝혀 윤 회장의 부담을 덜어줬다.

    LIG손보 인수와 관련해서도 감독당국이 제기했던 지배구조 이슈가 해소된 만큼 KB금융의 움직임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정진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1호(2014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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