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커머스 삼총사 1조 클럽 입성

    입력 : 2014.02.04 14: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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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그 동안 PC를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던 고객층이 모바일 채널로 이용범위를 넓히며 쿠팡,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사용연령대가 넓어지며 모바일 쇼핑에 눈을 뜬 중장년층이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월 모바일 거래비중이 50%를 돌파한 티몬은 지난해 12월 60%를 넘어섰다. 2011년 8월부터 모바일서비스를 시작한 쿠팡도 2012년 11월 29%를 차지하던 모바일 거래가 지난해 11월 60%를 넘어섰다. 위메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10월 45%, 2014년 현재 52%를 넘어섰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 시장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세 업체의 모바일 결제 비중이 50~60%를 넘나들고 있어 이미 주력시장이라고 평가한다.

    모바일 채널이 원동력이 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지난해 전년대비 50% 이상 고성장을 기록하며 주요 유통채널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2012년 8000억원이던 쿠팡의 연 거래액은 지난해 1조2000억원, 7200억원대이던 티몬도 1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2년 연 거래액 4000억원이던 위메프는 1조원을 달성하며 성장률 60%를 달성했다. 소셜커머스 시장의 삼총사가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것이다.

    2010년 등장이후 3년 만에 시장 규모를 3조원으로 끌어올린 소셜커머스 시장은 새로운 고객 유치와 함께 세 업체의 1위 다툼이 또 하나의 볼거리다. 온라인 모바일 접속자 수와 거래액, 매출 등을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쿠팡, 티몬, 위메프는 자사만의 이벤트와 마케팅 전략을 무기로 각각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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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강화·고객중심·멤버십으로 마케팅 차별화 우선 티몬은 단골고객을 잡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VIP멤버십을 시행하고 있다. 구매 등급 산정 기준으로 VVIP등급은 구매 건수와 금액이 각각 15건, 45만원 이상, VIP등급은 10건에 30만원, GOLD는 6건, 10만원, SILVER는 3건, 5만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등급별로 주어지는 혜택은 최상위 등급인 VVIP의 경우, 전 카테고리 3000원 할인쿠폰, 배송상품 2000원 할인쿠폰, 랜덤카테고리 1000원 할인쿠폰 2장, 구매금액의 2% 적립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실제로 멤버십을 도입한 후 GOLD등급 이상의 회원 매출이 매달 3%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상협 티켓몬스터 CMO는 “티몬이 업계 최초로 실시한 VIP멤버십이 큰 호응을 얻으며 GOLD이상의 고객들이 지출한 비용이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단골고객들의 구매는 경쟁사들의 과열 마케팅 속에서도 티몬의 매출이 흔들림 없이 성장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쿠팡은 단기적인 성과보다 ‘언제나 고객 중심’이란 경영기조 아래 고객 서비스 개발과 개선 활동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 구매고객 대상 ‘상품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서비스 품질 개선에 반영하고 ‘고객상담센터’를 운영하며 서비스 관리에 나서고 있다. 현재 쿠팡의 고객센터 상담원은 550여 명에 이른다. 또한 배송 전담 조직을 신설해 전 상품 90% 이상 2일 이내 배송을 실천하고 있다.

    티몬이나 쿠팡에 비해 후발주자인 위메프는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클릭 및 구매이력을 통해 실시간으로 맞춤 상품을 소개하는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의 클릭 구매이력에 해당하는 빅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별로 맞춤형 추천상품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지난해 8월에 선보인 쇼핑 동기화 기술은 PC와 모바일을 연동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사무실 PC로 쇼핑을 하던 고객이 퇴근 후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면 PC에서 쇼핑했던 이력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개인화 추천 이메일 서비스’는 관심 있는 상품을 클릭했을 때 관련 카테고리의 상품들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남성 셔츠를 클릭하면 셔츠, 카디건, 니트, 티셔츠, 재킷 등 남성상의와 연관된 제품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위메프와 개인화 메일링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 박성혁 레코벨 대표는 “사이트를 방문한 고객 중 구매하지 않고 나가는 고객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꾸준히 관리해주는 전략이 매출 신장의 비결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확대된 유통채널 우수 중소기업 발굴로 소셜커머스가 유통채널 강자로 올라서자 그 동안 품질에 비해 홍보와 마케팅이 뒤처져 있던 우수 중소업체들이 입점해 매출 증대와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 1석 2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판매 상위 100개 제품 중 80개 이상이 중소 브랜드 제품이다.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분야는 패션과 뷰티. 카오리온코스메틱스의 ‘카오리온’, 카버코리아의 ‘A.H.C’, 뷰티피플 인터내셔널의 ‘뷰티피플’ 등은 매번 수천 개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핫딜로 떠오르기도 했다. ‘모공수축팩’과 ‘블랙헤드 스팀 모공팩’으로 인지도를 넓힌 카오리온은 2011년 8월 쿠팡에서 판매를 시작해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2만개를 기록했다. ‘젤 아이라이너’ ‘립 틴트’ 등을 히트시킨 뷰티피플은 54만개의 누적 판매량을 달성했다.

    쿠팡의 관계자는 “최근 상품의 가격과 품질, 디자인 등을 꼼꼼히 따져 구매하는 스마트 소비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가격은 합리적이면서도 품질은 뛰어난 중소기업의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소비자의 입장에선 소셜커머스를 통해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중소기업 입장에선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상승 등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도 뷰티, 유아, 패션잡화, 생활용품, 가구 등의 카테고리 중 전체 매출의 70%가 중소기업 제품이다. 특히 ‘W.Beauty’라는 자체 PB브랜드를 론칭해 ‘메리뮤 헤어 트리트먼트’ ‘러비더비 리얼 섬유향수’ 등 뷰티MD가 기획하고 제조업체가 완성한 기획상품을 꾸준히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 ‘클리네 필링기’ ‘노스덕 방한부츠’ ‘소프시스 가구’ ‘아페토 애견방석’ 등의 제품이 위메프 매출 상위에 오른 중소기업 제품이다.

    서울 소재 중소기업 종합지원 기관인 SBA(서울산업통상진흥원)와 손잡고 서울시 청년창업가 판로확대와 마케팅 지원에 나선 위메프는 지난해 10월 SBA와 업무협력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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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사모두 삼성동 집결… 경쟁 가속 IT업계가 속속 판교에 둥지를 트는 가운데, 소셜커머스 업체는 서울 삼성동에 모여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떠난 삼성동 경암빌딩에 입주하며 지난해 10월 주식회사가 된 쿠팡은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 후 확보한 자금으로 추가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추석 직후 삼성동 동일타워로 사무실을 옮긴 티몬은 올해 그루폰과의 협업이 관건이다. 그루폰은 지난해 2억6000만달러(약 2760억원)에 티몬을 인수했다. 합병 이후에도 자체 브랜드를 사용할 예정인 티몬은 올 상반기 중 신선식품관 등이 포함된 ‘티몬마트’(가칭)를 오픈할 계획이다. 신선식품과 함께 생활필수품 등을 대형마트 온라인몰과 동일한 형태로 묶음배송 서비스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티몬은 국내 대형마트와의 협력과 물류센터 확충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모바일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해 대형마트 온라인몰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역 근처 미래에셋벤처타워를 사용하던 위메프는 건물 맞은편에 5층 규모의 신사옥을 건립, 지난 1월 중순 입주를 마쳤다. 1층은 소비자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이, 5층 옥상은 임직원을 위한 하늘정원이 자리했고 1층 카페에는 200석 규모의 공연이 가능한 무대가 배치됐다.

    위메프는 사옥 이전에 맞춰 지난 1월 17일 신경영을 선언, 제2도약을 준비 중이다. 경영 내실과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 매출 중심이던 임직원에 대한 인사고과를 고객 불만 접수율, 재구매율 등 서비스 평가로 전환해 운영할 예정이다.

    즉 판매고 대신 재구매율과 위메프 POP(Perfect Order Percentage·배송 기간과 고객 만족도 등을 표시하는 품질 관리 지표)을 주요 가치로 여기겠다는 것이다. 박유진 위메프 홍보실장은 “소셜커머스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믿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브랜드 신뢰도를 쌓는 것이 관건”이라며 “그간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한다고 해왔지만 구체적인 그림은 내놓지 못했다. 앞으로는 고객 중심의 영업을 수치로 평가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개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낮은 가격은 최고, 신뢰는 글쎄… 소비자들이 소셜커머스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가격.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에게 소셜커머스는 매혹적인 유통채널이다. 그렇다면 직접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소셜커머스 이용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44세 스마트폰 보유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소셜커머스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서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낮은 가격’(53.7%)을 최고로 꼽았다. 특히 30대 후반(62%)과 40대 초반(60.5%) 응답자가 가격 만족도를 내세웠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를 정직한 사이트라는 시각은 고작 19.8%에 불과했다. 소셜커머스에서 제공하는 상품의 정보가 진실하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22.1%, 다양한 방법으로 판매자에게 의견과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도 23.8%에 그쳤다.

    소셜커머스의 성장은 소비자들의 쇼핑 습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0%가 쇼핑 시 소셜커머스에서 상품이 판매되는지 확인한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2012년 실시된 조사(34.4%)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향후 소셜커머스 이용에 대해선 ‘지금과 비슷’(66.7%)하거나 ‘더 많이’(27.5%) 이용할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소셜커머스 이용 빈도는 보통 월 1~2회(37.1%) 또는 주 1~2회(24.4%)였으나, 10명 중 1명(12%)은 주 3~4회 가량 이용하기도 했다. 모바일을 통해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 중 65.8%에 달했다.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1호(2014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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