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r Test-Drive] 쉐보레 트래버스, 크고 넓고 힘 좋은 ‘Super SUV’ 과연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입력 : 2019.11.06 10:39:27

  • 앞으로는 수입 모델이 한국지엠 포트폴리오의 60% 이상을 차지할 겁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쉐보레 ‘콜로라도’ 출시행사에서 밝힌 미래 전략이다. 국내 생산과 수입을 병행하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의 시작은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이 두 모델은 전량 수입차량이다. 이 전략의 초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실 한국지엠의 라인업은 그동안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었다. ‘스파크’와 ‘트랙스’가 앞서가곤 있지만 중형차 ‘말리부’의 부진과 ‘이쿼녹스’의 실패가 아쉬웠다. ‘정통 아메리칸 슈퍼 SUV’란 수식어를 앞세운 ‘트래버스’에 기대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전량 수입해 판매하는 트레버스는 기대에 부응하듯 사전계약 열흘 만에 1500대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경쟁차종과 비교해 큰 차체와 실내 공간, 여기에 비교적 낮은 가격대가 패밀리 SUV 소비자를 제대로 공략했다고 분석한다. 과연 트래버스의 어떤 점이 소비자의 시선을 멈추게 했을까. 시승은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며 약 300㎞가량 진행했다. 큰 차체에 비해 차고 나가는 힘과 부드러운 코너링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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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terior&Interior 보는 것만으로도 크기에 압도, 입이 떠억~!

    트래버스의 국내 출시 차량은 2열 독립식 캡틴 시트가 장착된 7인승 모델이다. 쉐보레의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한 앞모습은 간결하다. 듀얼포트 그릴과 9 LED D-Optic 헤드램프가 웅장한 볼륨감을 살리고 있다. 차체를 옆에서 보면 왜 이 차를 슈퍼 SUV라 부르는지 알 수 있다. 우선, 크다. 전장이 5200㎜, 전폭은 2000㎜, 전고가 1785㎜나 된다. 새로 신축한 건물의 주차장은 다르겠지만 당연히 주차라인을 꽉 채운다.

    3m가 넘는 휠베이스 덕에 실내공간은 웬만한 밴 차량 부럽지 않다.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공간 활용이 나무랄 데 없다. 특히 이름뿐인 3열 시트가 아니라 제대로 기능한다는 게 반갑다. 동급 차량 중 가장 넓은 850㎜의 레그룸을 제공한다는데, 장거리 이동이 아니라면 성인 7명이 이동하기에 그리 불편하지 않다. 트렁크 적재량은 651ℓ, 3열 시트를 접으면 1636ℓ, 2열 시트까지 접으면 최대 2780ℓ로 늘어난다. 뒤쪽 트렁크 아래에 90.6ℓ의 대용량 수납공간이 있는 것도 유용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별다른 군더더기가 없다. 그런데 오히려 그 점이 아쉽다. 데코레이션 없는 케이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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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wer Train 사륜구동의 탁월한 주행능력

    트래버스는 고성능 3.6ℓ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m의 힘을 발휘한다. 국도를 운행하다 경기도 남양주의 수종사에 올라보니 차량의 힘이 느껴졌다. 두물머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수종사는 운길산의 8부 능선에 자리했다. 이곳에 닿으려면 체감 기울기 45°의 오르막이자 꼬부랑길을 올라야 하는데, 길이 좁아 속도를 낼 순 없지만 파워트레인의 성능은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사륜구동 시스템이 간결하게 작동했다. 오르막에서 단 한 번도 밀리거나 힘이 부족하단 걸 느낄 수 없었다. 트래버스에 기본 적용된 사륜구동 시스템은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 기술로 주행 중 필요에 따라 FWD(전륜구동) 모드와 AWD(사륜구동) 모드를 선택해 전환할 수 있다. 다이얼 조작만으로 간단하게 설정할 수 있는데, 통합 오프로드, 토우홀(견인·운반) 모드까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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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ction & Option 수입 SUV 중 낮은 가격대, 선택의 폭 넓어

    다양한 편의사양도 언급해야 할 장점 중 하나. 스마트 원격 시동 시스템과 연동되는 오토 캐빈 클라이밋 최적 제어 시스템은 운전자가 설정한 실내 온도와 외부 온도의 컨디션에 따라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통풍 시트, 트라이존 오토 에어컨 등을 자동으로 작동시킨다. 2열에는 독립식 캡틴 시트를 적용했고, 동급차량 중 유일하게 플랫 플로어 설계로 2열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어 이동이 자유롭다. 3열로 들어설 때도 2열 시트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시트가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이동해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다.

    패밀리 SUV답게 첨단 안전사양도 포함됐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적용된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비롯해 총 7개의 에어백이 적용됐고,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제동시스템 등 전방위 지능형 안전 시스템이 탑재됐다.

    LT Leather, LT Leather Premium, Premier 3가지 트림과 스타일을 업그레이드한 RS, 레드라인까지 총 5가지 모델로 출시된 트래버스의 가격은 4520만~5522만원. 수입 SUV 중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선택의 폭과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0호 (2019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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