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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Report] M&A 성공기업, 그들 전략은 남달랐다
입력 : 2012.02.29 1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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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참치잡이 원양어선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맥킨지는 지난 10년 간 총 1만5000개 이상의 딜을 체결한 전 세계 1000대 비금융 기업들을 대상으로 초과 주주수익률을 분석하였다. 해당 부문 인덱스와 해당 기업의 주주총수익률(TRS) 간 격차를 추적하여 초과 TRS를 측정했다. 이 분석에서는 2000년대 초 IT거품 붕괴의 일부 영향을 배제하려고 11년 초과 TRS를 사용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의 외부적 요인들이 초과수익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딜 추진 유형 간에도 명백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M&A 범위를 기준으로 기업들을 세분화한 결과, 딜 유형이나 산업에 따라 장기적 수익에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딜의 경우 업종과 상관없이 최적의 역량만 확보되었다면 성공적 M&A가 가능하나, 대형 딜의 경우 산업구조가 기업의 역량이나 리더십만큼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딜 :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성숙산업의 경우, 인수업체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대규모 M&A를 추진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업계 특성 상 초과 생산능력 축소 및 실적 제고를 통해 막대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장기간에 걸친 통합으로 인해 운영상 차질이 초래될 가능성이 보다 적기 때문이다. 반면 연평균 성장률 7%를 상회하는 고성장 부문에선 대형 M&A 딜 추진은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딜 실행 직후 5년이 지난 시점의 초과 TRS는 -12%로 비슷한 기간 저성장 업종의 기업들이 달성한 4% 대비 현격히 낮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고성장 부문 기업들이 이와 같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대형 딜에 수반되는 장기간의 통합 작업에서 지나치게 내부에 초점을 둔 나머지 결정적인 상품 혹은 업그레이드 주기를 간과한 데에서 그 주요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혹은 상호보완적 영역으로 사업 확대를 시도하였으나 막상 피인수기업의 상품 및 기술과 중첩된 영역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조사 결과 이러한 기업들은 시장가치가 대체적으로 매우 높은 지점에서 대형 딜을 추진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이테크 기업들의 경우 이 세 가지 덫에 모두 걸려든 대표적 사례에 해당한다.
물론 대형 딜의 성공 여부는 기업의 경쟁력 및 1년 이상 소요되는 통합작업을 이끌어갈 리더십의 역량과 해당 딜의 특수성에서 수반되는 기타 요인들도 좌우하는 것이 사실이다.
프로그램 딜 : 업종을 불문하고 프로그램 접근법을 구사하는 기업들은 좋은 성과를 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된 대부분의 부문에서 이는 가장 효과적인 상위 2개 전략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해당 10년간 초과 수익률 기준). 이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은 다수의 M&A를 추진하며 이를 위해 시가총액 대비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감행한다. 해당 기간에 33건의 딜을 통해 인수한 시가총액 대비 비율의 중간값은 36%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규모의 효과도 작용하여, 더 많은 딜을 추진할수록 초과 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분석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는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이다. 딜 전략이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 달성에 기여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의 기업들은 성공적 M&A 후 더 많은 딜을 실행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분석 결과 대규모 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특정 역량이 필수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나 그것이 반드시 특정 산업구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M&A를 추진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선도적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1~2개 시장 혹은 제품영역에 우선순위를 책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IBM은 일련의 소규모 S/W업체 인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실행하였다. 피인수 사업체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던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성공적 M&A 프로그램을 통해 IBM은 인수 후 피인수기업의 성장률이나 수익률 개선이라는 두 성공지표에서 모두 긍정적 실적을 발표할 수 있었으며, 향후 인수를 통한 추가적 수익 달성 목표도 설정할 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대형 제약회사들 역시 글로벌 영업망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과 일련의 소규모 M&A 딜 및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한다. 물론 대기업들이 신성장 기회 모색 차원에서 이를 실행하는 경우도 있다. 1990년대 말 독일의 산업기기 재벌 BASF는 특수화학 사업으로 선회하면 더욱 신속하게 수익성 있는 성장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해 기존 기술 역량이나 고객 니즈에 대한 이해를 통해 가치 실현 기회를 모색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범용 화학제품 사업을 정리하고 특수화학 기업과 비즈니스를 인수하여 이를 기존 조직과 신속히 통합하였다.
유사한 또 다른 사례로는 월트 디즈니사의 예를 들 수 있다. 월트 디즈니사는 베이비 아인스타인(Baby Einstein)이나 머핏(Muppets) 등의 브랜드를 전격 인수하여 디즈니의 글로벌 입지를 기반으로 신규 브랜드 시장 및 사업영역 확대를 추진하였다. 클럽 펭귄(Club Penguin)이나 마벨 엔터테인먼트(Marvel Entertainment) 인수 역시 유사한 사례에 해당한다. 클럽 펭귄 인수를 통해 디즈니는 새로운 제품과 유통 채널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마벨 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통해서는 공략이 매우 어려운 인구계층에 해당하는 10대 소년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Foxconn
이 부문에 속한 산업재 기업들은 전술적 M&A를 통해 제품이나 채널 상의 간극 해소를 시도하곤 한다. 이는 프로그램 M&A와 매우 유사한 접근법이나, 그 중요성은 결코 같지 않다. 예를 들어 캐터필러사의 경우 디젤 엔진, 철도 및 광산 장비, 특수 수리장비 제조업체들을 매입함으로써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바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산업재 부문의 경우 M&A 매물의 수 자체에 한계가 존재한다.
선별적 딜 : 많은 기업들은 이따금 M&A를 추진하고 있지만 걸맞은 역량이나 선제적 전략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M&A에 지출하는 금액은 연간 시가총액의 2% 미만에 불과하며, 총 주주수익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역시 M&A 전략보다는 유기적 성장 전략에 해당한다. 이 부류에 속한 나머지 기업들의 M&A 사례는 일종의 예외적 사례들로 간주할 수 있으며 그나마 다수는 2001년 IT거품 붕괴와 함께 불행히도 단발성 딜로 끝나고 말았다. 따라서 이 그룹의 성과가 명확한 M&A 전략에 기초한다고 결론짓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핵심사업의 성장을 위해 실용적 차원의 딜을 추진한 견실한 기업들로 보는 편이 더욱 온당할 것이다. M&A의 성과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는 딜 활동의 유형을 보다 미시적으로 조망할 때 가능해진다. 대규모 딜의 경우 업종 자체가 성패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소형 딜의 경우 인수 추진 업체의 역량이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Werner Rehm 맥킨지 뉴욕사무소 선임연구원, Robert Uhlaner 맥킨지 샌프란시스코사무소 파트너, Andy West 맥킨지 보스턴사무소 파트너]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8호(2012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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