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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구부러진다고? 우린 상하로 휜다!…스마트폰 플렉시블 전쟁
입력 : 2013.12.12 14: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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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라운드 LG G플렉스
가장 큰 차이 ‘화면의 구부러진 방향’ 커브드 스마트폰에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삼성전자가 거머쥐었다.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한 달 가량 앞선 지난 10월 좌우가 오목하게 구부러진 화면을 적용한 갤럭시 라운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화면 크기는 5.7인치이고 해상도는 풀HD를 지원한다.
반면 LG전자의 G플렉스는 6인치 크기의 HD 플라스틱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갤럭시 라운드보다 0.3인치 크지만 해상도는 한 단계 낮은 것. 가로와 세로 해상도를 곱하는 방식으로 화소수를 비교하게 되면 갤럭시 라운드가 약 200만 화소, G플렉스가 약 140만 화소로 갤럭시 라운드가 우세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제품의 화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갤럭시 라운드는 ‘펜타일’ 방식을, G플렉스는 ‘리얼RGB(적녹청)’방식을 사용했다.
각각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방식이 다른 것이다. 펜타일 방식은 하나의 화소에 RG(적녹) 또는 BG(청녹)가 들어간다.반면 리얼RGB 방식은 한 화소에 RGB(적녹청)가 모두 들어간다. 즉 펜타일 방식은 리얼 방식에 비해 유효화소 수가 3분의 2가 된다.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화면의 구부러진 방향이다. G플렉스는 상·하로, 갤럭시라운드는 좌·우로 구부러져 있다. 이로 인해 사용자가 느끼는 편의성은 각각의 제품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G플렉스의 상·하로 휘어진 화면은 스마트폰을 가로로 뉘어 동영상이나 게임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할 때 더욱 생생하고 몰입감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곡면 TV와 유사한 효과를 준다. 아울러 LG G플렉스는 통화할 때 귀와 입에 스마트폰을 좀 더 밀착시킬 수 있도록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됐다.
6인치 대화면을 두개의 독립된 공간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는 ‘듀얼 윈도우’ 기능과 스마트폰 기울기에 따라 잠금화면이 움직이는 ‘스윙 잠금화면’도 적용됐다.
스크래치가 몇분 지나니 스르르 없어지네 특히 G플렉스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가벼운 스크래치가 몇 분 이내에 스스로 없어지는 ‘셀프 힐링’ 기술을 제품 후면 커버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대조적으로 좌우로 휜 형태를 띠고 있는 갤럭시 라운드는 손에 쥐는 그립감에서 G플렉스보다 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쥐었을 때 손에 밀착되는 최적의 그립감을 제공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 뛰어난 사용성을 제공한다. 아울러 갤럭시 라운드는 화면이 꺼진 제품을 바닥에 놓고 좌우로 기울이면 날짜·시간·부재중 통화·배터리 잔량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라운드 인터렉션’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해 음악 재생 중 좌우로 기울이면 이전 곡과 다음 곡을 재생할 수 있고, 앨범 속 친구의 사진을 보다가 다른 사진을 찾아보고 싶을 때에도 화면을 누른 채 좌우로 기울이면 사진 폴더의 목록이 화면 왼쪽에 나타나 쉽게 다른 폴더의 사진도 볼 수 있다.
두 제품의 또 다른 커다란 차이점은 바로 배터리다. G플렉스가 갤럭시 라운드보다 한 달 정도 늦었지만 좀 더 플렉서블 스마트폰에 가까운 형태로 출시됐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실제로 휘어진 배터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G플렉스는 LG화학이 독자 개발한 ‘스택앤폴딩(Stack&Folding)’ 방식을 적용한 커브드 배터리를 탑재해 반지름이 700㎜인 원의 곡면 형태를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스택앤폴딩 방식은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으로 구성된 작은 전지(셀)들을 순차적으로 쌓아 하나의 전지로 만든 형태. 이는 스마트폰의 굴곡에 맞게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어 구부러지지 않은 일반 배터리보다 더욱 큰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G플렉스는 3500mAh 배터리를, 갤럭시 라운드는 2800mAh의 배터리를 탑재해 용량에서는 G플렉스가 700mAh 정도 용량이 크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격은 어떠할까. 갤럭시 라운드는 SK텔레콤 단독모델로 출고가격이 108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비싸다. 이에 비해 G플렉스의 경우 이통3사 모델로 출시되며 10만원 가량 저렴한 99만9900원으로 책정됐다.
당초 업계는 G플렉스에 쓰인 곡면 디스플레이나 커브드 배터리 등이 고가 사양이라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90만원대 후반으로 최종가격을 낮춘 데는 LG전자가 G플렉스 품질 자신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갤럭시 라운드와 G플렉스는 모두 둘둘 말리기까지 하는 진정한 ‘플렉시블’은 아니다. 하드웨어의 일부 변화만을 두고 진정한 휴대폰의 ‘혁신’으로 보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휴대폰 시장에 또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기업이 향후 스마트폰을 웨어러블(Wearable) 디바이스로 진화시킬 수 있는지 기술력을 가늠케 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앞으로 하드웨어의 발전을 충분히 활용해 일반 소비자들의 실용성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손유리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9호(2013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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