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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나오키 P/D “‘파판14’는 자유·평등 가치 실현하는 게임”
입력 : 2019.10.06 1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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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판타지 14’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시다 나오키 P/D가 한국을 찾았다. 그의 한국 방문은 일산 킨텍스에서 5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파판14 팬페스티벌 in 서울’의 팬들과 만나 호평을 받은 V5.0 버전인 ‘칠흑의 반역자’ 업데이트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다.
요시다 P/D는 행사장 기조연설에서 ‘칠흑의 반역자’ 업데이트를 오는 12월3일 한국에 공식 적용,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혀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는 ‘칠흑의 반역자’ 업데이트로 ‘파판14’가 2~3단계까지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칠흑의 반역자’에 그가 쏟아 부은 열정이 크다는 얘기다.
행사가 마무리되는 20시경 그는 기자들과 만나 향후 업데이트 될 ‘칠흑의 반역자’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이어갔다.
또한 최근 한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파판14’의 운영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밝혔다.
요시다 P/D는 “2년전 한국에서 팬페스티벌을 한 이후 글로벌 전역에서 팬페스티벌 투어를 했다. 태풍이 와서 팬 열기덕분에 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오늘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요시다 나오키 P/D.
Q 신규 종족인 ‘흐로스가르’ 명칭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일본서버에 적용된 ‘로스갈’ 대신 ‘흐로스가르’로 정한 이유는.
- 오늘 처음 그런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국어 명칭은 한국 네이티브와 함께 정한다. 일본에 가서 확인을 해 보려 한다.
다만 ‘파판14’가 계속 진화해 나가는 그런 게임이라는 점에서 그 나라의 문화에 맞춰 바꾸는 것이 미래를 봤을 때 더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흐로스가르’ 역시 그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정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판14’에서는 일본판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 각국의 문화에 맞춘 로컬라이징, 컬쳐라이즈을 한다.
Q 5.0 업데이트 ‘칠흑의 반역자’가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빛을 물리치고 어둠을 되찾아야 한다’는 스토리를 구상하게 된 배경은.
- 개발팀 관점에서 5.0 확장팩에 특별히 무엇을 한 것은 아니다. 모든 확장팩과 똑같이 최고의 이야기와 사운드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 성우들의 열연도 있어서 글로벌 버전을 플레이하고 있는 한국 유저도 모국어로 ‘칠흑의 반역자’를 해 본다면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 버전 파이널판타지14로부터 9년, 그리고 신생으로부터 6년간 쌓여온 유저들의 추억들, 그리고 개발자로서의 경험, 클라이맥스에 가까워진다는 카타르시스까지 세 가지가 맞아떨어지면서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완성도가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빛을 물리치고 어둠을 되찾아야 한다’는 스토리는 빛의 전사 평화를 찾기 위해 모험을 한다는 것이 지겹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어둠의 전사가 돼 어둠을 되찾는 과정만으로도 흥분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Q 로컬라이징과 관련 여러 논란이 발생한다. 로컬라이징에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 요시다 본인도 물론이지만 스테프들도 로컬라이징 고민을 많이 한다. 일본어는 문자 종류가 3가지다. 그렇다보니 로컬라이징을 할 때 음역을 할지 의역을 할지 고민을 한다.
많은 의견이 제시되는 단어에 대해 바로 바꾸지 않는 것은 향후 파이널판타지16, 17이 나오더라도 쉽게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유저분들이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은 납득이 가지 않을 수 있지만 단순히 현재 사용될 단어를 정하는 것이 아니고 미래 ‘파판’시리즈를 즐길 유저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Q 팬페스티벌이 개최될 때마다 매번 국내 전용 굿즈들이 판매된다. 요시다 나오키 PD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굿즈는.
- 소켄 사운드 디렉터가 오늘 입은 등 쪽에 크게 프린트 된 흰 셔츠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일본 유저들도 예쁘다고 할 정도다. 그럼에도 오늘 흰 셔츠를 입지 않은 이유는 한국에서는 4.5버전이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오메가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Q 요즘 국내 서버에서는 매칭이 잘 잡히지 않는다. 오늘 새롭게 공개된 기능 중 ‘트러스트’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 ‘칠흑의 반역자’ 이전, 신생 던전에서도 이용할 수 있나.
- ‘트러스트’ 시스템은 71레벨부터 80레벨 사이 메인 시나리오에서 플레이하게 되는 던전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글로벌에서도 ‘트러스트’ 시스템에 대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던전이나 8인 토벌전 같은 곳에도 적용해 달라는 요구가 많다. 그러나 한꺼번에 적용시키기는 어렵다. 일단 5.0 버전의 메인 던전에서 활용한 후 천천히 과거 던전들에도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Q. 최근 한국 게이머들에게 있어 ‘파판14’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부정적인데 이를 타개할 만한 방책은 있는지.
- 전세계 ‘파판14’의 총책임자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에서 벌어지는 이슈에 대해 레포트로 보고를 받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문제가 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하면 더 많은 한국 유저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냥 게임을 즐겼으면 한다. 월 정액제를 지불하면서 굳이 게임내에서 즐겁지 않은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글로벌에서도 많은 문제들이 있고 한국내에서도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왕 즐기는 게임이니 현실의 좋지 않은 것들, 나쁜 것들을 게임까지 끌고 오지 말고 그냥 즐겁게 즐겼으면 한다.
게임내에서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굳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판단, 이분법적인 전개를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파판14’내에서는 모든 유저가 현실에서 자신을 얽맨 모든 요소를 뛰어넘어 자유롭게 게임을 즐겼으면 한다.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 ‘파판14’의 방침이다.
‘파판14’ 한국 운영팀도 이 방침을 잘 따르고 있다. 게임내에서 유저간 말싸움이나 다툼이 있을 수 있지만 운영팀은 기본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문제가 너무 커질 경우에 한해 개입을 한다. 이때는 양쪽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조사해서 어느 한 쪽만이 아닌, 양쪽에 모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해결책은 앞으로 어떻게 운영을 해 나갈 것인지 인터뷰 등을 통해 생각을 설명하고 공유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많은 유저들과 대화를 나누고 커뮤니티와도 대화하며 길게 소통해나가고 싶다.
Q ‘PC방 혜택 증가’ 부분은 일본에는 없는 혜택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만 파격적인 혜택 적용이 가능한 이유는.
- PC방 혜택 증가는 1년 정도의 준비 기간을 들여서 만들었다. 한국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파판14’를 플레이 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다.
PC방에서 플레이 하기 위해서는 최신 클라이언트가 깔려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PC방에서 게임을 해야 한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그런 이유에서 PC방 혜택이라는 전략을 취했다.
이것이 커뮤니티가 더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코스트를 들여서 열심히 준비했다. 꼭 PC방에서도 ‘파판14’를 플레이 보길 바란다.
Q 팬페스티벌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회사의 이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은지.
- 팬페스티벌의 의미는 2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자부심이다. 게임 개발자나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 입장에서 게임에 대한 열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제공, 그 장소에서 얻는 특별한 느낌은 게임에 대한 애정으로 발전한다.
두 번째는 이런 행사를 통해 게임을 접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PR적 성격도 있다.
앞으로 보여줄 모습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당장 팬페스티벌을 할 여력도 없는 상태다. 2018년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해 2019년 10월 한국까지 1년 간 팬페스티벌로 달려왔다.
팬들이 즐겁게 즐기고 별탈없이 무사히 이번 행사가 끝났으면 한다. 이후 팬들의 요구가 많이 있다면 다시금 팬페스티벌을 고민해 보겠다.
[안희찬기자 chani@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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