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Inside] <단독> 포스코 지주사 설립 여론전에 직원들 강제 동원

    입력 : 2022.02.28 17:01:42

  • 포스코가 지주사인 ‘포스코 홀딩스’ 본사를 서울이 아닌 포항에 그대로 두기로 했지만, 여론전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동원해 눈총을 사고 있다.

    먼저 포스코 본사 직원들은 회사에서 정한 홍보영상으로 카톡 프로필로 변경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영상은 ‘포스코 본사는 여전히 포항입니다’ ‘포스코는 포항을 절대 떠나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이어진다. 회사 측은 해당 지침을 ‘권장 사항’이라고 해명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사진설명
    포스코 본사 한 관계자는 “휴가 중이든 퇴근 이후 시간이든 프로필을 바꾸지 않는 직원에게는 상사들이 돌아가며 몇 번이고 전화해서 압박한다”라며 “프로필 변경이 권장 사항이라고 해놓고 실상 면담이나 전화로 ‘너(미변경자) 때문에 우리 팀 실적이 안 좋으면 책임질 수 있겠느냐?’는 말이나 인사 불이익 등을 언급하는 등 협박성 발언도 비일비재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포스코 조직문화가 워낙 엄격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비난하는 분위기”라면서 “직원들에게 어떤 의견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지주사 설치에 대해 언론을 통해 들은 상황이라 불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배포 지시한 홍보 전단
    직원들에게 배포 지시한 홍보 전단
    ▶카톡 프로필 변경·봉사활동 때 전단 배포 압박 한편 포스코는 본사 직원들을 강제 동원해 홍보 전단을 배포하고 있다. 포스코 지주사 서울 설립의 정당성과 본사가 포항을 떠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이 담긴 전단과 휴지 등의 기념품은 부서별로 할당량을 정해 식당, 가정집 등에 근무 이외에 시간을 포함해 배포하는 등의 여론전에 직원들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한 관계자는 “공장장부터 차례로 전단을 할당해 점심시간이나 퇴근 이후 시간에 배포하라고 할당하는 식”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창궐하는 가운데 직원들을 전단 배포를 명목으로 일방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시키는 정황도 포착됐다. 특정 지역의 이장을 찾아 설명회를 하거나 일별로 부서를 할당해 전단과 마스크 등을 배포하는 활동에 참여시키는 형태다. 이에 대해 포스코 한 관계자는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는 시기라 다들 걱정이 많지만, 부서별로 봉사활동에 무조건 포함되는 형태라 빠진다고 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4명 단위로 활동하고 실제 활동은 전단과 홍보 마스크를 배포하는 일에 동원되고 미참석자의 경우 다시 편성해 투입하는 형태라 실상 강제 동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토로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8호 (2022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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