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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CDMO 춘추전국시대…전통제약사들도 대거 가세
입력 : 2021.02.10 15: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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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는 지난해 10월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오는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코로나19 백신 5억도즈 이상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도 mRNA 생산 기술과 시설을 앞세워 유전자 백신을 개발중인 여러 업체들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개발(R&D) 기업인 차바이오텍도 지난달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취득하며 CDMO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SK는 작년 1월 미국 새크라멘토에 세운 위탁생산(C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통해 미국·유럽 등에서 대형 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지위를 넘보고 있다. 주로 합성의약품을 위탁생산했던 SK팜테코는 이르면 이달 중 프랑스 굴지의 바이오의약품 CMO 기업 이포스케시를 인수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앞다퉈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고 CMO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CDMO 강자들도 사업 확장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차별화에 나섰다. 국내 CDMO 시장 선두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른 업체와의 초격차를 한층 더 벌리기 위해 지난해 8월 1조7400억원을 쏟아부어 바이오의약품 25만6000ℓ를 생산할 수 있는 4공장 신설에 들어갔다. 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의약품 생산까지 한 공장에서 가능한 '슈퍼 플랜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CMO 계약에 이어 지난해 8월 노바백스 백신 CDMO도 수주해 안동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자회사 '셀트리온 아시아태평양(셀트리온APAC)'을 통해 다국적 제약사 다케다제약 아태지역 제품군에 대한 권리 자산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CDMO 사업 기반을 다졌다. 삼양바이오팜, 강스템바이오텍 등도 CDMO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대규모로 생산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이런 상황이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CDMO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과거 CMO·CDMO 기업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직접 세일즈해야 하는 '을'의 위치였다면 지금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 백신과 치료제 공급 수요가 급증하면서 위탁생산 업체에 전 세계적인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바이오의약품 개발, 위탁생산 업체들이 이제 '갑'이 됐다"고 전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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