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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신 갈 만한 동남아 숨은 관광지 5선… 트렌디한 싱가포르 ‘안 시앙 로드’, 조용한 지상의 낙원 태국 ‘끄라비’
입력 : 2019.08.28 1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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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일 대한항공이 일본 노선의 공급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일본 노선의 수요 감소를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9월 16일부터는 주 14회 운항하는 부산∼오사카 노선이 운휴에 들어가고, 11월 1일부터는 주 3회 운항하는 제주∼나리타 노선과 주 4회 운항하는 제주∼오사카 노선도 운항을 멈춘다. 한시적으로 아예 운항하지 않는 노선도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생긴 반일 감정에 우리 국민들이 일본 여행을 가지 않아 생긴 현상이다.
실제 일본이 우리에게 무역 보복 조치를 한 이후 일본의 관광 분야 타격은 예상외로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더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한항공의 일본 노선 축소는 이를 예상한 선제적 대응인 셈이다.
그렇다고 우리 국민들이 한일 갈등이 격화된 이후 해외여행을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하계 성수기인 지난 7월 19일부터 8월 18일까지 31일 동안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654만1421명으로 역대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일본 대신 다른 곳으로 떠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일본에 가지 않고, 많이 찾은 곳은 단연 아세안이었다. 베트남 국제선 이용객이 전년 대비 58.4%나 늘었다.
대한항공은 일본 노선 축소로 생긴 여력을 다른 지역으로 돌릴 예정인데,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아세안 지역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10월 27일부터 인천∼클락(필리핀) 노선에 주 7회 신규 취항하고, 인천∼다낭(베트남) 노선에 주 7회를 추가 증편, 인천∼치앙마이(태국) 노선과 인천∼발리(인도네시아) 노선도 주 4회를 늘릴 예정이다.
매경럭스멘은 이번 호에 한일 갈등 이후 달라진 우리 여행 트렌드를 감안해 아세안 현지 관광청의 추천을 직접 받아 가볼 만한 곳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행사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내놓은 상품에 매력을 못 느낀다면 눈여겨봐도 좋다.
트렌디 플레이스, 안 시앙 로드&클락 키
싱가포르 관광청이 추천한 곳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트렌디한 곳이다. 최신 싱가포르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이곳을 경험해 보자.
먼저 안 시앙 로드다. 클럽 스트리트와 안 시앙 힐이 교차하는 지점에 이어진 길이다. 트렌디한 바와 펍으로 가득 찬 싱가포르에서 미식, 나이트라이프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가로수길과 비슷한 느낌이다. 작지만 매력이 넘치는 숍과 레스토랑, 아기자기한 카페와 서점들이 이어져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머물게 된다. 트렌드세터 사이에서 인기 있는 오퍼레이션 대거와 넛맥 앤드 클로브, 스크리닝 룸 등 핫한 바가 모여 있다.
트렌드 선도하는 안 시앙 로드
클락 키는 화려한 나이트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보트 키, 로버슨 키를 비롯해 싱가포르 리버의 대표 부두이다. 세계 5대 클럽으로 꼽히는 클럽 주크, 레트로 테마의 아케이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바 레벨 업, 록앤롤 블루스 라이브 음악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바 크레이지 엘리펀트, 2006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라틴아메리카 테마의 바 쿠바 리브레 등이 있다.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의 보트 키와 클락 키에서 바로 길 건너편에 위치한 포트 캐닝 파크도 방문하길 추천한다. 이곳은 현지 여행 중 여유를 즐기고 싶은 여행객이 찾는 명소이다.
오션 어드벤처 파크
신(新) 여행지, 클락
세부, 보라카이만 아는 필리핀 여행자라면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80㎞ 거리에 있는 클락을 주목해 보자. 클락 지역은 지금까지 미 공군 조종사들이 주둔하던 공군 기지로만 알려졌지만, 현재 특수 경제 구역으로 지정되어 비즈니스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관광까지 주도하는 지역으로 변모했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들이 곳곳에 있다. 볼거리로는 피나투보 화산, 주빅 사파리 파크, 오션 어드벤처 파크 등이 있다. 피나투보 화산은 1991년에 발생한 대폭발로 유명하다. 화산 폭발 이후 생긴 초현실적인 절경으로 클락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다. 다만 4월 중순~5월 초를 피해 방문해야 한다. 필리핀-미국 공동 군사 훈련인 발리카탄이 피나투보 화산 일대에서 진행되어, 통행이 전면 금지되기 때문이다.
주빅 사파리파크
오션 어드벤처 파크는 필리핀 최초의 해양 공원이다. 수빅베이의 해양 생태계와 돌고래, 바다사자, 흑범고래 등 다양한 바다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필리핀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재연한 민속촌 나용 필리피노도 볼 만하다.
피나투보 화산 일대
클락에는 온천도 있다. 11개의 온천으로 이뤄진 푸닝 온천은 황 성분이 있는 피나투보 화산의 물을 사용해 피부와 관절에 좋기로 유명하다. 온천에 가려면 방문객 센터에서 30분가량 오프로드 차를 타고 화산 계곡을 올라가야 하는데, 이 또한 특별한 경험이다.
여유로운 끄라비 해안가
조용한 낙원 끄라비
태국에서 가장 큰 섬인 푸껫에서 45㎞ 떨어져 있는 끄라비는 끄라비 주의 주도이자, 13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끄라비 군도의 중심지다. 파타야, 사무이, 푸껫에 비하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조용한 곳으로 또 다른 태국을 느낄 수 있다. 카르스트 지형 해안의 수백 미터까지 치솟은 기암괴석은 더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한때 끄라비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피피섬으로 가는 경유지 정도로 인식되거나 스노클링과 다이빙,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만 찾아오던 소박한 어촌이었지만 지금은 이 같은 정취를 느끼기 위해 각국의 여행자들이 끄라비로 모여든다. 그렇다고 파타야나 푸껫처럼 절대 북적이지 않는다. 여유 그 자체다. 수영은 물론 바나나 보트, 카누, 스노클링과 같은 해양 스포츠뿐 아니라 바위산의 암벽등반도 유명하다.
인근에 2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진 피피섬과 ‘치킨 아일랜드’로 불리는 꼬까이 섬, 4개의 해양국립공원이 있다.
아오 낭, 라이 레, 꼬 란따 등이 대표적 여행지다. 이 중 라이 레는 아오 낭 한쪽에 바다로 돌출된 작은 반도로 실상 육지와 연결돼 있지만 북쪽 육로가 차단돼 있어 섬과 같은 느낌을 준다. 끄라비 주 최남단에 있는 꼬 란따는 원시적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국립공원으로 보호되고 있다.
랑카위의 한 리조트 전경
비밀스러운 중독, 랑카위
랑카위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비행기로 45분 거리에 있는 곳이다. 유럽인들과 전 세계 요트족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유명한데, 최근 ‘SA-Lang(Secret Addiction)’이라는 브랜드 네임으로 사랑 받고 있다.
‘비밀스러운 중독’이란 이 말에서 랑카위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실제 랑카위 곳곳에 매력적인 숙박시설부터 다양한 즐길거리 들이 있다. 말레이시아 관광청은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세계 각지의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랑카위의 다양한 리조트들은 여행자들이 각자의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인테리어, 서비스, 디자인에 있어 저마다의 테마와 콘셉트를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랑카위에서 챙겨야 할 포인트 한 가지. 랑카위 전 지역이 면세 특구로 지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보수적인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정책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2000원 이상의 가격에 판매되는 수입 캔맥주를 랑카위에서는 600원 가량에 구입할 수 있다.
즐길거리로는 먼저 아일랜드 호핑 투어가 있다. 랑카위의 크고 작은 섬들로 스피드 보트를 타고 떠나는 아일랜드 호핑 투어는 랑카위 관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관광청의 설명이다. 특히 아일랜드 호핑 투어 중 즐기는 바다낚시와 해산물 BBQ는 가장 추천할 만한 액티비티 중 하나라고 한다.
텔라가 하버 파크에 정박해 있는 요트들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려면 판타이 체낭으로 가보자. 후루사토 스파를 기점으로 약 3㎞가량 이어지는 이곳은 랑카위 최고의 핫플레이스이다. 저렴하고 맛있는 현지 요리부터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식당, 열대의 밤을 즐길 분위기 좋은 바까지 다양한 옵션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랑카위 케이블 카, 독수리 광장, 오리엔탈 빌리지 등도 볼 만하다.
인레 호수에서 인타족들이 한 발로 배를 젓고 있다.
특별한 여행지, 인레 호수
인레 호수는 미얀마의 대표적 관광지 중 하나다. 여행객들이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미얀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이다.
해발 900m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인레 호수는 길이 22㎞, 폭 11㎞에 달하는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샨(Shan) 주의 수도에서 39㎞ 떨어진 곳에 있는 이 호수는 샨 주의 심장으로 불린다. 광대한 호수 지면에 지역을 둘러싼 산맥이 반사되는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이라는 평이다.
인레 호수를 대표하는 것은 아무래도 수상 소수민족인 인타족이 아닐까 싶다. 인레 호수의 터줏대감 격인 인타족은 평생을 호수 위에서 살아간다. 특히 이들의 배를 한 발로 젓는 독특한 풍습은 유명하다.
이곳을 여행하는 수단은 보트인데, 모터보트를 타고 돌아볼 수 있고, 인타족처럼 한 발로 배를 젓는 경험도 해볼 수도 있다. 호수 주변에는 인타족 외에 다양한 소수 민족들이 거주하고 있어, 이들의 전통 생활 방식도 엿볼 수 있다.
호수 주변의 가장 큰 마을은 낭쉐다. 낭쉐에서는 아주 신기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토마토 재배지다. 이 마을 주민들은 호수 위에 밭을 만들어 토마토를 생산해내고 있다. 한 방송에서는 이 토마토를 먹기 위해 인레 호수를 찾는 모습이 방송되기도 했다. 이곳은 미얀마 토마토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데, 그 맛은 한 번 먹어보면 잊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중국, 인도 등에 수출하기도 한다.
파웅도 사원 전경
[문수인 기자 사진 필리핀·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미얀마 관광청]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8호 (2019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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