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 핫한 특급호텔 어디어디 있나, ‘시그니엘 부산’ ‘그랜드 조선’ 대기업 계열 호텔 大戰

    입력 : 2020.09.01 10:29:29

  • 여름휴가 극성수기를 뜻하는 ‘7말8초(7월 말 8월 초)’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그간 휴가지가 붐비는 시기를 피해 6월로 휴가시기를 당기거나 9월로 미루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난 데다, 올해 휴가철은 관측사상 최장 기간 장마로 전국이 습기와 수해에 신음했기 때문이다. 호텔업계는 그래서 9월이 반갑다. 특히 지난여름 초부터 롯데호텔의 ‘시그니엘 부산’, 신세계조선호텔의 ‘그랜드 조선’ 등 대기업 특급호텔 브랜드들이 들어서며 호텔 대전(大戰)을 예고한 부산 지역은 늦은 휴가를 즐기러 올 소비자들을 맞기 위해 한창이다.

    사진설명
    ▶호텔롯데 노하우 총동원한 ‘바다 호텔’ 시그니엘 부산 호텔롯데의 6성급 ‘시그니엘 부산’은 지난 6월 문을 열면서 특급호텔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국관광공사가 인증하는 국내 호텔의 성급은 5성급까지지만 6성급 호텔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이유는 그만큼 초럭셔리 브랜드를 표방한다는 의미다.

    시그니엘 부산은 해운대 초고층 건물 ‘엘시티’에 자리 잡아 크루즈에 승선한 느낌을 자아내는 오션뷰가 오픈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지난 3~4월 코로나19 확산이 한창 심각하던 무렵과 호텔의 막바지 오픈 준비 기간이 겹치면서 ‘오픈을 미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호텔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 오픈을 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18일 기자가 찾은 시그니엘 부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해운대 앞바다를 조망하는 비현실적인 뷰였다. 체크인한 날은 비가 세차게 왔고 체크아웃한 다음날은 날씨가 맑게 개어, 기자는 운이 좋게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시그니엘 오션뷰를 즐길 수 있었다.

    체크인 직후 무거운 발코니 문을 열고 야외로 나서자 창밖에는 진한 해무가 껴 수평선이 희미해져 있었다. 회색과 딥블루로 꾸며진 실내 인테리어톤과도 일치감이 느껴져 마치 바다 한가운데서 끝없는 해무에 갇힌 느낌을 연출했다. 다음날 뚜렷해진 해운대 해변의 모습도 비현실적이긴 마찬가지였다. 광활한 해변이 한눈에 들어와 구름이 떼 지어 몰려올 때는 일시적으로 지면의 일부가 어두워지는 모습이 포착될 정도였다.

    호텔롯데가 지난 6월 부산 해운대에 오픈한 6성급 ‘시그니엘 부산’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객실.
    호텔롯데가 지난 6월 부산 해운대에 오픈한 6성급 ‘시그니엘 부산’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객실.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 만큼 시그니엘 서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시그니엘 부산만의 장점이었다. 6층에 위치한 ‘키즈 라운지’에서는 알록달록한 블록들로 가득한 ‘블록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로 하여금 정글에 놀러온 기분을 낼 수 있게 하는 모형 나무 등도 갖춰져 있었다. 몸을 담그면 해운대의 수평선과 일체된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인피니티풀도 큰 만족도를 주는 요소 중 하나다.

    뷔페 ‘더뷰’는 현지 해산물의 신선함과 높은 질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자리로 안내받자마자 직원이 직접 오믈렛과 커피 주문을 받는 형식은 서비스의 살뜰함을 느끼게 했고, 가리비·가자미·게살·비트에 절여진 생연어 등은 여태껏 방문한 여느 해산물 뷔페에 비해서도 수준이 높아 보였다. 부산 명물 ‘기장 미역’을 이용한 쇠고기 미역국도 여행지에서 놀란 속을 달래줄 조식 메뉴로 꼽혔다. 샤퀴테리와 즐길 수 있는 치즈도 여러 종류 준비돼 있었는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특히 좋아해 특별히 갖춰 놓았다는 ‘미몰레트 치즈’가 가장 특이해 눈에 띄었다.

    시그니엘 부산은 9월 이후 여름휴가를 즐기는 ‘늦캉스족’을 위해 온 가족이 호캉스를 즐길 수 있는 ‘패밀리 겟어웨이’ 패키지를 올해까지 선보인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구성된 이 패키지는 ‘프리미어 더블’이나 ‘시그니엘 프리미어 트윈 오션뷰’ 1박을 65만원부터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조식 4인을 포함하면 77만원부터 이용 가능하다.

    스파 혜택이 포함된 ‘딥 릴렉세이션’ 패키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프리미어 오션뷰 1박, 조식 2인, 샹테카이 아로마콜로지 스파의 ‘로즈 드 메이 바디 트리트먼트’ 1인(120분) 또는 2인(60분)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77만원부터다.

    그랜드 조선 부산의 ‘디럭스 오션뷰’ 객실
    그랜드 조선 부산의 ‘디럭스 오션뷰’ 객실
    ▶신세계의 호텔 야심작 ‘그랜드 조선 부산’ 올 여름 시그니엘 부산과 뜨거운 호텔대전을 예고했으나 예상치 못한 물난리로 오픈이 미뤄진 신세계조선호텔의 역작 ‘그랜드 조선’도 연내를 목표로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 5월 ‘즐거움의 여정’이라는 브랜드 슬로건 아래 실내외 액티비티 프로그램과 선별된 F&B 경험을 할 수 있는 콘셉트로 그랜드 조선을 오픈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지난 6월 공개된 공식 홈페이지 룸 레이팅이 시그니엘 부산에 비해 월등히 저렴해 부산 지역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 잠재고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객실만 포함된 실속형 상품 ‘슈퍼 세이버’는 24만원, 뷔페 레스토랑 ‘아리아’에서의 조식 2인이 포함된 ‘베드&브랙퍼스트’ 패키지는 31만원, 식음할인권 5만원권 2장 혜택이 포함된 ‘모어 투 테이스트’는 27만5000원이었다. 오픈 기념으로 정상가 대비 20% 할인된 가격이라고는 하지만 가장 저렴한 방을 예약하는 데만 60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시그니엘 부산에 비하면 합리적인 가격인 셈이다.

    그랜드 조선 부산의 ‘키즈 스위트룸’
    그랜드 조선 부산의 ‘키즈 스위트룸’
    이외에도 전 투숙고객들에 오픈된 피트니스, 수영장 등 내부시설도 기대를 모은다. 호텔 6, 7층에 위치한 피트니스 시설에서는 해운대 바다를 눈에 담으며 운동을 할 수 있을 예정이며 실내·외가 이어진 ‘헤븐리 풀’과 인피니티 풀도 매력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프리미어 객실과 스위트 객실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우나와 프라이빗 라운지 ‘그랑제이’, 여행물품 대여 서비스 ‘렌딩 라이브러리’ 등도 눈에 띈다.

    그랜드 조선은 당초 지난 8월 말 개장 예정이었지만 장마기간 기계실·전기실 등 주요 시설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해 연기했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9월 내 오픈은 어렵겠지만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복구를 원상회복에 그치지 않고 재발방지를 위해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난티 코브 전경
    아난티 코브 전경
    ▶떠오르는 부산 핫플 ‘아난티 코브’

    전통적인 부산의 ‘핫플레이스’가 광안리·해운대였다면, 최근 부산의 떠오르는 곳은 기장군을 중심으로 한 동부산 지역이다. 특히 6성급 호텔·온천·해안산책로·복합문화공간을 합쳐놓은 형태의 ‘아난티 코브’는 놓치기 아쉬운 여행코스다. 아난티 코브는 2017년 7월 부산시가 관광 랜드마크로 조성 중인 동부산관광단지에 위치한 해안 마을이다. 1㎞를 넘는 해안가를 따라 6성급 호텔 ‘힐튼 부산’과 회원제 리조트 ‘아난티 펜트하우스’ ‘아난티 프라이빗 레지던스’ 등 숙박 시설은 물론 15개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입점한 ‘아난티 타운’과 200평 규모의 천연온천 ‘워터하우스’도 갖췄다. 힐튼 부산을 제외한 아난티 코브의 숙박시설은 회원제로 운영돼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그밖의 다양한 레저·엔터테인먼트 시설은 아난티 코브가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게 했다.

    500평 규모의 대형 서점 ‘이터널 저니’는 오래전부터 부산지역 인기 데이트코스로 자리 잡았으며 해안산책로도 일찍부터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터널 저니는 단순히 책을 구입하는 곳이 아니라 강연회,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곁들여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아난티 타운에는 이연복 중식 셰프의 ‘목란’, 김지운 오너 셰프의 ‘볼피노’, ‘자색미학’, ‘오버랩’ 등의 여러 레스토랑과 로마 3대 카페로 알려진 ‘산 에우스타키오 일 카페’도 입점해 있다. 최첨단 스파 시설을 갖춘 반려동물 호텔,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직수입한 디자이너의 핸드메이드 리빙 소품 숍, 유아동 의류 숍, 야외 공연장 등 기존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의 숍들도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난티 타운
    아난티 타운
    힐튼 부산 역시 늦여름 가족 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을 위해 ‘패밀리 럭키 백 패키지’를 출시했다. 성인 2명, 아이 2명 기준으로 구성된 이 패키지에는 프리미엄 객실과 엘르 수영복의 ‘키즈 키트(안전 튜브·수영모·수경)’, 인피니티풀 카바나 무료 이용, 다모임 테라스 ‘와우팩’ 스페셜 메뉴, 웰컴 어메니티인 쿠키와 스파클링 워터가 포함된다.

    호텔 측은 “엘르 수영복과 협업해 진행하는 이번 패키지에는 트렌디하고 귀여운 무늬와 컬러가 채색된 수영 도구가 제공돼 활동적인 물놀이를 하기에 좋다”고 설명했다. 와우팩에는 BBQ폭립·키즈 버거·프라이드 치킨·새우튀김·소다 등 음료가 구성돼 물놀이에 허기진 속을 든든하게 채울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1층 키즈라운지와 로비에는 ‘에그구그’ 포토존도 설치했다.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인 ‘스튜디오 인요’와 협업해 친근감 있는 다양한 캐릭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가격은 74만원, 세금 별도).

    [강인선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0호 (2020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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