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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lus Knowledge]사업의 기본, 누가 핵심고객인지 가려내라
입력 : 2012.09.07 17: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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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경험이 없는 신생업체이거나 신사업을 목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시장에 진입한 경우에는 어떨까? 어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자원을 투여해야 하는지 제품의 품질은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하는지 또 어떤 채널에서 판매해야 하는지 등 우리는 게임의 법칙에 대해 처음부터 배우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새로 진입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링을 알아보자.
여기서 T-Plus는 경험사례를 중심으로 고객, 상품, 채널을 차례로 설정하고 수익성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실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1. 고객을 파악하고 유의미한 단위로 구분할 것 신사업에 도전하는 많은 기업들과 Start-up 단계의 개인들은 자사 제품의 기술적 우월성에 집착하다 실패한다. 우리 제품은 우수한데 유통채널에서 받아주지 않는다거나 고객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식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출발부터 잘못됐다. 자사 ‘제품’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잠재적 ‘고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마케팅의 기본인 STP(Segmentation·Targeting·Positioning) 관점에서부터 시작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하는 방법이 보다 바람직하다.
시장에는 다양한 욕구, 즉 니즈를 가진 고객이 존재한다. 니즈가 유사한 고객들을 동일한 고객으로 보고 자사의 핵심고객을 선별해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접근방법을 STP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잘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는 방법이다. STP를 현실세계에서 적용하기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전통적인 인구 통계학적 잣대로 고객을 이해하려 하기 때문이다. 연령대나 소득수준, 거주지가 비슷한 고객들은 제품에 대해 같은 니즈를 가지고 있다고 간주한다는 의미이다.
최근 사회가 다원화되고 가치소비 경향이 증대됨에 따라 인구통계학적 고객구분(Segmentation)이 유용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근래에는 고객군의 인구통계학적 특성보다 제품의 사용처 및 제품에 대한 태도(U&A·Usage & Attitude) 기반의 고객구분이 일반적이다. 이 방법을 사용할 경우 고객의 소비행동을 보다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0~35세 연소득 4000만원 내외의 남성 자동차 구매고객’보다는 ‘자동차를 주말 나들이 목적으로 사용하며 연비보다는 가속 성능을 중요시 하는 고객’이 그 고객의 구매행동과 잠재적 욕구를 성공적으로 설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시장별로 다르지만 제품의 사용처 이외에 많이 사용되는 고객구분 기준은 브랜드가 제품구매 의사결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의미하는 브랜드 관여도, 가격 관여도, 제품의 주요 속성에 대한 관여도 등이 있다.
고객들의 욕구가 어떻게 다르고 욕구에 따라 고객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알아냈다면 신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절반 이상의 준비가 된 셈이다. 고객의 특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야말로 실패를 위한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2. 핵심고객 타깃팅을 하라 이제부터는 구분된 고객군(Segment) 중 누가 우리 회사의 핵심고객인지 가려내는 타깃팅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 들 수 있는 의문은 과연 고객을 핵심과 비핵심으로 나누는 일이 필요한가 하는 점이다.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판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이다.
신규 진입자인 당신이 기존 제품보다 월등히 우수하면서 가격은 반 이하로 저렴하고 모든 유통채널을 설득하거나 새로운 직영점을 만들어 단기간에 모든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아이폰을 처음 출시한 애플처럼.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할 자신이 없으므로 다음 질문을 유심히 살펴보자.
고객의 욕구인 니즈 중 기존 시장에 있는 제품으로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불만족(Unmet Needs)이라고 한다. 정리하자면 규모가 충분하면서 현재 제품에 불만족이 있고 회사의 역량으로 불만족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고객을 핵심고객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회사가 당연한 원칙을 지키고 있는가는 각자 반추해 볼 일이다.
3. 정확한 상품 콘셉을 잡아라 본격적으로 잠재적 핵심고객의 욕구에 대해 집중해 보자. 고객의 욕구는 기능성과 디자인의 두 가지로 집중된다고 가정하고 제품에 대한 고객의 가격 지불의향이 구매결정에 중요한 요인임을 발견했다고 하자. 핵심고객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표와 같은 정도로 기능성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고 가격 지불의향도 최고수준이라면 핵심고객은 시장 내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고객일 것이다.
회사의 상품 콘셉트는 고객의 불만사항이 더 큰 기능성의 차별화에 집중돼야 할 것이므로 경쟁사 제품의 스펙과 비교해 핵심고객의 기대수준에 최대한 근접한 수준인 9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디자인은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이 7이지만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들이 일반적으로 9 정도임을 고려해 경쟁사 수준에서 9로 설정했다고 하자. 만약 경쟁사 제품 대비 고객의 주 구매요인인 기능성이 우월하고 고객이 기대하고 있는 기능성에 근접한 제품이면서 디자인도 뒤지지 않는다면 가격은 경쟁사 제품 대비 약간의 프리미엄을 붙여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자사 핵심고객의 불만족(Unmet Needs)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사 제품·상품의 콘셉을 정하고 상품의 특성과 가격을 설정하는 작업을 포지셔닝 또는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 설정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정해진 가치제안은 콘셉 개발 단계에서 생산 및 조달 비용과 소비자 만족도의 지속적인 검증을 통해 다음과 같이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점이다.
※ 24호에서 계속... [김희준 T-Plus 팀장, 김재승 T-Plus 컨설턴트, 양승철 T-Plus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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