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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에 숨은 기회를 쓰레기처럼 날려 보내지 말라
입력 : 2014.01.09 1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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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구결과를 고위 경영진에게 제시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영진들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얼마나 지속될지, 또 그 여파에 대해 질문을 한다. 이들은 또 경기악화로 신규 가치창출 원천을 모색하는 게 불가피해지면서 자원재편 양상 역시 확연히 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실제는 이와 확연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는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분석대상을 확대하여 1500개 기업의 지난 20년간 실적 추이를 추적했다. 맥킨지는 이 연구에서 자원재편에 대해선 1990년에서 2010년까지 20년 기간 동안 각 사업부에 투입된 자본지출의 최소 비율을 1에서 차감한 값으로 측정했다. 이 연구에서는 또 최소 두 개의 서로 다른 네 자릿수 SIC 코드로 자본지출을 보고하는 미국 내 1508개 상장기업에 대한 콤퓨스타트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결과 경기침체가 기업의 자원재편 패턴에 미친 영향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수 년의 침체기간 동안 기업들이 보여준 전반적 자원재편 의향 역시 이전 15년에 비해 결코 크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영진들의 본능은 옳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자원에 대한 역동적 재편은 경기침체 기간일수록 더욱 결정적 중요성을 갖기 때문이다. 본 연구조사의 표본기업들 중 상위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업들과(자원재편이 활발한 기업) 하위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업들(재편에 소극적인 기업)의 실적을 비교해 보면 이런 경향이 잘 나타난다.
이 정도 격차가 크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20년간 주주수익률이 연간 3.9%포인트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자원재편이 활발한 기업의 투자자가 자원재편에 소극적인 기업의 투자자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지분가치 신장을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모든 배당금을 재투자했다고 가정할 경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크기다.
이와 같은 전반적 패턴은 산업부문별 분석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난다. 기초소재나 에너지 및 유틸리티, 정보기술, 소비자제품 및 소매업에 이르기까지 산업부문을 막론하고 자원재편이 활발한 기업들의 TRS 중앙값은 재편에 소극적인 기업들에 비해 언제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의 생존 관련 통계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발견된다. 분석대상 기간을 보다 연장한 신규 조사 결과, 자원재편이 활발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간의 기업생존율 격차는 당초 조사기간의 13%에서 22%로 증가하였다.
분석대상 기간인 20년 동안 두 차례의 세계 경제위기(1999-2002년 및 2007-2010년)가 발생했음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두 번의 경제대란을 거치면서 두 번 모두 자원재편에 소극적이었던 기업과 한 번의 경제위기 시에만 적극적인 재편을 감행한 기업, 그리고 두 차례 모두 적극적으로 자원을 재편한 기업으로 구분해보니 결과는 역시 매우 분명하게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두 차례 모두 자본재편에 적극적이었던 기업들의 TRS는 한 차례의 경기침체 시에만 적극 자본을 재편한 기업들에 비해 3% 더 높았으며, 두 차례 모두 자본을 재편하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서는 4.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도표 2> 경기침체기 동안 자원재편 효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에 투입되었던 자본이나 자원을 철수하여 다른 사업으로 이전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불황기에는 이용가능한 자원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익잉여금은 물론이고 신규차입이나 자기자본 등을 모두 막론하고 신규로 조달할 수 있는 자본 자체가 대체적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2007년에서 2010년까지의 경제위기 기간 동안 표본기업들의 전사적 신규 가용자금 규모는 15% 이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따라서 경기주기 내 모든 단계에서 관성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특히 신규 자본이 고갈되는 침체기일수록 이를 더욱 철저하게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믈라덴 프럭 맥킨지 부카레스트 오피스 컨설턴트 · 스티븐 홀 런던 오피스 이사 · 데베쉬 미탈 지식센터 스페셜리스트 / 정리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0호(2014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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