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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경영’, 패션그룹 형지의 이유 있는 도약
입력 : 2014.08.0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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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산 패션그룹형지 타운, (오른쪽)바우하우스 부산점 조감도
부산 지역 거점으로 유통사업 강화 지난 6월 25일 오전 11시 부산 하단동. 복합 패션몰 ‘바우하우스 부산점’ 신축공사 기공식에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최 회장은 “부산은 패션섬유산업의 메카이자 제2의 수도로 대한민국 경제 활력의 중심지로 성장해 가고 있다”며 “지난 30여 년 동안 패션산업에 투신한 열정을 발휘해 고향인 부산을 유통사업의 최대 거점이자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 및 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바우하우스 부산점은 지하 8층, 지상 18층 규모에 총 연면적 5만9400m²(약 1만8000평)로 2016년 10월 준공이 목표다. 지하 1층은 부산 지하철 하단역과 직접 연결해 접근성을 높이고, 건물에는 패션업, 외식업, 영화관, 스포츠 시설, 금융업 및 사무실 등을 입주시켜 사하구 최대 복합쇼핑몰이자 랜드마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부산·경남 지역을 거점으로 유통 사업을 강화하고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최 회장의 뜻은 이미 지난 2월 완공된 ‘부산 패션그룹형지 타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에 자리한 이 빌딩은 지하 1층, 지상 14층에 연면적 8793㎡(약 2660평)로 부산지사와 브랜드 매장을 비롯해 병원, 은행, 교육연구 시설, 오피스, 은행 등 지역민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입주한 남부 지역 유통망의 허브다. 여기에 오는 8월 경남 양산시 동면 석산리 1422-2번지에 연면적 3만여 평 규모의 ‘양산 물류 및 R&D센터’를 오픈해 물류경쟁력과 R&D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동대문에서 시작한 유통기업의 꿈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패션업계가 영캐주얼에 집중하고 있을 때 최 회장은 중년여성, 성인 캐주얼에 올인했다. 피팅모델도 중년여성을 기용했다. 파격이었다. 트렌드와 정반대의 길을 걸었지만 인기는 점점 올라갔다. 2007년 크로커다일 레이디는 국내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브랜드가 성공하자 ‘샤트렌’(2005년), ‘올리비아 하슬러’(2007년), ‘아날도바시니’(2009년) 등을 잇달아 론칭했다. 2009년에는 서울 포이동 이곳저곳에 자리잡고 있던 사무실을 한 데 모아 역삼동에 7층 빌딩을 올렸다. 그리곤 형지어패럴에서 패션그룹 형지로 이름을 바꾸고 알파벳 h가 태양처럼 모여 있는 로고를 만들었다.
1982년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시작한 사업이 31년 만에 1조 클럽에 진입한 것이다.
2013년 계열사별 매출을 살펴보면 패션그룹 형지(‘크로커다일레이디’, ‘올리비아하슬러’, ‘라젤로’, ‘노스케이프’)가 4250억원, 샤트렌(‘샤트렌’, ‘와일드로즈’) 1340억원, 형지리테일(형지그룹 이월재고 판매) 1340억원, 우성I&C(‘본’,‘예작’ 등) 750억원, 에모다(‘캐리스노트’) 370억원, 에리트베이직(‘엘리트’ 등) 1100억원, 바우하우스 650억원, 여타 계열사 및 관계사가 730억원을 기록했다.
(왼쪽)샤트렌, (오른쪽)크로커다일 레이디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리트베이직과 우성I&C 등 상장사를 인수주체로 내세운 적극적인 M&A와 사업 확장이 예상된다”며 “다만 불황에 따른 업계의 침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소주 태화 백화점에 입점한 ‘본지플로어’
우선 남성복 계열사 우성I&C의 ‘본지플로어’는 지난 5월 중국 소주 태화백화점에 입점했다. 오는 9월경 중국 상해 신세계백화점, 대환백화점, 소주 지우광백화점 등에 ‘본지플로어’, ‘예작’ 매장을 개설해 올해 안에 10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상해법인을 중심으로 ‘샤트렌’, ‘캐리스노트’, ‘와일드로즈’의 중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여성 전용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의 경우 중국의 패션유통 파트너를 통해 중국 아웃도어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미 중연그룹, 중국국제투자촉진회 등 중국 패션기업 관계자들이 형지의 한국 본사를 방문해 업무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형지 측은 “최병오 회장이 지난해 6월 대통령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중국을 방문해 상해복장협회, 상해한인상회와 협력을 모색한 후 11개월 만에 중국 패션시장에 안착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 FTA가 체결될 시에 비관세장벽이 완화되고 통관절차가 간소화되는 등 한국 의류 브랜드의 중국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에서는 패션유통전문회사 콜린스와 2013년 하반기 파트너십 협약을 맺고 여성복 브랜드 ‘샤트렌’을 알리며 현재 대만에서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허그(HUG)를 아십니까?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7호(2014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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