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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글로벌 공동기획] ⑲ 세계의 건축·건축사 톰 메인의 41 Cooper Union `조각 같은 건물… 전통의 경계 허물다`
입력 : 2012.11.12 11: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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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차 엔진을 최초로 발명한 사업가 피터 쿠퍼가 설립자이다. 그의 교육 철학인 “교육은 누구에게나 숨 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처럼 제공 돼야 한다”는 설립 정신이 현재까지도 내려오고 있다. 그 정신의 혜택으로 쿠퍼 유니온 대학의 전교생이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 대학교는 뉴욕 공용 도서관이 개관하기 전에 대중 도서관을 운영했으며, 여성을 받아들인 최초의 대학교이기도 하다. 쿠퍼 유니언은 뉴욕시 맨해튼의 대표적인 건물인 크라이슬러 빌딩(Chrysler Building)을 비롯한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 수입과 대학 자산의 이자수익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뉴욕 East Village 최초의 현대 건축물 41 Cooper Union이 위치한 이스트 빌리지는 1970~80년대에 미술 및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저렴한 창작의 공간을 제공했던 예술의 장소였다. 그곳에서 예술가들이 거주하면서 많은 예술 행위를 했던 곳이었다. 이 지역이 주택고급화(Gentrification)로 개발됨에 따라 현대적인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상류층의 문화가 스며들어 왔다.
쿠퍼 유니언은 이곳에 최초로 현대 건축을 소개한 건물이다. 이곳에 41 Cooper Union이 지어지기 전에는 20세기 초(1912년)에 지어진 건물(2층)이 있었다.
21세기 초 쿠퍼 유니언 대학교는 재정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에 세 군데로 분산돼 있던 학과를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2004년에 41 Cooper Union을 건설하기 위한 현상설계를 개최했다. 설계 공모에 제출된 150여개의 작품 중 톰 메인의 설계회사인 모포시스(Morphosis)의 안이 당선됐다. 2006년 11월 13일에 기존 건물을 철거하기 위한 공사를 착수해 5개월가량의 기간 동안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2년 1개월 동안 터파기, 골조공사, 마감 및 외장 공사를 거쳐 2009년 9월 15일에 준공했다. 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1만6258㎡의 이 건물은 약 1200억원의 공사비가 소요됐다.
학교 설립자의 교육 철학인 ‘물과 공기와 같은 자유로움’을 부여하고자 했다. 반투명한 이중외피는 빛과 그림자가 서로 엉키고 울려 퍼지는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 조각 같은 입면은 건물의 독창성을 표현하고, 내부에서 일어나는 창조적인 활동을 외부로 드러낸다. 움직이는 패널로 구성된 이중외피는 유리와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벽으로부터 일정한 간격으로 이격돼 있다. 이 패널은 외부 복사열의 영향을 줄여줘 여름에는 서늘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는 단열재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광학적 패널은 공조시스템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고, 일반적인 건물보다 약 40%가량 에너지를 절약한다.
그리고 건물의 75%의 공간이 자연광으로 채광이 이뤄지고 있다. 주변 도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건물의 투명한 입면 때문에 건물을 관찰하게 되고 사람들을 건물 내부로 유인하게 된다. 내부 중앙 정원에 설치돼 있는 계단은 유리로 둘러싸여 있는데 외부도로를 향해 열려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부분이 외관상 소문자 ‘t’자 모양으로 보이는 입면 부분이다. ‘t’모양으로 보이는 외피 부분은 설계자의 이름인 톰 메인(Thome Mayne)의 첫 이니셜인 ‘t’를 연상하게 한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6미터 폭의 중앙 계단(Grand Stair)이 눈에 보여 사람들을 그곳으로 유입시킨다.
중앙 계단은 학생들 간의 만남의 장소가 되도록 디자인됐는데 이곳에서 많은 학생들이 모여서 대화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주 엘리베이터는 1층, 5층, 8층에만 정차하도록 설계됐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육체적인 활동을 더욱 많이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곳에 설치된 3개의 계단도 연속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예를 들어 4층과 6층, 7층과 9층을 이어주는 식으로 설계돼 수직광장(Vertical Piazza)을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
화물용 엘리베이터는 작품과 장비 기타 물건을 운반하기 위해서 매층마다 정차한다. 이전에 세 개로 구분된 학부 간 소통을 유도한 이 건물의 수직광장(비형식적이고, 사회적이고, 지적이고, 창조적인 교환의 중심 장소)은 2개의 층 높이로 설계된 출입 로비에서부터 도시를 내려다 볼 수 있는 2개 층 높이의 학생 라운지가 있는 4층까지 연결된다.
5층에서부터 9층까지 연결돼 있는 스카이 로비와 만남의 장소는 학생라운지, 세미나룸, 락커 공간과 앉아서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 도시경관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중정 주변에 배치돼 있다. 이곳에 설치돼 있는 스카이 브리지는 비형식적인 두 개의 공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41 Cooper Union의 LEED (Platinum 등급) 이 건물은 뉴욕에서 최초로 LEED(Platinum 등급) 인증을 받은 학교 건물로서 친환경 건물이다. 입면의 이중외피는 단열재 역할을 수행하고, 옥상의 녹화 조경은 도심의 열섬효과를 감소시키고, 우수는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폐열 발전 시설은 버려지는 열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돼 에너지 비용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가변성을 가진 최첨단의 연구소, 스튜디오, 교실은 재사용하거나 재생 처리할 수 있는 저공해물질로 디자인됐다. 이러한 가변적인 공간은 교육 및 연구 활동의 현재와 미래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해 학교시설을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Diamond Ranch High School
건물은 424명의 학생을 수용하는 기숙사 건물로서 캠퍼스의 서쪽 끝단에 위치하고 있다. 캠퍼스 서쪽 출입구를 나타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외장은 프리케스트 콘크리트와 골진 알루미늄 스크린, 구멍 뚫린 금속 스크린 등으로 구성돼 색다른 외형을 표현하고 있다. 건축물을 멀리서 볼 때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위에 매달려 캔틸레버 형식을 취하고 있는 외부사인(Sign)으로 이는 작가의 특성을 잘 드러낸 요소이기도 하다. 이 건물은 몇 개의 상을 수상했고 건축가인 톰 메인에게 중요한 건물 중에 하나였으나 독특한 입면과 콘크리트 인테리어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많은 논쟁의 대상이 됐다.
Caltrans District 7 Headquarters, Los Angeles
톰 메인
메인과 3명의 동업자는 1972년 Morphosis(Architectural Firm)를 창립했다. 창립 철학은 건물이 지어지는 곳의 문명을 흡수하고 전통적인 형태의 경계를 벗어나는 것이었으며, 조각상과 같은 형태를 추구하는 것이었다.
현재 그는 UCLA의 종신 교수로 있으며 미국의 유명 대학과 영국과 네덜란드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Sun Tower in Seoul Korea를 설계했다.
[전병기 한미글로벌 ENG팀]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6호(2012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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