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r Test-Drive] 세단과 SUV 사이에서 고민이라면 정답은?! BMW 뉴X4 xDrive20d

    입력 : 2019.02.14 10:33:06

  • 브랜드 입장에선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아니 어쩌면 천지개벽(天地開闢) 수준이다. BMW의 인지도와 신뢰도 얘기다. 2년 전만 해도 국내 수입차시장의 베스트셀링카 제조사는 BMW였다. 유독 국내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독일 브랜드 중 발군이었다. 그랬던 BMW가 지난해 화재 논란으로 고꾸라졌다. 당연히 국내 판매량은 크게 줄었다. 2017년 5만9624대를 기록한 판매대수는 지난해 전년대비 15.3% 감소한 5만524대에 그쳤다. 반면 BMW와 함께 국내 수입차 시장의 2강으로 꼽히던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수입차 최초로 7만 대(7만798대, 전년대비 2.81% 증가)를 돌파했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브랜드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이다. 올해 목표도 4만6000여 대로 낮춰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승자박(自繩自縛)이다.

    서론이 길었다. 시승에 나선 ‘뉴X4 xDrive20d’를 타고 강남의 한 주차장에 들어서자마자 들어야 했던 타박 때문이다. 주차장 입구에 큼지막하게 ‘BMW 주차금지’라고 써놓은 표지판을 보지 못한 탓이다. 이 또한 누굴 탓하겠는가. 자승자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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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 소문 없이 출시된 2세대 X4

    BMW 화재 관련 차량, 그러니까 리콜 대상 차량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된 BMW와 MINI 디젤 차량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된 뉴 X4에 탑재된 EGR는 현재 결함이 발견되지 않은 부품이다. 저간의 사정이 그렇더라도 BMW코리아 입장에선 X4의 출시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동안의 신차 출시와 비교하면 보도자료 달랑 내고 소리 소문 없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굳이 시승에 나선 건 새로워진 X4에 대한 궁금증이 한몫했다. 중형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ports Activity Coupe, SAC)인 이 차량은 2014년 공개된 이후 전 세계에서 20만 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울퉁불퉁 잘빠진 근육질 외관에 확 늘어난 적재공간이 돋보인다.

    우선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가 이전보다 각각 81㎜, 37㎜, 54㎜ 늘었다. 트윈 LED 헤드라이트와 함께 새롭게 장착된 수평 안개등은 BMW X 라인의 상징인 ‘6개의 눈’을 재해석했다. BMW SAC의 독특한 라인도 재정비했다. 뉴 X4의 루프 라인은 뒷좌석 창문까지 이어지다가 뚝 떨어진다. 도어 손잡이부터 후미등까지 이어지는 어깨 라인과 휠 아치 사이 캐릭터 라인이 후면 디자인을 완성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스포츠 시트와 측면 지지부, 센터 콘솔 양쪽에 무릎 패드가 새롭게 설치됐다. 동급의 국산차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높은 탓에 편하고 안락한 시트를 기대했다면 살짝 실망할 수도 있다. 딱, 중형차 수준이다. 2열 좌석 뒤의 적재공간은 꽤 넓다. 기본 525ℓ인데 웬만한 골프클럽 4개는 세로로 넣을 수 있는 수준이다.(2열 좌석을 뉘이면 1430ℓ까지 적재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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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월한 코너링, 고속주행 시 소음은 거슬려

    주행에 나선 구간은 서울 충무로역에서 대전까지 왕복 400여㎞구간. 시동을 켠 후 마주한 스티어링휠과 계기반은 있어야 할 게 제자리를 찾은 듯 직관적이다. 디젤이지만 도심 구간에서의 소음은 세단과 비교해 별다를 게 없었다. 액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의 반응이 오히려 부드러운 편이다. 대시보드에는 터치로 조작할 수 있는 10.25인치 고해상도 스크린이 보기 편한 위치에 자리 잡았다. 손가락의 간단한 움직임만으로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제스처 컨트롤’ 기능으로 운전 중에도 음악을 틀거나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투영 면적이 70% 가량 커진 덕분에 시선을 집중하지 않아도 주행 중 필요한 정보가 눈에 들어왔다.

    4기통 디젤엔진을 탑재한 ‘뉴X4 xDrive20d’는 최고출력 190마력, 40.8㎏·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모든 라인업에는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와 지능형 사륜구동시스템인 xDrive가 기본 탑재됐다. 다시 말해 도로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이나 앞뒤 구동력을 차가 알아서 분배한다. 그래서인지 경부고속도로에서 반복되는 오르막이나 커브에도 별다른 무리 없이 치고 올라섰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고속 주행 시 외부소음이다. 속도가 110㎞/h에 이르니 FM주파수를 타고 흐르던 노래 가사가 살짝 멀어진다. 속도를 좀 더 높여보니 소음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럼에도 주행 퍼포먼스는 매력적이다. 특히 코너링이 탁월했다. 목적지에 도착할 즈음 마주한 산악지형의 곡선 주행로에서 아래로 가라앉듯 도로 바닥에 밀착한 무게 중심이 단단했다. 돌아오는 길도 일부러 그 구간을 선택할 만큼 탁월했다.

    뉴X4는 xLine, M 스포츠X, M 스포츠 등 3개의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뉴 X4 xDrive20d M Sport X’가 7270만원, ‘뉴 X4 xDrive20d M Sport Package’가 7220만원, ‘뉴 X4 xDrive20d xLine’이 6920만원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1호 (2019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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