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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형 소장의 ‘체질을 알면 심리가 보인다’] 완벽 추구하는 태양인의 사랑… 상대방 통제하면 모두가 불행
입력 : 2019.09.06 1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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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는 태양인의 사랑에 관한 무의식적인 얘기다. 여기서 무의식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무의식은 우리 인간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프로이트가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그는 무의식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연구 업적을 많이 남겼다. 한 예로 ‘인간은 본능적인 동물에 불과하다’고 했고, 이것은 ‘성악설(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는 학설)’과 연결된다. 필자도 프로이트와 같은 입장이다. 이번 칼럼에서도 부정적인 부분을 많이 짚어 보려고 한다.
백성을 위한 ‘책임감’과 전투에 있어서의 ‘완벽함’은 모두가 아는 바이다. 임진왜란을 거의 혼자 감당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책임감 때문이라고 본다. 전투를 완벽히 준비하기 위해 모든 주변 환경을 관찰하고 활용하는 것은 그의 완벽함이 드러난 부분이다. 이러한 ‘책임감’과 ‘완벽함’이 태양인의 가치기준이다. 사랑에 있어서도 태양인은 상대방을 완전히 ‘책임지는 사랑’과 모든 시나리오를 미리 설계해 놓는 ‘완벽한 사랑’을 꿈꾼다.
이러한 것들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면 멋진 사랑이 이루어지지만 부정적으로 흐르면 서로가 힘들어지는 상황에 직면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책임지고 앞장서기에 사람들은 이들의 매력에 빠진다. 하지만 태양인은 시간이 갈수록 상대방을 완벽히 통제하려 한다. 이 통제가 과하면 상대방은 금세 질려버린다. 태양인은 ‘내가 전부 책임지고 관리해주는데, 당연히 당신의 삶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상대방은 이러한 말에 숨도 못 쉴 정도로 힘들어 할 것이다. 또 태양인은 상대에게 애정이 사라져도 헤어지지 않고 버티는 스타일이다. 책임감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자신과 상대방의 마음을 괴롭힐 수 있다.
태양인은 이별을 할 때도 책임감이 너무 강해서 상대방이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헤어지는 것을 싫어한다. 상대방이 어느 정도 행복해지거나 성공하여 자립할 수 있으면 이별을 선포하는 사람이다. 언뜻 보면 상대방을 위하는 면도 있지만, 누군가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의 완벽한 삶에 흠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삶을 선택한다. 이러한 사랑의 습관은 선악의 가리기보다는 태양인의 고유한 특성으로 보면 된다.
또 태양인은 자신을 희생하여 부모님이 원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이 사랑하지 않더라도 죽는 날까지 완벽하게 감추며 자신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식을 위해서도 사랑보다는 책임감을 선택한다. 자식들에게 완벽한 부모의 삶을 보여 주기 위해 자신의 행복은 외면할 수 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특징들이 자신도 모르게 삶을 지배할 수 있다. 이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늘 얘기해 왔지만 인식하는 그 순간부터 슈퍼컴퓨터인 우리의 뇌는 그것을 극복하려 한다. 그때 뇌는 모든 삶들의 우선순위를 재배열하여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도록 한다.
태양인의 사랑은 ‘자기긍정, 타인부정’의 형태로도 많이 나타난다. 자신을 무조건 긍정하고 타인은 무조건 부정하기에 타인의 생각과 말은 거의 무시한다. 그래서 태양인과 사는 사람은 무시당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러한 단점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사랑의 패턴이다. 반대로 ‘자기긍정, 타인부정’이 건강하게 나타날 때는 매우 활동적이며 생산적인 사랑을 도모한다. 자기긍정으로 인해 매우 높은 자존감을 유지하며 상대방에게 동기부여하고 멋진 미래를 함께 꿈꾼다. 타인부정은 상대방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자신과 맞지 않으면 아예 잘못된 결정은 하지도 않는다.
또 태양인은 지난 칼럼에서 얘기한 소양인의 ‘박해자(누군가를 박해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 소음인의 ‘희생자(누군가로부터 박해를 받고 희생당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 태음인의 ‘구원자(희생자를 구원하면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와 같은 역할을 맡지 않는다. 단지 ‘관찰자’의 역할만 한다. 누군가를 박해하지도 않고, 누군가로부터 희생당하지도 않고, 누군가가 고통을 당하고 있으면 개입하여 구원자역할을 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관찰할 뿐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역할에 빠져 들지 않는 사람이다. 완벽하게 상황을 분석하여 자신에게 완벽한 사랑을 시도한다. 이러한 사랑은 모든 것이 계획에 의해 흘러가기 때문에 자신은 상처 받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 늘 컴퓨터처럼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랑의 커다란 단점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거의 ‘멘붕’ 상태에 빠져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때로 시련과 고통을 통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삶은 오히려 삶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태양인에 대해 강의할 때 이들의 삶은 극단적인 두 갈래로 펼쳐진다고 설명해왔다. 잘 되면 ‘이순신’, 잘 못되면 ‘히틀러’라고 표현했는데, 이렇게 양극단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 것은 바로 후천적으로 형성된 ‘성품’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대목을 엿볼 수 있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는 우리의 체질적 기질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성품이 더해져 결정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타고난 체질은 기질로서 ‘그릇’으로, 성품은 그릇의 ‘내용물’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타고난 기질은 바꿀 수 없는 것이지만, 환경이나 학습은 우리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태양인으로 평범하게 태어나서 최고의 태양인이 되는 것은 가능하다. 오롯이 자신의 생각과 결정에 달려 있다. 즉, 어떤 그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릇에 무엇을 담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칼럼의 마무리는 이렇게 하고자 한다.
“태양인 여러분, 오늘도 멋진 사랑과 인생을 위해서 여러분의 그릇에 예쁜 성품을 담으시길 바랍니다.”
[류종형 소장]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8호 (2019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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