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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포트폴리오에 ‘리츠(REITs)’ 담아볼까? 코스피 배당수익률 2%지만 리츠는 5% 안팎… 상장리츠 투자 시 주가상승 수익, 절세는 ‘덤’
입력 : 2020.12.03 17: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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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츠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혼자 거액을 주고 살 수 없는 부동산을 많은 사람들이 공동구매한 후 임대를 주고 임대료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를 갖는다. 임차인의 재무상태가 튼튼하고 임대료를 충분히 잘 낼 수 있다면 리츠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특히 상장리츠는 그렇지 않은 리츠보다 환금성이 좋고, 주가 상승에 따른 플러스알파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최근 포트폴리오에 상장리츠를 추가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내년에 본격적으로 나오면 비었던 오피스가 채워지고, 리츠가 투자하는 부동산 가치도 올라갈 수 있어 전문가들은 내년 이후 리츠 시장 전망을 더 밝게 내다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리츠 수는 50개, 리츠의 운용자산 규모(AUM)는 7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부동산 간접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목표가 성과를 내면서 지난 2017년 리츠 수가 200개까지 늘었고, 2019년 말 기준 리츠 수는 248개, 자산 규모는 51조8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는 리츠 수는 247개로 1개 줄었지만, 자산은 57조6000원으로 확대됐다.
표면적으로 시장이 커진 것 같지만 아직 글로벌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미국의 지난해 말 기준 상장리츠만 189개에 이른다. 상장리츠 시가총액은 1조3000억달러(약 1430조원) 규모다. 반면 지난 11월 18일 기준 국내 상장리츠는 12개, 시가총액은 3조4000억원에 그친다. 미국 리츠 역사는 60년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20년밖에 되지 않았다. 한국리츠협회는 3조4000억원인 국내 상장리츠 시가총액이 오는 2022년 17조4000억원, 2027년 80조1000억원, 2030년 128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리츠의 기존 투자 자산 중 하나인 롯데백화점 강남점
우선 시총 1조원을 향해 달리고 있는 롯데리츠는 지난 10월 30일 상장했다. 롯데리츠의 기존 투자 자산은 롯데백화점 강남점·구리점·광주점·하남점, 롯데마트 장유점·의왕점·율하점·서청주점, 롯데아울렛 율하점·청주점 등이다. 롯데쇼핑이 100% 장기 책임임차 계약을 맺어 임대료를 리츠에 지급하면 리츠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한다. 롯데쇼핑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는 한 임대료 지급을 못해 리츠 배당수익률이 곤두박질칠 우려가 없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롯데리츠는 올해 두 가지 호재를 맞았다. 우선 올 2분기 국내 상장리츠 최초로 MSCI Emerging Market Small Cap index와 FTSE Global All Cap index에 편입됐다. 3분기에는 S&P Global REIT index에도 들어갔다. 글로벌 인덱스 편입은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안정적인 수급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돼 공모가는 5000원이지만 지난 11월 18일 종가는 5430원까지 올랐다. 공모가로 투자한 투자자라면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과 배당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롯데리츠는 초대형 리츠로 거듭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롯데리츠는 지난 11월 12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백화점 중동점·안산점, 롯데마트 계양점·춘천점, 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 등 총 5곳의 점포를 6827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리츠 자산에 새로 편입한다는 뜻이다. 또, 롯데마트몰 김포물류센터 1곳을 955억원에 매입키로 했다. 국내 상장리츠 중 물류센터를 자산에 편입한 것은 롯데리츠가 처음이다. 물류센터는 글로벌 리츠들이 최우선 투자 순위로 꼽는 부동산 자산이다.
롯데리츠는 지난 11월 13일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갖고 “김포물류센터는 상온, 냉장, 냉동 복합 첨단 자동화 물류센터로 롯데쇼핑 온라인 사업의 거점 물류센터로 사용 중”이라며 “국내 물류단지 중 우수한 교통접근성 및 높은 화주 선호도를 기반으로 최상위 수준의 임대료를 형성하고 있는 김포 고촌물류단지 내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류센터 추가 확보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롯데리츠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운영 또는 개발 중인 우량 물류센터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 약정 체결을 추진(Right Of First Offer)하고 있다”며 “물류센터 추가 편입을 위한 딜 파이프라인(Deal Pipeline) 확보에 따라 향후 추가 자산 편입 시 포트폴리오 구성의 안정성 확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관영 제이알투자운용 대표이사가 지난 7월 제이알글로벌리츠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리츠의 강점은 빌딩 임차인이 벨기에 연방정부 산하 건물관리청이라는 사실이다. 즉, 벨기에 정부가 망하지 않는 이상 임대 계약기간인 2034년 12월까지 임대료를 받지 못할 리스크가 없다는 점이다. 연간 약 800억원의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꾸준히 안정적인 배당을 받을 수 있다. ktb투자증권은 제이알글로벌리츠의 2021년 배당수익률이 7.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상장리츠 중 가장 높은 배당수익률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이알글로벌치의 향후 7년간 연평균 목표 배당수익률은 8.06%에 이른다”며 “임대료에 영향을 주는 벨기에 건강지수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주류, 담배, 유류 등 항목을 제외한 수치가 0.25% 하락하고 대출금리가 2.5%(현재 1.05%)로 상승하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6.9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역시 우량자산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열린 ‘공모상장리츠 투자자를 위한 콘퍼런스’에서 제이알리츠는 “우량한 기초자산을 신규 편입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 투자위험 최소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알리츠가 제시한 로드맵에 따르면 신규자산 편입은 오는 2023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투자자산인 벨기에 브뤼셀 소재 파이낸스타워 콤플렉스.
신한알파리츠가 직·간접 투자한 오피스는 성남 분당의 크래프톤 타워, 서울 용산 더프라임 타워, 서울 중구 대일빌딩, 서울 용산 트윈시티남산, 서울 중구 신한 L타워 등 5곳이다. 상장 당시에는 크래프톤 타워만 보유하며 자산이 6000억원이었지만 2019년 1월 29일과 2020년 5월 28일 두 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투자 빌딩을 5곳으로 늘리며 자산도 최근 1조34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경자 연구원은 “오피스 특화 리츠로 예측 가능성이 높고, 도심권 중심업무지구(CBD) 코어자산을 지속 편입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유상증자 이후 자금력에 기반해 추가 자산 편입을 통한 고성장이 예상돼 K-리츠 시장 내 모범적인 성장 사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5곳의 오피스 모두 공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도 신한알파리츠의 강점이다.
이리츠코크렙은 내년에 차입금 상환 기일이 도래하는데, 대출 리볼빙 과정에서 금리를 1%포인트 이상 깎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조달비용이 줄고 더 많은 배당을 할 수 있어 배당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 주유소 특화 리츠인 코람코에너지리츠도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은 전국 187개 주유소의 토지, 건물, 건축물 등으로 서울과 경기·인천에 95개(50.8%)가 위치해 있는 게 강점이다.
주요 임차인은 현대오일뱅크와 SK네트웍스, 맥도날드, 버거킹, 다이소 등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연간 전체 예상 임대료 중 83%가 현대오일뱅크에서 발생한다. 현대오일뱅크의 임대차 계약기간은 오는 2030년까지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배당수익률의 개념이다. 모든 언론이나 애널리스트 보고서 등에는 리츠의 배당에 대해서 ‘배당수익률’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배당수익률을 정기예금 이자율이나 국고채 10년물 금리와 비교해 투자자들에게 제시한다.
하지만 리츠의 연간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주가*100)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주가’는 배당기준일의 시가가 아니라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다.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배당금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모가는 5000원이지만 현재 주가가 7000원으로 올랐다면 배당금이 동일하다고 해도 실제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져 있다면 실제 투자자가 체감하는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표면적인 것보다 높을 수 있다.
리츠의 투자구조(출처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정부가 지난 2019년 9월 11일 발표한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내년까지 상장리츠에 5000만원 이내로 투자하고 3년 이상 유지할 경우 배당소득세가 9.9% 단일세율로 분리과세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15.4%인 기존 배당소득세보다 세율이 낮다. 퇴직연금 계좌를 활용해 상장리츠에 투자할 경우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상장리츠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게 꺼려진다면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리츠ETF 투자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는 포트폴리오에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렙 등을 상장리츠 개별 종목으로 편입하고 있다. 지난 5월 상장한 ‘TIGER KIS 부동산인프라채권TR ETF’도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렙을 담고 있다.
리츠 ETF에 투자할 경우 역시 배당소득세 9.9% 분리 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퇴직연금 계좌로 리츠 ETF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문지웅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3호 (2020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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