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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혼술 급증한 시대-끼니 거르다 20·30대도 위암
입력 : 2018.07.12 11: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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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 같은 싱글라이프를 즐기며 살아가는 35세 여성 김미옥(가명) 씨는 간편하게 혼밥을 즐기며 공복감이 생길 때만 끼니를 챙기다 보니 식사 시간이 일정치 않은 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식사 후 소화불량, 속쓰림, 복통, 위산 역류 등의 증상이 있어 역류성식도염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아 위내시경과 조직검사를 한 결과, 위암으로 진단되어 충격에 빠졌다.
김 씨와 같이 20~30대 젊은층의 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통계청의 2015년 사망원인 통계자료에 따르면 30대 암사망률 1위가 위암으로 알려져 있다(10만 명당 2.7명). 또한 20대에서는 위암이 암사망률 3위로 보고된 바 있다(10만 명당 0.5명).
20~30대 젊은층의 암 발생이 느는 이유는 가족력이 있거나 식습관의 서구화로 가공식품의 잦은 섭취, 비만, 음주, 흡연, 환경오염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학계에서는 최근 혼밥이나 패스트푸드 등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고 대충 때우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점도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국가 암 검진은 현재 40대 이상으로 한정되어 있어 20~30대 젊은층은 건강검진에 다소 홀대받고 있다는 점도 초기진단을 가로막고 있는 하나의 원인이다.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20~30대 위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58%이고, 20대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20~30대 여성위암 환자의 경우 ‘미분화형의 미만성 위암’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건강검진 필요성 점차 높아져
20~30대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위암은 전이가 빠른 ‘미만성 위암’이 많은데, 암 세포가 위 내벽을 파고들며 자라는 ‘미만(彌漫)성 위암’은 암세포가 군데군데 퍼지면서 위벽을 파고들어 자라는 경향이 있어 위암 병변이 잘 보이지 않아 진단이 됐을 때는 병기가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김종원 중앙대학교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젊은 나이인 20~30대에 생기는 위암 중 약 70% 정도가 미만성 위암으로 발견되는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으며 점막 밑의 위벽으로만 파고들면서 자라기도 해 내시경검사로 발견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하며 “암세포가 위벽으로 파고들어간 경우, 림프관을 통한 림프선 전이나 혈관을 통한 혈행성 전이, 위벽을 뚫고 복막에 퍼지는 복막 전이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김종원 교수는 “20~30대 젊은층에게 많이 발생하는 ‘미만성 위암’의 경우 암의 전이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위암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며, 조기 발견이 된다면 내시경절제술로 병변 부위만 제거하거나, 복강경수술 및 유문보존위절제술 등 수술 후 삶의 질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수술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조기에 발견된 위암은 예후가 좋아 높은 생존율을 보이기 때문에 20~30대도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미만성 위암의 경우 관찰되는 병변의 범위보다 암세포의 침윤이 더 넓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시경절제나 수술을 할 때 보다 넓은 범위의 위절제가 필요하다”며 “치료 후 예후는 장형 위암에 비해 예후가 나쁜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 보고에는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경우 병기를 고려하면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어, 미만성 위암도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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