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 받은 CFO들의 노력 남달랐다

    입력 : 2014.01.09 14: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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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에 전국에서 가장 일을 잘한 CFO는 누구일까. 이익을 많이 낸 회사의 CFO일까, 아니면 난관을 극복한 사람일까. 자금조달에 통달한 전문가일까, 리스크 관리 잘해서 회사를 반석에 올린 고수일까. 판단이 쉽지 않은 대목이다. 지난 12월 20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CFO대상 시상식에선 석대식 금호석유화학 전무 등 10명의 CFO들이 뛰어난 업적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CFO협회는 이를 위해 매일경제신문과 한국회계학회의 후원을 받아 CFO의 주요 역할인 자금조달과 턴어라운드, 리스크 관리, M&A, 회계 투명성 제고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국내 주요 CFO의 실적을 평가했다. 김상훈 한국CFO협회 회장은 “지난 6월 외부 전문가 10인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 6개월간 공정하고 엄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5개 심사부문별로 우수한 성과를 보인 후보자를 신용평가사와 회계법인, 경영컨설팅펌, 은행, 증권사, 한국CFO협회 회원사 등으로부터 3명씩 추천받아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한 턴어라운드 부문에선 석대식 금호석유화학 전무와 조윤성 GS리테일 부사장이 상을 받았다.

    석대식 전무는 2010년부터 채권은행과 협의해 만기 차입금 상환기일을 장기로 연장해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는 기초를 마련한 뒤 회사를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09년 2조8017억원이었던 이 회사 매출은 2012년 4조9100억원으로 신장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62억원에서 2148억원으로 늘었다.

    조윤성 GS리테일 부사장은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재구축했다는 평을 받았다. 비핵심이었던 마트(14개 점포)와 백화점(3개 점포) 부문을 1조3400억원에 롯데쇼핑에 양도하고 편의점과 슈퍼마켓 부문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영업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것. 영업양도 전인 2009년 3조6825억원이었던 매출은 2012년 4조4997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도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양도 사업부 임직원 2600명 전원의 고용을 보장받으며 계승시킨 점도 호평을 받았다.

    리스크 관리 부문에선 장명호 두산중공업 부사장과 김동원 한국쉘석유 전무가 상을 받았다. 김동원 전무는 지난 5년간 매년 2만원 수준의 높은 배당을 유지하면서도 안정된 경영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위험관리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IFRS를 전면 도입한데 이어 CFO로 재직 중인 계열 쉘퍼시픽에 대해서도 자발적으로 IFRS를 도입해 투명성을 높이고 두 가지 회계처리에 따른 비용을 절감했다. 종전 70%이던 퇴직충당부채의 외부적립 비율은 100%로 높여 직원들의 퇴직금 안정성까지 완전히 확보했다.

    장명호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재무 비재무 리스크를 모두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프로젝트 계약 전부터 리스트를 관리하는 등의 노력으로 2013년 6월 기준 수행중인 화력발전 프로젝트의 리스크 발생률을 동일 공정의 이전 프로젝트에 비해 73%나 줄였다. 이집트에선 민주화 시위로 인한 공정지연 리스크가 생겼을 때 선제적으로 이집트 정부 등과 공기연장과 비용보상 협상을 벌여 공정지연 리스크를 제거했다. 유동성 리스크를 미리 막기 위해 사우디 발전 프로젝트 수금을 앞당기고 관련 채권을 매각해 유동화했다.

    M&A 부문에선 이성훈 휠라코리아 전무와 주재중 하나금융지주 상무가 상을 받았다.

    이성훈 전무는 세계 골프볼 점유율 1위인 타이틀리스트와 골프화 및 골프장갑 1위인 풋조이를 보유한 아쿠쉬네트를 성공적으로 인수해 대상의 영예를 얻었다. 전 소유주인 포춘 브랜드가 이 회사를 매각하는 것을 인지한 뒤 미래에셋 블랙스톤 등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인데 이어 산업은행으로부터 5억달러를 차입해 인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2011년 300만달러였던 영업이익이 2012년엔 7900만달러로 급증했다.

    주재중 하나금융지주 상무는 외환은행과 저축은행 미국 현지은행 등을 인수해 100%로 자회사로 편입해 M&A부문 대상을 받았다. 외환은행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배당세나 주주관리비용을 절감했을 뿐 아니라 바젤Ⅲ 도입 이후 BIS 자본 인정비율을 확대해 경영안정성까지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이낸싱 부문에선 황유노 현대캐피탈 부사장과 심동욱 포스코 상무가 수상했다. 황유노 부사장은 GE캐피탈과의 합작을 통해 리스크 관리 기법을 선진화했을 뿐 아니라 불안한 국내 자금조달 환경을 넘어서 안정적인 자본조달 체제를 갖춘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표채 위주인 국내 시장에 변동금리채나 복리채, 할인채 등 다양한 조달수단을 마련했고 사무라이 시장에서 저금리의 안정적인 자금조달 루트도 만들었다.

    심동욱 상무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자본으로 인정하는 후순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국내 기업들의 후순위 신종자본증권 발행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가 성공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이후 SK텔레콤과 포스코에너지, 롯데쇼핑 등이 뒤를 이었다. 포스크로선 신종자본증권 성공적으로 부채비율이 약 2%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생겼다. 덕분에 2012년 재무제표 기준 포스코의 부채비율은 발행 전 33.6%에서 30.3%로 감소했다.

    회계투명성 부문에선 서동기 에스에프에이 상무와 김기인 안랩 전무가 대상을 받았다. 서동기 상무는 2009년 사외이사가 중심이 되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매 분기 실적발표로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으로 회사가 2009년 이후 4년 연속으로 한국거래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지배구조 개선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2010년 도입된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한 회계정책을 세웠고 이에 따른 회계정보 생성하도록 회계시스템을 전면 새로 구축했다. 김기인 안랩 전무는 생산된 정보를 적시에 이해관계자에게 공시할 뿐 아니라 공시 정보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차별 없이 이용될 수 있도록 정보제공 시기까지 사전에 공시하는 등의 노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공시요건이 아니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판단되면 수시로 보도자료 형식으로 공유했다. 경영진에선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2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거의 매달 이사회를 열어 투명성을 초기부터 보장하려고 노력했다.

    [정진건 기자 사진 박상선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0호(2014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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