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Inside] 잇단 구조조정 좌초 위기 이동걸 회장 빅딜 무산 책임론

    입력 : 2021.12.27 10:13:49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대형 빅딜들이 잇달아 벽에 부닥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은 지지부진하다. 지난 2019년 초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을 정상화하면서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는 등 기업 결합에 속도를 냈지만, EU 등 해외당국의 심사와 한국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등에 막혀 3년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선 유럽 경쟁당국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국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연내에 기업결합 심사를 마치겠다고 호언했으나 아직 1차 심사조차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EU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할 경우 LNG선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라고 하고 있으나 이를 해결할 뚜렷한 방법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산업은행 안팎에선 합병 무산을 고려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항공업계 빅딜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도 1년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공정위를 포함 14개 국가에 기업결합 심사 신청을 한 뒤 동남아권 국가에게는 승인을 받았으나 한국과 미국, EU 등에서 심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과 EU에선 기업결합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자 재계와 금융가에선 이동걸 회장이 독과점 문제를 안일하게 생각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동시에 2023년까지 임기인 이 회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산업은행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 회장이 대형 빅딜을 주요 업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매각이 무산될 경우 결국 한 게 무어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역대 산업은행장들은 정권이 바뀌면 교체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선 전후로 거취를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 전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6호 (2022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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