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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유치팀, 해외기업들을 구미로 이끌다
입력 : 2013.06.07 14: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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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독일 의료기기 업체 투자를 유치한 남유진 구미시장(가운데)
지난 7년 동안 10조원대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던 구미시 투자유치팀의 숨겨진 비결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 바로 투자자와 행정기관 간의 ‘신뢰 구축’이 막대한 금액의 투자유치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남 시장은 “기업의 투자에 손익에 따른 계산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에게 구미에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구미시는 지난 2006년 시장직속기구인 ‘기업사랑본부’를 발족시켜 전국 최초로 기업사랑 도우미 제도를 운영하며 1사 1공무원을 매칭해 기업의 의사소통 창구를 열었고, 매월 ‘이달의 기업’을 선정해 해당 기업의 사기를 고취시켰다.
또 ‘기업애로 대책반’을 별도로 구성해 기업의 모든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기업사랑본부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기업애로 해결 실적은 무려 1577건을 넘어섰다.
결국 구미시만의 이러한 기업사랑 노력을 인정받아 2011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제3회 섬김이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실제 구미가 밝힌 해외유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7년간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총 2조3881억원을 투자받았다. 여기에 국내외 46개사로부터도 9조8826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특히 도레이첨단소재, 아사히글라스, 엘링크링거, 머스코풍산 등 세계 각국의 부품소재 전문기업들이 구미에 둥지를 틀면서 부품소재산업의 국산화를 이뤄내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남유진 구미시장은 의외로 깨끗이 인정하는 대답을 했다. “내가 모자란 탓이다.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지 지금은 중요하지 않다. 우선 불편을 겪고 있는 시민들과 구미시에 입주한 기업들에게 먼저 사과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1월 28일 남유진 구미시장과 산동면 주민들과의 대화의 시간 중에 불산 누출지역 피해 주민들이 깜짝 감사패를 전달한 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마을 현지를 찾아와 위로하고 격려하며 신경을 써준 남유진 시장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자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견으로 십시일반 모아 돌발적으로 전달된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변화는 기업들에서 감지됐다. 불산 사고로 인해 대대적인 투자 축소가 예상됐지만 해외기업들은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기업인 엘링크링거사는 불산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예정대로 구미시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신뢰’의 승리였다.
[서종열 기자 취재협조 구미시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3호(2013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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