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아라드 ‘911 추모광장’…삶의 손실에 대한 치유와 재생의 공간

    입력 : 2013.08.09 17:00:53

  • Photo by wallyg
    Photo by wallyg
    월드 트레이드 센터 지난 2001년 9월 11일 테러공격으로 완전히 파괴된 월드 트레이드 센터(WTC)는 1966년부터 1987년 사이에 건설됐던 엄청난 규모의 상업용 복합건물이었다.

    16에이커(Acre) 대지에 7개 빌딩과 거대한 광장, 지하 쇼핑몰 등이 포함됐던 이 건물은 1993년 2월 26일에도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WTC 주차장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해 6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당한 바 있다.

    복합건물의 중심부에는 쌍둥이 빌딩이 있었다. 1360피트 이상의 높이로 뉴욕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두 건물 모두 110층으로 전체 오피스 면적은 약 1000만 스퀘어 피트에 약 3만5000명의 인원과 430개 회사를 수용했고 매일 수만 명의 통근자와 여행객들을 끌어들였다. 이 복합건물은 10048이라는 별도 우편번호 코드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의 엄청난 규모였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재건축 그런 상징성이 있었기에 전체 WTC 개발은 추모공원과 박물관, 상업 오피스 공간, 상점과 공공 통로와의 연결을 포함했다.

    전체 마스터플랜은 다니엘 리베스킨드(Daniel Libeskind)에 의해서 작성됐다. 8에이커(Acre)의 추모공원 주위로 새로운 타워를 계획했다. 추모공원이 개장되고 나서 첫 몇 해 동안 방문객들은 추모공원 주위 북측 사각형 풀(Pool) 뒤로 월드 트레이트 센터 1을 포함해 새롭게 건설되는 건물들을 보게 될 것이다.

    이 건물은 1776피트의 높이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것이다. 남측 사각형 풀(Pool)의 동 측에 위치한 월드 트레이드 센트 4는 72층에 977피트의 높이가 될 것이다. 박물관 전시관의 북동 측에는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설계한 새로운 WTC 공공여객운송시설의 중심부가 설치될 것이다.

    ‘추모자 이름’ Photo by benj
    ‘추모자 이름’ Photo by benj
    추모공원 911 추모공원은 테러공격이 있은 후 10주년 되는 해에 개장됐다. 이스라엘 출신 건축가 마이클 아라드가 설계했으며 공원의 이름은 ‘부재의 반추(Reflecting Absence)’이다.

    쌍둥이 빌딩이 있었던 자리에는 두 개의 사각형 풀(Pool)이 설치됐다. 이곳은 원래 쌍둥이 빌딩들이 서 있던 자리인데, 테러공격으로 인해 손실된 건물과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해서 설치됐다. 30피트 높이에 각각 약 1220평 면적의 이 인공폭포는 북미에서 가장 넓은 폭포인데, 분당 약 1만1400리터의 물이 각각 빈 공간의 중심부로 쏟아져 내려간다. 이것은 테러 공격으로 사라져간 사람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기념광장에는 낙엽 가로수가 반복적으로 심어져 작은 숲의 형태를 띠고 석재포장과 조경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희생자들의 이름은 이 사각형 풀(Pool) 주위 난간의 동판에 새겨져 있다. 추모공원은 건축가 마이클 아라드와 조경 건축가인 피트 워커에 의해서 설계됐다. 2003년 국제 경쟁 공모 시 63개국에서 5201개 작품이 공모를 했는데 그중에서 최종적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이 설계를 선정한 13인의 심판관들은 다음과 같은 견해를 내놓았다.

    “이 작품은 우리의 주요한 상징물의 파괴가 남긴 상실의 빈 공간에 대한 것을 표현했다. 이 기념건축물은 우리 모두가 모여서 헤아릴 수 없는 삶의 손실에 대해 또한 위로 받을 수 있는 재생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한 세대로부터 다음 세대까지 기억될 수 있는 장소를 표현하고 있다.”

    추모 공원이 완성됐을 때 광장의 주위에는 400그루 이상의 참나무가 심어졌는데 이 참나무는 테러공격을 받은 세 곳의 반경 500마일 이내의 묘원에서 선정되어 왔다. 이 나무들은 매년 새롭게 재생하면서 도심 내의 생활 공원으로서 더욱 확장이 될 것이고, 이 추모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911테러에 대해 더욱 깊은 명상과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사각 풀(Pool)
    ‘사각 풀’ Photo by Niels Mickers
    ‘사각 풀’ Photo by Niels Mickers
    풀(Pool) 아래로 내려갈수록 도시의 경관과 소음으로부터 멀어지며 차가운 어둠 속으로 빠져들면서 낙수 소리는 더 커진다. 아래의 바닥에 도착해 물의 커튼 뒤에서 거대한 풀(Pool) 밖을 응시하면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연속적인 난간 띠에 의해 둘러 싸여져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 끝없는 동판 띠에 새겨져 있는 많은 이름들과 이 큰 공간은 테러 공격에 의해 희생된 많은 사람들의 규모와 파괴의 범위를 보여준다. 물의 가장자리에 서서 깊은 구렁으로 쏟아지는 폭포를 바라보면서 방문객들은 물 커튼 뒤에는 무엇이 있는지 접근할 수 없는 난간 동판 속의 이름들의 의미가 무엇인지 감지하게 된다. 그 순간 방문객들은 큰 공감을 느끼게 되고,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의 중대성과 수천의 이름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미래의 희망을 위한 시각적 상징으로 이 기념건축물은 방문객들을 빛에서 어둠으로 들어가게 하고, 또 어둠에서 빛으로 다시 나오게 한다.

    추모의 이름 2001년 9월 11일 및 1993년 테러 공격으로 인한 약 3000명의 희생자들의 이름은 두 개의 풀(Pool) 주변 난간 76개의 동판에 새겨져 있다. 이름들의 배치는 ‘의미 있는 이웃들’이라는 개념에 기초하고 있다. 그날 삶을 마감한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인 삶을 공유했던 희생자들 간의 관계를 고려해 희생자 유족의 요청에 의해 서로의 이름에 가깝도록 배치했다. 북측 풀(Pool)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북측을 상징한다.

    이곳엔 1470명의 희생자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1993년 2월 26일 6명의 희생자 이름과 Flight11 비행기 탑승자 87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남측 풀(Pool)은 첫 희생자 441명, 월드 트레이드 센터 695명, Flight93 비행기 탑승자 40명, Flight77 비행기 탑승자 59명, 펜타곤(미 국방성) 희생자 125명, Flight175 비행기 탑승자 60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 가운데는 한국인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다.

    생존나무
    ‘생존나무’ Photo by brunosan
    ‘생존나무’ Photo by brunosan
    추모공원의 나무는 한 나무를 제외하고 모든 나무가 참나무이다. 그중에 유일한 예외가 ‘생존나무’로 불리는 캘러리 서양 배나무이다. 이 나무는 1970년대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 광장에 심어졌는데, Church Street에 가까이 있는 대지의 동쪽 모서리 부분에 서 있었다. 911테러로 파괴된 이곳에서 8피트 높이로 줄어든 손상된 나무를 발견했다.

    이 나무는 뉴욕시 공원으로 옮겨져 건강하게 보양된 후 30피트로 자라서 다시 돌아왔다. 새로운 가지에 싹이 트고 봄에는 꽃도 피운다. 2010년 3월에 이 나무는 심한 폭풍우로 인해 뿌리째 뽑혔지만 결국은 그 이름 그대로 다시 생존했다. 2010년 12월에 그 나무는 다시 WTC의 장소로 되돌아와 현재 남측 풀(Pool)의 서쪽에 서 있다. 살아남은 이 나무는 911테러로 인한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반증하고 있고, 생존과 회복력에 대해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911 추모 박물관 추모 박물관은 911의 역사를 보존하고 전 세계에 이 비극을 보여주기 위해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날의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 그에 따른 국내외적인 반응을 연대순으로 기록하고 있다. 추모 전시관은 거의 3000명의 희생자들의 삶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기념 사각형 풀(Pool) 사이에 위치한 유리와 스틸(Steel)로 구성된 전시용 건물이다. 기념광장 하부에 전시시설과 함께 박물관 입구에 설치돼 있다. 현재 2014년 봄 개관을 목표로 공사 중에 있다.

    박물관의 아트리움에는 두 개의 삼지창 모양의 쇠기둥이 서 있는데, 북측 타워 원 외관의 기둥들을 분기시켰다.

    이 삼지창 모양의 기둥은 많은 유물들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박물관 전시 디자인 추모 전시장은 911테러가 발생하게 된 배경을 탐구하고, 그것의 여파와 지속적인 영향에 대해서 고찰한다.

    내부 전시공간은 2001년과 1993년 테러 공격으로 희생된 약 3000명의 남성, 여성, 어린이의 인물 사진이 전시될 것이며, 그 테러로 인해 발생한 손실의 범위와 규모를 방문객들에게 전달해 줄 것이다. 또한 한쪽에선 희생자 개인별 인물 소개와 그날의 비극에 대한 증언들이 테러의 무의미한 행위가 주는 고통에 대해 말해 줄 것이다.

    환경보존 디자인 기념 광장은 지금까지 건축된 것 중 가장 환경보존적인 녹색 광장 중 하나로 완성됐다. 이 광장의 관개, 빗물 및 해충 관리 시스템은 에너지, 물, 기타 자원을 절약한다.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건설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 그린 빌딩위원회의 LEED 골드 인증을 받았다. LEED는 녹색 건물 설계 및 건설을 위한 제3자 기관 인증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 광장은 환경 친화적인 관행을 촉진하는 뉴욕 주 행정 명령 111의 요구조건과 WTC 환경보존 설계 지침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게 건설됐다.

    설계자들 마이클 아라드(Michael Arad) 아라드는 1999년부터 뉴욕에 거주하기 시작한 이스라엘 출신 건축가로 그라운드 제로 프로젝트에서 유일하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34세의 건축가다.

    아라드는 1994년 다트머스 대학에서 문학사를 취득했으며, 1999년 조지아 공과대학에서 건축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스라엘 태생으로 이스라엘과 미국, 멕시코에서 성장했다. 그는 보병 여단 정찰 단위로 1988년부터 1991년까지 이스라엘 군에서 보병 여단 정찰대로 복무했다.

    마이클 아라드는 헨델 건축의 파트너로서 추모공원 디자인 경쟁에서 우승하기 전에 뉴욕시 주택 당국의 건축가로 일했다. 아라드는 유니온 스테이션 타워, 홍콩의 혼용 108층 마천루, 에스피리투 산토(Espirito Santo) 광장, 마이애미의 37층 타워를 포함한 몇 가지 주요 프로젝트를 Kohn Pedersen Fox에서 3년 동안 작업했었다. 이 회사는 2001년에 미국 건축가협의의 건축가 디자인 표창을 받은 회사다.

    사진설명
    조경 설계자 피터 워커&파트너스 (Peter Walker and Partners) 조경 건축회사 피터 워커&파트너는 1983년에 설립됐다.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위치하고 세계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도시계획과 플래닝 관련 대학 캠퍼스, 공원, 광장과 정원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근대의 요구에 대한 역사와 전통과 깊은 이해의 지식으로 삶의 패턴과 적절한 요구에 혼합되는 특별한 능력으로 초시간적이며 독특한 조경을 창조하는 회사가 됐다. 피터 워커와 파트너스는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의 임상과학연구소, 일본 토요타 미술 박물관과 오스트레일리아 2000 올림픽 밀레니엄 공원을 포함해 상당한 규모와 영향력 있는 프로젝트를 창조하는 건축과들과 새롭게 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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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설계 데이비스 브로디 본드(Davis Brody Bond) 데이비스 브로디 본드(Davis Brody Bond)는 국립 911 기념박물관, ‘부재의 반추’ 프로젝트의 협력 건축가로 선택됐다. 추모공원 설계를 위해 마이클 아라드와 피트 워크의 설계 팀에서 작업했다. 그는 기념박물관의 리딩 건축가다.

    40년 이상 뉴욕시에서 작업을 했으며 링컨센터, 브루클린 보타닉 정원, 부재의 반영, 모든아트 뮤지엄, 위트니 박물관 등 주목할 만한 뉴욕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D의 작업은 애틀랜타의 마틴 루터 킹 센터와 알라마마 버밍험의 시민권리기구 같은 주요한 공공 기념 건축물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월드 트레이드 센터 부지에도 정통하다. 이 회사는 하부 맨해튼에 위치하고 있고, 직원 수는 90명이며 5명의 파트너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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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관 설계 스노헤타(Snøhetta) 크레이그 디커스(Craig Dykers)와 셰틸 토르센(Kjetil Thorsen)은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국제 건축, 조경 인테리어 회사의 설립자인데 기념박물관 전시관을 설계했다.

    스노헤타(Snøhetta)는 기념박물관의 주 진입로를 제공하는 전시관 설계경쟁에서 우승한 후 뉴욕시의 회사와 합병했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베를린의 노르웨이 대사관과 노르웨이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를 설계했다. 설계사 설립 이래 다수의 국제 경쟁에서 우승했으며 세계적으로 전시시설 설계로 알려져 왔다. 많은 주변 상황과 함께하는 공명의 존재를 표현함으로 자신의 작품을 특징 지었다.

    [신동기 한미글로벌 엔지니어링팀 이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5호(2013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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