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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등판한 홈트레이닝 시장 엔데믹에도 나 홀로 뛴다
입력 : 2022.07.29 15: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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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김영미 씨(가명·31)는 퇴근 후 TV 앱을 통해 요가나 에어로빅을 즐기며 하루를 마감한다. 김 씨는 “최근 엔데믹 기대감에 한동안 저녁약속이 늘기도 했지만 다시 확진자가 늘면서 예전 일상으로 돌아왔다”며 “처음엔 혼자서 하는 운동이 효율적이겠나 싶었는데 앱을 통해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면서 함께하는 것보다 재미있다”고 전했다.
비단 김 씨뿐만 아니라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홈트레이닝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의 조사를 살펴보면 전 세계 홈피트니스 서비스(앱)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0억6000만달러에서 올해 16억6000만달러, 오는 2026년 302억4000만달러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피트니스 앱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대기업부터 패션 업체까지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구독형 운동 서비스인 ‘피트니스 플러스’를 출시한 애플도 홈트레이닝 강자 중 하나. ‘세상에서 가장 큰 헬스클럽’이란 수식어로 대변되는 피트니스플러스는 애플TV,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요가를 비롯한 운동 영상을 따라하고, 애플 워치로 운동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서비스다.
애플은 지난해 9월 피트니스플러스를 제공하는 국가를 6개국에서 프랑스, 독일, 인도네시아 등 15개국으로 확대했다. 한 번에 32명이 함께 운동에 참여해 결과를 공유할 수도 있다. 명상, 요가, 필라테스 등 1200개에 달하는 홈트레이닝 영상도 새롭게 올렸다. 일례로 서핑을 하면 파도를 몇 번이나 넘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자전거를 타면 소모하는 칼로리를 측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GPS, 심박수,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데이터를 분석한다. 애플은 올 초 영국의 스타트업 ‘AI뮤직’을 인수하며 피트니스플러스 키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AI뮤직이 보유한 기술은 로열티 없는 음악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며 맞춤형 사운드트랙을 생성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운동할 땐 심장박동 등 운동 강도에 따라 음악이 달라지는 식이다.
애플 피트니스플러스. 애플 피트니스플러스.
한편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지난 6월 현대백화점과 헬스케어 콘텐츠 강화를 위한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고객경험 중심의 헬스케어 공간 조성, 콘텐츠 및 체험프로그램 개발, 헬스케어 시장 선도를 위한 홍보 및 마케팅 협력 등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우선 내년 상반기 내에 현대백화점과 함께 젝시믹스, 국민피티 등 자사의 브랜드와 서비스가 연계된 색다른 헬스케어 공간을 선보여 고객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박희종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부대표는 “이번 협약으로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잠재고객들에게 편리한 체험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양사의 업무협조와 시너지 효과로 헬스케어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큐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운동, 교육 중심 메타버스 기업 야나두도 ‘야핏 사이클’로 홈트레이닝 시장에 진출했다. 야핏 사이클은 가상세계에서 게임하듯 운동하고 돈도 모을 수 있는 메타버스 홈트레이닝 서비스다. 올 1분기에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하반기에는 가민(Garmin)의 고사양 인도어 사이클 트레이너인 탁스(Tacx)와 야나두의 메타버스 홈트레이닝 서비스인 야핏 앱을 연동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출시하고, 가민과 함께 해외진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삼성 홈 피트니스. 삼성 홈 피트니스.
U+TV 이용고객은 이를 통해 명상·호흡, 스트레칭, 요가·필라테스, 근력, 유산소, 전신·복합, 골프 등 7가지 운동 유형별 콘텐츠는 물론 키즈, 임산부, 시니어, 운동 초보자, 골퍼 등 특정 고객군에 맞춘 다양한 테마별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 또 서울대학교 병원 교수진과 제작한 건강정보 영상을 비롯해 피트니스 센터들과 협업해 현직 트레이너들의 생생한 운동법을 담은 콘텐츠도 제공한다. 글로벌 전문 피트니스 기업 레즈밀과 협업한 전용 프로그램 ‘8주 환생 프로젝트’도 제작했다. 운동 입문자를 위한 저강도 운동부터 운동 마니아를 위한 고강도 전문 피트니스 프로그램까지 운동 능력을 체계적으로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집에서 TV나 PC, 스마트폰 등을 통해 피트니스 코칭을 받을 수 있는 ‘삼성 홈 피트니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텔신라 운동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각 분야 전문 트레이너들의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보디웨이트, 댄스, 필라테스, 요가 등 운동 종목도 다양하다. 운동 시간, 운동 효과, 소모 칼로리 등 각종 운동 정보를 아이콘, 그래프, 차트 등으로 제공해 수강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홈트레이닝에 입문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스타강사의 데일리 라이브 서비스 ‘베이직’, 최대 8명의 수강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리미엄’, 오직 나만을 위한 1:1 코칭 서비스 ‘프라이빗’까지 총 3개의 월정액 구독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피트니스 캔디 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 공동 대표, LG전자 조주완 사장, SM엔터테인먼트 탁영준 공동 대표.
LG전자 측은 “피트니스 캔디는 디지털 피트니스 콘텐츠 브랜드로서 개인의 즐거운 피트니스 참여를 위한 맞춤형 커뮤니티 서비스”라며 “MZ세대를 겨냥한 모바일 기반의 차세대 운동 데이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과 기존의 홈트레이닝에서 스마트 고객 데이터 플랫폼 기술력과 K-POP적 디지털 피트니스 콘텐츠 경쟁력을 중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그동안 가전 패러다임이 기능과 성능 중심의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LG전자는 고객경험 중심의 스마트 가전 패러다임으로 선도해나가고자 한다”며 “앞서가는 내 삶을 위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모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K-POP을 만든 SM엔터테인먼트의 음악과 댄스, 아티스트 콘텐츠와 LG전자의 글로벌 IT 기술이 만나 글로벌 피트니스와 헬스케어 산업에 기여할 기회라고 본다”며 “피트니스 캔디의 디지털 피트니스 콘텐츠는 단순한 운동이 아닌 K-POP의 댄스와 리듬을 리마스터링해가는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무브먼트”라고 소개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3호 (2022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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