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 Story] 주위의 모든 것은 미디어가 될 수 있다

    입력 : 2011.05.27 15:29:31

  • 사진설명
    요즘 들어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란 용어가 회자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의 창출이 곧 메시지의 새로운 전달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인데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는 메시지다’란 명제가 상업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생생한 실체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광고계에서 활발하게 통용되고 있는 용어인 ‛앰비언트(Ambient)’, 즉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왔다. 근래 4~5년 동안 이러한 새로운 미디어 창출하기 전략은 듣도 보도 못한 끼 있고 재치 넘치는 광고 아이디어를 양산해 왔다. 눈을 확 잡아끄는 몇몇 예를 살펴보자. 소화제 손리살(Sonrisal)은 슈퍼마켓 내부의 환경을 적절히 활용했다. 사실 슈퍼마켓은 갖가지 물품과 함께 다양한 POP들이 현란하게 배치되어 있어 쉽게 시선을 뺏길 수 있는 장소다. 그러나 유일하게 시선을 집중해야 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계산대다. 자신이 산 물건이 제대로 계산되고 있는지를 주시해야 하기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손리살은 계산대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진 수많은 먹을거리들이 마치 사람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절묘한 위치를 찾아낸 것이다.

    영국 버진 그룹의 항공사 버진 애틀랜틱(Virgin Atlantic) 역시 공항의 수화물이 나오는 컨베이어 벨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여행자들은 누구나 자신의 여행 가방이 파손되거나 분실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버진 애틀랜틱은 이러한 소비자의 인사이트에서 아이디어를 끌어냈다. 화물 처리 서비스의 완벽함을 알리기 위해 화물이 나오는 컨베이어 벨트에 달걀 꾸러미를 올려놓음으로써 안전하게 화물을 관리한다는 메시지를 유머에 실어 전달했다. 자신의 화물이 나오기를 눈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그 달걀 꾸러미를 그냥 지나칠 확률은 1%도 안 될 것이다.

    까르푸(Carrefour)는 매장에서 책도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일반인들이 까르푸에서는 책을 판매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 사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인지시키느냐가 관건이었다. 까르푸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책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품을 이용해 책 광고를 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생선 위에는 소설책 <모비딕>을, 마늘 위에는 <드라큘라>를 올려놓고 까르푸에서 책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카피를 적어 놓은 것이다. 생선이나 마늘을 사러 온 사람이었다면 당연히 그 메시지에 시선이 머물 수밖에 없었을 것이기에 까르푸에서 책도 판매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정확한 전략이었던 셈이다.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광고
    사진설명
    듀럭스(Dulux) 페인트의 아웃도어 광고는 인접 환경의 변화까지 크리에이티브 요소로 활용한 독특한 경우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프레토리아시에 설치된 이 광고물은 자카란다 나무의 고향으로 유명한 이 마을의 특징을 십분 활용했다. 보라색 계통의 페인트 색을 강조한 옥외 광고물을 설치해 놓고 일정 기간이 지나 인접해 있는 자카란다 나무의 보라색 꽃잎이 만개할 때면 빌보드에 등장한 색깔이 꽃 색깔과 같아지는 이치를 활용했다. 듀럭스가 꾸준히 주장해온 ‘당신이 상상하는 모든 색’이란 제품의 핵심 메시지를 주변환경의 특징을 이용해 절묘하게 표현한 예라 하겠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네드뱅크(Nedbank)에서 시도한 빌보드 아이디어는 한층 더 나아간다. 이 광고판은 세계 최초의 태양열 광고판으로 각각 135와트의 전력을 발생하는 집광기 10개를 빌보드에 설치해 거기서 만들어진 전기를 인근 초등학교의 식당에 공급했다. 카피에 드러나 있듯이 ‘은행이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상황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이다. 말로만 떠드는 공익광고판이 아니라 실행하는 공익광고판이었다.

    포르테 1000(Forte 1000) 콘돔은 술집, 레스토랑, 클럽 등의 화장실 스위치에 스티커를 붙여 놓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스위치를 올리게 되면 마치 남성의 성기가 발기된 듯한 모습이 되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포르테 1000을 알릴 수 있는 기막힌 상황을 연출하게 된 것이다. 서양에선 업소의 화장실에 일회용 콘돔 판매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처럼 콘돔이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장소를 선택해 메시지를 전달한 방법은 효과적이었다.

    이와 비슷한 예로 노르웨이 오슬로의 피어싱 서비스 업체인 피어싱 스튜디오(Piercing Studio)에서 선보인 미디어 활용법을 들 수 있다. 길거리의 문이나 벽에 달린 문고리나 대못에 대형 사이즈로 프린트 된 사람의 귓볼, 혀, 눈두덩이 부위를 끼워 넣음으로써 자연스럽게 피어싱된 모습을 연출했다. 지형지물을 유머러스하게 활용한 예이다.

    미디어가 곧 메시지가 되는, 광고로 끌어오면 미디어가 곧 크리에이티브가 되는 이러한 실례들은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고 앞으로도 그 활용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롭게 발견되고 만들어지는 미디어의 형식은 TV나 신문처럼 고정된 형식이 아니라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고인들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정답도 없고 정해진 것도 없는 미디어를 끊임없이 창출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김홍탁 / 제일기획 ECD·광고평론가 kkhongt@gmail.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호(2011년 03월) 기사입니다]



    [화보] 홍수아, 시선집중 가슴 라인!

    부산저축은행, 감사 무마 위해 '물방울 다이아몬드' 상납

    카카오톡法 나올까…방통위, 연말까지 원칙 마련하기로

    MS도 버린 옴니아2

    '카카오톡'으로 밝혀진 아내살인 대학교수와 내연녀

    손담비, 맞춤법 실수 굴욕…팬들 지적에 급수정

    '나가수' 삼국지 패러디 화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