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새 공시가 70% 오른 세종시 풍선효과로 충청이 뜬다… 분양 몰린 천안·아산, 투자자 군침 흘릴 알짜는

    입력 : 2021.04.01 11:20:58

  • 3월 초 나온 정부 공동주택 공시가 발표는 세종 부동산을 경악케 했다.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이 무려 70%를 넘었기 때문이다. 개별 아파트 기준으로 공시가격이 작년의 2배가량 뛴 집이 속속 나오기도 했다. 예를 들어 세종시 종촌동 가재마을4단지 75㎡의 공시가격이 작년 2억500만원에서 올해 4억100만원으로 95.6% 뛰었다. 아름동 범지기10단지 85㎡ 공시가격은 2억3300만원에서 4억4800만원으로 92.3% 상승했다.

    도담동 도램마을14단지 112㎡는 지난해 5억5600만원에서 올해 8억9600만원으로 61.2% 상승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종합부동산세 부과가 확정적이다.

    1년 만에 세종시 공시가가 70%나 오른 것은 정부가 공시가를 일괄 밀어올린 측면도 있지만, 시세 상승에 기인한 부분도 상당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의 지난해 집값 누적 상승률은 37%로 전국 1위였다. 대전지역 상승률은 13.99%로 2위였다. 충청도 지방을 대표하는 세종, 대전의 집값 랠리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지난해에 그친 게 아니다. 3월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6-3생활권에 들어서는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오피스텔이 높은 경쟁률 속에 청약을 마무리한 게 대표사례다. 이 오피스텔 청약 접수 결과 평균 30.9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했다. 아파트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오피스텔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H2블록의 경우 130실 모집에 1478명이 신청서를 내 경쟁률 11.3대 1을 기록했다. H3블록은 87실 모집에 5233명이 몰려 경쟁률이 무려 60.0대 1이었다. H3블록의 34OT형은 1실 모집에 474명이 몰렸다. 35OT형은 1실 공급에 1076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1076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월 말 이 단지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할 때도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83.2대 1에 달했다. 세종 부동산을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는 심리가 널리 퍼져있는 것이다.

    천안 불당동 일대 전경
    천안 불당동 일대 전경
    ▶충청 부동산 재평가 분위기 대장 지역이 오르니 온기가 주위로 퍼져가는 분위기다. 충청 부동산 전반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시세가 오르는 곳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충남 천안의 경우 ‘불장’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시세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천안 서북구 구도심에서 분양한 ‘한화 포레나 천안두정’ 전용 85㎡는 지난 2월 5억1590만원에 거래됐다. 1년 만에 실거래가가 2억원 점프했다. 인근 단지인 ‘힐스테이트 천안신부’ 전용 85㎡는 지난 1월 4억48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 평형은 지난해 1월 3억2000만~3억4000만원 선에 거래됐던 이력이 있다. 1년 만에 실거래가가 1억원 넘게 올라간 것이다.

    돈 냄새를 맡은 건설사들이 잇달아 분양물량을 쏟아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화건설은 4월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146 일원에 ‘한화 포레나 천안신부’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6개 동, 전용면적 76~159㎡, 총 602가구 규모다. 단지가 조성되는 신두정 일대는 현재 브랜드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는 곳이다. 신축 위주로 1만 가구 아파트가 밀집하는 천안의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반경 3㎞ 이내에 신세계백화점, 롯데마트, 이마트 등의 대형 쇼핑시설과 단국대병원, 대전대 천안한방병원이 자리 잡고 있는 점도 주요 홍보 포인트로 삼고 있다. 천안 부동산 시장이 워낙 활황을 보이자 과열을 우려한 천안시가 청약 시 적용되는 지역 거주자 우선공급대상 거주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강화했을 정도다. 한국부동산원 조사결과 천안시 내 외지인 주택 매입건수는 지난해 평균 54.65%로 나타났다. 지난해 천안지역에서 주택 구매자 2명 중 1명 이상이 천안에 살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국 평균 외지인 매입비율은 약 22% 내외였다. 천안 아파트를 사놓으면 돈이 된다고 생각한 외지인 투자수요가 몰리며 외지인 주택 매입 비율이 급증했다는 것을 뜻한다. 천안시는 지난해 7월 17일 ‘주택의 우선공급 대상 지정 고시’를 통해 천안시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자에게 주택을 우선 공급했는데 이것으로는 단기 주택 과열을 피할 수 없을 거라고 본 것이다. 지난해 12월 18일 천안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읍면 제외)된 이후에도 과열 기미는 쉽게 진정되지 않았고 이에 지역 거주자 우선공급 대상 거주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강화한 것이다.

    사진설명
    천안 이외 타 지역 역시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라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삼부토건이 충남 아산시 신창면에서 1월 내놓은 ‘아산 삼부르네상스 더힐’은 지난 2월 계약시작 15일 만에 1016가구가 모두 계약 ‘완판’을 찍었다. 이 단지는 청약 접수에서 평균 1.58대 1, 최고 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 자체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조기에 완판되며 아산 부동산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13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1016가구 규모 대단지다. 지하철 1호선 신창역과 온천대로, 45번 국도, 온양순환로 등을 통해 아산 구도심 및 천안 등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가격이 이미 뛴 천안 아파트 대비 훨씬 싼값에 분양받을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비규제지역인 아산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전매 제한에 걸리지 않는 등 여러 유리한 점도 있다. 아산현대모터스밸리일반산업단지와 아산탕정테크노일반산업단지 등 산업단지도 다수 인접해 직주근접성도 우수한 편이다.

    3월 말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에 분양을 개시한 포스코건설의 ‘더샵 센트로’도 많은 주목을 끌었다. 더샵 센트로는 포스코건설이 천안아산지역에 7년 만에 선보이는 더샵 아파트다. 아산시 배방읍 북수리 389번지 일원에 지상 최고 28층, 11개동, 전용면적 76~106㎡, 총 939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더샵 센트로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050만원대로 책정됐다. 전용면적 84㎡ 기준 3억1000만~3억6000만원 수준이다. 분양업체 측은 단지 인근인 탕정지구의 전용면적 84㎡ 분양권이 올해 1월 기준 최고 6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비규제 지역인 아산시 분양물량이라 계약 즉시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청약자격, 대출제한 등 각종 규제도 덜하다.

    사진설명
    ▶아산, 대기업 몰리며 자족도시 면모 갖춰 실제 이 지역은 2019년 삼성디스플레이의 13조원 신규투자 등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 협력업체와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이 몰리며 자족도시로서의 면모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에 신설 예정인 동천안IC가 개통되면 수도권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고 도시개발사업도 활발해 실수요가 두터워지고 있다”면서 “대기업 투자가 상주인구를 늘리는 선순환효과가 자리 잡으면 실수요자 중심 집값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GS건설이 충남 계룡시 계룡대실 도시개발사업지구에 3월 공급한 ‘계룡자이’ 역시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 27.7대 1로 마감했다. 계룡자이 1순위 청약에서 총 26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7225명이 신청, 평균 2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최고 경쟁률은 242대 1을 기록한 전용 84㎡E 주택형에서 나왔다. 3가구 모집에 726건이 몰렸다. 이 밖에 84㎡F 202대 1, 84㎡B 27.55대 1, 84㎡D 26.69대 1 등으로 나타났다.

    계룡자이는 GS건설이 충남 계룡시에 공급하는 첫 번째 자이 브랜드 아파트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6층 7개 동 600가구 규모다. 전용 84㎡ 단일면적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계룡 대실지구는 대규모 유통단지와 상업지구, 근린공원 등 생활 인프라를 두루 갖춘 미니 신도시급의 주거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계룡자이는 계룡 대실지구 마지막 민간분양 아파트였다.

    계룡자이 인근에는 초등학교가 신설될 계획이다. 계룡 문화예술의전당, 홈플러스, 농소천 근린공원 등 편리한 생활환경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대전과 세종을 30분대에 주파할 수 있어 동일 생활권으로 분류된다. 2024년 개통 예정인 충청권 광역철도(계룡~신탄진)도 호재다. KTX가 정차하는 계룡역도 근처에 있다.

    청약 흥행 비결로 계룡시가 비규제지역인 점도 한몫했다. 게다가 계룡자이는 계룡시에서 흔치 않은 1군 브랜드 아파트였다. GS건설은 전국에서 쌓은 기술력을 총동원해 지상을 차 없는 단지로 구성했고 가든형 조경공간과 어린이놀이터, 주민운동시설을 함께 넣었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는 피트니스센터, GX룸, 골프연습장, 사우나, 카페테리아, 게스트하우스 등 여가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해 입소문을 타게 했다. 대부분의 평면을 4베이 판상형으로 설계했다. 각 평면별로 알파룸, 대형 드레스룸, 팬트리 공간 등 넓은 공간활용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대방산업개발이 충남 홍성군 홍북읍 일원에 분양한 충남내포신도시 2차 대방 엘리움 더 센트럴도 나름대로 히트를 쳤다. 1순위 청약에 930개의 청약 통장이 몰리면서 지역 신기록을 세웠다. 지하 2층, 지상 최고 24층, 13개 동, 전용면적 76·84㎡ 총 831가구로 조성된다. 주택형별로 ▲76㎡ 67가구 ▲84㎡ 764가구로 전 가구 중소형 평형이다.

    단지 바로 앞으로 홍북초교가 병설유치원과 함께 이전할 예정이다. 내포초, 내포중, 홍성고가 인접한 트리플 학세권이다. 단지 주변으로 중심상업지구가 형성되어 있다. 서해선, 장항선 복선전철이 예정대로 내년에 개통할 경우 서울·수도권까지 이동성과 접근성이 크게 올라간다.

    아산 디스플레이 시티 일대
    아산 디스플레이 시티 일대
    이제 남은 관심은 충청권에서 또 어떤 단지가 신규로 분양되는지로 쏠린다. 한양이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보성리 772 일원에 공급하는 한양수자인 에코시티는 단연 가장 알짜 물량으로 꼽힌다. 지하 2층~지상 29층 30개동에, 전용면적 59~84㎡규모 3200가구가 들어간다. 당초 3월 분양 예정이었지만 4월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주변에 산업단지가 많고 사통팔달의 교통망 등을 갖추고 있다. 천안 시민들로부터 신흥 주거지로 인식되며 ‘천안의 판교’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인근에 조성이 완료된 풍세산업단지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아산 사업장, LG생활건강 퓨쳐 일반산업단지, 풍세2일반산업단지, 제6일반산업단지 등 양질의 일자리가 즐비하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까지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아산사업장에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 라인을 세계 처음 구축하며 1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예상되는 간접고용효과만 5년간 8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한양수자인 에코시티’는 지난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천안·아산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한 대표 수혜지로도 분류된다. 이곳에만 2025년까지 1240억원이 들어가 고용유발효과 1155명, 생산유발효과 1578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교통여건 및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KTX와 SRT, 수도권 1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천안아산역이 지근거리다. 사통팔달한 지역으로 경부고속도로와 논산~천안고속도로, 천안~평택고속도로(2023년 예정), 43번 국도(세종로)를 타고 이동하기 쉽다. 한양 관계자는 “3200가구 규모 대단지의 이점을 잘 활용해 천안의 명품 아파트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4월에는 라인건설이 아산테크노밸리에서 이지더원 833가구를 분양한다. 아산테크노밸리는 총 8000여 가구가 산업단지와 생활권을 함께하는 직주근접 환경으로 유명하다.

    8월에는 한화건설이 성성동에서 1783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성성동 주변에는 천안 제2일반산업단지, 제4일반산업단지 및 아산 스마트밸리 일반산업단지와 단국대 천안캠퍼스, 공주대 천안캠퍼스, 한국과학기술교육대 제2캠퍼스 등이 있다. 호반건설은 천안 삼룡동에서 594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동원개발도 천안시 서북구 성성동 일원, 성성4지구에 146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9월에는 DL이앤씨가 두정동에 803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아파트를 선보일 것이 유력하다. 인근에 완공한 ‘e편한세상 두정 1∼4차’가 자리 잡고 있어 브랜드타운의 기대감이 높다. 반도건설도 두정역세권 옛 우성사료 공장부지와 천안모터스 부지에 566가구의 ‘반도유보라’ 단지를 오는 10월쯤 공급할 계획이다.

    ▶천안, 아산 주요 지역 비규제지역 장점 시장에서는 올해 천안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만 총 1만4000여 가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만큼 이 부근을 알짜로 보는 건설사와 시행사가 많다는 얘기다. 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인 천안시는 현재 12개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진행 중인 산업단지 조정 사업이 완공되면 총 22개 산업단지가 확보된다. 따라서 다수의 기업 유치와 많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천안시 인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 관계자는 “천안, 아산을 비롯한 충청권 부동산이 세종시 집값 랠리에 자극받고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라며 “아산 등 일부 비규제지역에서는 규제를 피하려는 투자수요 일부도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홍장원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7호 (2021년 4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