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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Test-Drive] 쇼퍼드리븐이 되기엔 아쉬운 아우디의 플래그십, 더 뉴 아우디 A8 L55 TFSI 콰트로
입력 : 2020.07.06 15: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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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문을 여니 사이드미러 아랫부분에 불빛이 켜지며 문과 스태프(탑승 시 발을 딛는 부분) 사이에 아우디 엠블럼이 밝게 빛난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 버튼을 누르니 에어컨을 가리고 있던 대시보드의 덮개가 열렸다. 음악을 듣기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터치했더니 이번엔 대시보드 양쪽 끝에서 B&O 문양이 적힌 작고 동그란 스피커가 살짝 올라왔다. 일명 ‘뱅앤올룹슨 어드밴스드 사운드 시스템’으로 흘러나오는 올드 재즈는 연주자의 거친 숨소리까지 선명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이나 100㎞/h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도 연주자의 현란한 테크닉이 그대로 전해졌다. ‘더 뉴 아우디 A8 L55 TFSI 콰트로’를 타고 서울에서 강원도 속초항까지 왕복 400㎞를 시승했다. 차에 올라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기 전까지 거치는 나름의 ‘의식’이 신선했다. 살짝 고백하면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재차 시동버튼을 눌렀다.
독일 차의 엔진기술이야 이미 정평이 난 사실, 아우디는 자신만의 강점으로 디자인을 선택했다. 2014년 11월 미국 LA모터쇼에서 소개한 아우디의 프롤로그(Prologue) 콘셉트는 현재 A8 디자인의 근간이다. 수직으로 뻗은 전면부는 부드럽게 흐르는 후면부와 대비되며 적절한 긴장감을 낳고, 볼륨감 있는 휠 아치가 결합돼 매끈한 세단을 완성한다. 전장(5310㎜)이 5m가 넘는 이 차가 그리 커 보이지 않는 건 이러한 디자인 콘셉트 덕분인데, 언뜻 쿠페의 날렵함도 품고 있다.
실내는 이전 모델과 비교해 넓어진 전폭과 전고로 레그룸과 헤드룸에 여유가 생겼다. 전 좌석에 통풍 기능이 탑재됐고 마사지도 가능하다. 뒷좌석에 앉아 전면을 바라보면 실내 곳곳에 장착된 앰비언트 라이트를 확인할 수 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편하다. 어쩌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이런 건가 싶기도 하다.
3.0ℓ V6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 엔진과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안락했다. 도심주행이나 고속도로 주행, 언덕과 내리막길 모두 별 무리 없이 차고 나갔다. 아우디의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이 빛나는 순간인데, 공차중량 2t이 넘는 차를 배기량 2995cc 엔진으로 가뿐하게 150㎞/h까지 끌어올렸다. 제로백은 확인하지 못했는데 공시된 소요시간은 5.8초에 불과하다. 복합연비는 8.8㎞/ℓ. 실제 속초까지 이동한 후 확인해보니 10.1㎞/ℓ가 나왔다.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기능이 한몫 단단히 한 결과다.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8호 (2020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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