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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된 머지포인트 본사…"내돈 돌려줘" 수백명 몰려왔다
입력 : 2021.08.13 17: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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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판매를 중단하고 당분간 서비스를 축소한다고 발표하자 13일 머지포인트 가입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사무실로 몰려가 결제금액 환불을 요구하며 대기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금융당국은 미등록 영업을 한 머지포인트를 수사 의뢰하기로 잠정 결론을 냈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미등록 영업을 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이 커지면서 이날 머지포인트 본사에는 고객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특히 구매 한도가 없었던 머지포인트는 피해액이 1000만원을 훌쩍 넘는 소비자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금융업자 포인트 충전 한도는 200만원이지만, 미등록 영업을 하던 머지포인트의 경우 구매 한도가 없다. 제휴 금융사나 핀테크사를 통해 가입한 소비자도 상당수였다. 이 때문에 파장은 금융권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취업준비생 이 모씨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와 제휴한 프리미엄 서비스인 '머지플러스'에 가입했다. 연간 구독권 구매 시 토스포인트 5만원을 주고, 이후 매달 1만5000원 상당의 토스포인트를 돌려주는 이벤트였다. 이씨는 "아버지와 제 돈을 합쳐서 약 90만원이 물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자금융업자는 고객 충전금을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용해야 하지만, 머지포인트는 이 같은 규제를 전혀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돈이 안전하게 보관돼 있는지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머지플러스가 이른바 '돌려 막기'를 한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이 처음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 사업을 키우는데, 어느 순간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 돌려 막기 유혹에 빠진다"며 "정상적이었던 사업모델이 불법이 되는 건 한순간"이라고 말했다.
현재 머지플러스 대표는 권남희 씨다. 머지플러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권남희 대표는 지난 6월부터 머지플러스를 이끌고 있다. 직전에는 권강현 씨가 대표를 맡았는데, 머지플러스 전신인 머지홀딩스 공동창업자로 알려져 있다.
[이새하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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