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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세먼지 32%가 중국탓 "황사 심한 봄엔 70%에 달해"
입력 : 2019.11.20 17: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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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중국 배출원의 영향이 낮게 평가됐다. 이는 연중 평균 수치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에는 중국 등 국외 영향이 훨씬 커진다. 우리 정부는 고농도 시 중국의 기여율을 60~80%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올해 2월 27일부터 3월 초까지 고농도 시기에는 국외 기여율이 80%, 그중 중국 기여율이 70%포인트 정도"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한·중·일 첫 공동연구 결과는 우여곡절 끝에 공개됐다. 당초 작년에 공개하려 했지만 중국 측의 반대로 연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연평균 농도만 공개되고 고농도 시기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월별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게다가 중국은 자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26% 수준으로 낮게 평가했다.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한중 간 온도차가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실제 공동연구에는 월별 자료도 있지만 중국이 동의하지 않아 공개되지 못했다. 당초 이번 보고서도 지난해 발간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의 이견으로 연기된 바 있다. 그러다 올해 2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리간제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이 일본에서 열리는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11월 2~24일) 전까지 발간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공개될 수 있었다.
중국은 이번 결과도 자국에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장 원장은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고농도 기간의 국외(중국) 영향임을 잘 안다"면서 "다만 중국이 중국발 요인을 30%대로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한·중·일 사이 시각 차이도 확연히 드러났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에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나라와 일본은 39%라고 분석했지만, 중국은 23%로 분석했다. 중국은 자국 영향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 것이다. 환경부는 "한국·일본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개발한 모델을, 중국은 미국 램볼인바이어런(Ramboll Environ)사에서 개발한 모델을 사용해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한편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 관측한 결과 3국 모두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모두 감소 추세다. 특히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5년 대비 지난해 농도가 한국은 12%, 중국은 22%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다시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더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유럽연합(EU) 전체 화력발전소의 전력 공급량인 149GW에 맞먹는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는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2016년 대기오염을 우려해 기존 화력발전소 설립 계획을 연기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199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느린 성장세를 보이자 경제 활성화를 위해 화력발전소 건설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지방정부들도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화력발전소 신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국가인 중국이 다른 국가들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노력을 무시하고 자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화력발전소 확장 추진에 나섰다고 FT는 비판했다. 특히 지난 2년간 다른 국가들은 화력발전소 수를 줄이고 있는데, 중국이 다른 나라 감소분보다 더 많은 발전소를 짓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중국이 새로 지은 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이 25.5GW인 것에 비해 다른 국가들의 신축 화력발전소 전력 생산량은 2.8GW에 불과했다.
[김제관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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