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의 동반성장 행복나래를 활짝 펴다

    입력 : 2013.12.20 11:30:05

  • 지난 5월 SK그룹 동반성장 세미나에서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김재열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협력업체 임원들과 상생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5월 SK그룹 동반성장 세미나에서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김재열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협력업체 임원들과 상생을 다짐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지난 10월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동반성장위원회, 중소기업청이 일산 킨텍스에서 공동 주최한 ‘2013 동반성장주간’ 기념식에서 성과공유 부분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회사는 신제품이나 신기술 공동개발과 특허 출원, 생산성 향상 등 37개 과제에 대해 선도적으로 협력업체와 성과를 공유했다고 인정받아 이날 영예를 안게 됐다.

    이에 앞서 SK텔레콤과 SK종합화학, SK C&C 등 SK그룹 3사는 지난 상반기 말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2012년 동반성장지수 관련 최고등급을 받은 바 있다. SK그룹은 당시 대상 기업수를 기준으로 최고 등급(우수) 기업을 가장 많이 내 주요그룹 가운데 동반성장 활동에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얻었다.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한 74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당시 조사에서 SK그룹은 9사만 뽑힌 최고 등급에 3사를 편입시켰고 SK건설과 SK하이닉스를 두 번째 등급(양호)에 올리는 등 조사 대상 5사가 모두 1~2등급에 들었다.

    직전 연도 평가에서 SK종합화학과 SK건설이 ‘양호’ 등급을,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세 번째인 ‘보통’ 등급을 받았던 것을 감안할 때 그룹 전체가 동반성장 성적을 큰 폭으로 올린 셈이다.

    이에 대해 김재열 SK동반성장위원장(㈜SK 부회장)은 “SK는 협력업체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높여 행복한 동행을 해나간다는 원칙에 따라 종전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며 성적이 쑥 올라간 배경을 밝혔다.

    SK그룹은 2008년 9월 국내 그룹 중 처음으로 SK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하고 그룹 차원에서 동반성장 경영을 해 왔다. 특히 올해는 동반성장위원회를 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 가운데 하나로 위상을 높이는 등 의지를 보였다.

    SK동반성장아카데미에서 강연하는 최태원 회장
    SK동반성장아카데미에서 강연하는 최태원 회장
    최태원 회장 행복동반자 강조 이처럼 SK그룹이 동반성장 경영을 적극 추진하는 데는 최태원 회장의 확고한 의지가 뒷받침되고 있다.

    SK의 동반성장 경영 역사는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최 회장은 그룹 CEO들과 함께 협력사 CEO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행복동반자 경영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010년 9월과 2011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최 회장은 다수의 협력업체 사장들을 용인 SK아카데미로 초청해 동반성장 간담회를 열었다. 대기업 총수가 의례적으로 협력사 대표들을 만나는 사례는 있지만 2년 연속으로, 그것도 같은 목적으로 대규모 간담회를 연 것은 매우 드믄 일이다. 최 회장이 얼마나 동반성장에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SK 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이해관계자의 행복극대화를 적극 실천하기 위해 협력업체를 ‘행복동반자’라고 규정하고 동반성장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두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 회장은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단순한 상생의 수준을 넘어 ‘동반성장 파트너십’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인 회동에서 최 회장은 “애로사항이나 문제점 등 과거 지향적 이슈를 논의하는 것도 필요하나, SK는 협력업체를 미래 경쟁력의 원천으로 생각해 말 그대로 동반성장을 하려고 협력업체와의 자리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또 “통상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관계를 갑을관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기업은 물론이고 협력업체 스스로도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동반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받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장기적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SK그룹은 이에 따라 ‘SK그룹식 동반성장 모델’을 개발했다. 또 그룹 특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방식을 동반성장에도 적용했다. 계열사별로 구축한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인프라에 동반성장위원회가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협력업체의 실력을 높이려는 동반성장아카데미나 소통사이트, 동반성장 펀드 등이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동반성장 노력은 SK그룹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의 미래 초석을 튼튼히 하는 또 하나의 성장전략이니 고삐를 늦추지 말라”고 한 최 회장의 뜻을 반영한 것이다.

    SK텔레콤이 협력업체와 R&D부문 상생을 위해 연 T오픈랩 개소식
    SK텔레콤이 협력업체와 R&D부문 상생을 위해 연 T오픈랩 개소식
    10만명 넘는 협력업체 임직원 교육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WIS(월드IT쇼)에선 디오인터렉티브와 SK텔레콤이 공동으로 개발한 ‘스마트 코인’이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 코인’은 100원짜리 동전 크기의 특수 코인을 아이 호주머니에 넣어두면, 아이가 엄마의 스마트폰에서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질 때 스마트폰과 코인에서 동시에 알람이 울리는 미아방지 서비스다. SK텔레콤의 ‘T 오픈랩’에서 나온 첫 번째 성과이다.

    SK텔레콤은 2009년부터 운영해 오던 상생혁신센터를 발전시켜 지난해 6월 44억원을 투자해 분당 종합기술원에 ‘T 오픈 랩’을 열었다.

    이곳엔 다양한 연구시설과 시험장비까지 갖췄다. 개인이나 중소기업들이 비용부담 없이 이용하며 다양한 기술을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누구나 다양한 기술 영역에서 서로 소통하며 자유롭게 기술이나 사업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다. SK텔레콤은 보유 중인 전문 연구개발 인력과 아이디어를 직접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컨설팅까지 해줘 사업화를 돕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의 기술보호 지원을 위해 핵심기술 29건의 갱신 수수료를 전액 지원하기도 했다. 스마트 코인은 SK그룹의 이 같은 동반성장 노력에서 나온 결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글로벌 불경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협력사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SK그룹은 ‘위기극복형 동반성장’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뢰 기반의 동반성장 인프라 구축과 시너지 창출을 통한 경쟁력 제고, SK그룹式 동반성장 문화 구축 등을 3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온라인상에 동반성장 지원센터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SK그룹은 이 센터를 중소 협력업체에 도움이 되는 최신 동향 및 경영 정보 등을 제공하는 동반성장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협력업체 임직원 교육에도 적극적인데 2006년 개원한 SK그룹 동반성장아카데미를 통해 중소협력업체 임직원을 위한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동반성장 CEO(최고경영자) 세미나나 동반성장 MDP(경영개발프로그램) 등의 과정도 개설, 협력업체 임직원들에게 재교육 기회를 주고 있다.

    협력업체 중간관리자를 교육하는 미니 MBA 격인 ‘동반성장 MDP’는 8주 과정으로 연 2회 운영한다. 온라인 교육시스템인 ‘동반성장 e-Learning’을 만들어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언제든 온라인으로 다양한 교육을 받도록 했다.

    협력업체 CEO를 교육하는 CEO세미나는 참석 대상을 종전 300명에서 최근 400명으로 늘렸다. 동반성장 MDP 프로그램 참석 대상도 10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했다. 작년 말까지 동반성장아카데미 과정에 참여한 협력업체 임직원은 누적으로 10만명이 넘는다.

    SK그룹은 동반성장의 기조가 1차 협력업체뿐 아니라 2· 3차 협력업체에도 퍼질 수 있도록 1차 협력사에 대해 2차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의무를 명문화했다.

    최태원 회장은 “중소 협력업체의 발전은 회사 생존을 위한 핵심 요소의 하나”라며 “회사의 영속적인 발전과 SK그룹이 추구하는 행복경영의 실천을 위해 중소 협력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칭찬 받은 사회공헌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설 연휴 전날 서울 광진구의 중곡제일시장을 방문해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재래시장 활성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중곡제일시장은 SK텔레콤이 지원한 ICT로 재고와 유통 관리를 하면서 매출이 20% 이상 신장되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중곡제일시장 사례에 대해 “이것이 창조경제”라고 칭찬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해 11월 설립한 ‘재단법인 행복한녹색재생’은 안성시 공도읍 소재 SK네트웍스 안성물류센터 내 2000평 규모 사업장에서 장애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포함해 6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행복한녹색재생’은 모뎀이나 셋톱박스, 전화기 등 SK브로드밴드의 고객 임대용 통신단말기를 점검하고, 세척·포장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처럼 SK그룹의 동반성장은 단순히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사회의 발전을 선도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그룹은 올해 초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출범하면서 동반성장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고 산하에 사회공헌팀과 사회적기업팀을 두었다. 사회공헌 활동과 사회적기업 지원을 동시에 수행하며 동반성장의 기틀을 닦아 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그룹 임직원들은 이런 취지에 맞춰 각자 보유한 재능으로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그룹 내 재능봉사 집단인 ‘SK 프로보노’를 통해 사회적기업과 취약계층을 돕는 것. 2008년 11월부터 임직원들의 개인 재능을 봉사활동으로 연결시켜 왔는데 2009년 9월엔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재능봉사단체를 발족했다.

    프로보노는 ‘공익을 위하여(Pro Bono Publico)’라는 라틴어에서 따온 말. 일반 자원봉사단과 달리 마케팅, 홍보, 재무, 컨설팅, 법무 등 전문지식이나 기술 · 자격을 갖춘 임직원들이 사회적기업과 단체를 지원한다.

    현재 17개사의 임직원 270여 명이 80개 기업 및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SK그룹은 사회문제 해결방안으로 사회적기업 전문가 육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부가 챙기지 못하는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를 사회적기업이 채우려면 이들이 직접 이윤까지 창출해 사업을 영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 차원에서 나온 게 세계 최초 풀타임 사회적기업 MBA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2월 선발한 신입생 20여 명은 2월 말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졸업 직후 이들이 사회적기업을 창업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을 끌어올린다는 게 이 MBA의 목표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 사례로 꼽은 중곡제일시장 마이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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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 커지는 SK 동반성장펀드 SK그룹은 지난해 말 27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했고 이 규모를 35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2010년 처음 설정할 때 규모인 15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된 금액이다. 작년 말 대출실적은 1661억원, 이자 감면율은 1.7%였다.

    SK그룹은 그룹 협력사들의 투자에 특화해 지원하는 1000억원 규모의 ‘목적펀드’도 조성했다. 사모로 조성된 이 펀드는 협력사가 추진하는 연구·개발이나 공장 증설 등에만 사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동반성장보험’으로 96억원을 만들었다. 동반성장보험은 1차 협력업체 부도 시 있을지도 모를 2차 협력업체의 자금난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8호(2013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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