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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처음 공개된 보잉 787-9 꿈의 비행기로 하늘길 연 대한항공
입력 : 2017.04.21 16: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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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경험하게 해줄 꿈의 항공기, 드림라이너(Dreamliner) 보잉 787-9가 국내에 첫선을 보입니다!”
대한항공의 향후 차세대 핵심 주자 ‘보잉 787-9’ 항공기가 국내에 공개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27일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차세대 항공기 도입 기념식을 열고 언론에 공개했다.
업계에선 “보잉 787-9는 승객이 기존 항공기에서 느낀 불편함을 개선해 격이 다른 쾌적함을 선사한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타 기종과 비교해 기압과 습도가 높아짐에 따라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성능이 업그레이드됐다. 기술적 진보도 화제다.
탄소복합소재 50%, 알루미늄 합금 20%를 사용해 무게는 낮추고 내구성은 높였다. 연료소모율은 타 항공기 대비 20% 좋아졌고, 탄소배출량은 20% 저감된 최첨단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다. 대한항공이 운항할 보잉 787-9의 좌석은 일등석 6좌석, 프레스티지석 18좌석, 일반석 245좌석 등 총 269석으로 구성됐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보잉 787-9 항공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보잉 787-9는 항공기에 탄소복합소재가 대거 사용돼 내구성이 높아지면서 기압, 습도 등 승객의 편의 기능이 대폭 향상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기내 기압이다. 여타 항공기의 기내 기압이 백두산 수준(2400m)으로 유지된다면 보잉 787-9는 한라산이나 지리산 수준(1800m)으로 유지할 수 있어 쾌적함이 다르다.
통상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가 부족해 쉽게 피로해지는데, 기압을 더 높여줘 장거리 여행에 따른 피로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
약 11% 수준이던 기내 습도도 15~16% 수준으로 향상됐다. 유사 기종 대비 크기가 78%나 커진 창문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넓은 창이 설치되면서 탁 트인 느낌을 주는 한편, 창문 덮개를 없애고 버튼 조작만으로 창문의 투명도를 5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게 했다.
프리미엄 케빈 인테리어(Premium Cabin Interior)가 적용된 기내는 최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기술로 시간과 환경에 따라 기내 색상과 밝기가 조절된다. 항공기 이륙에서부터 식사, 음료, 일출, 일몰, 취침, 착륙 등 다양한 객실 조명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보잉 787-9 항공기 기내에서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보잉 787-9는 지금까지 보잉의 항공기 제작 노하우가 모두 결집됐다. 탄소복합소재를 항공기에 대폭 적용해 무게를 줄이고 내구성을 높여 연료효율 개선과 탄소 저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고, 기존 동급 항공기에 비해 좌석당 연료 소모율이 20% 이상 개선됐다. 탄소 배출량 또한 20% 이상 감소됐다. 뿐만 아니라 날개 디자인에도 효율성을 담았다. 와류를 방지하기 위해 공기 역학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날개 끝단 장치 ‘레이키드 윙 팁(Raked Wing Tip)’을 적용해 항력을 감소시켜 연료효율성을 높였다.
엔진 또한 친환경적으로 설계됐다. 특히 엔진을 둘러싼 덮개(Cowl)에 신기술이 적용돼 엔진 후류로 인한 소음을 대폭 감소시켜 보다 조용한 여행이 가능해졌다. 터뷸런스 등 갑작스럽게 비행에 영향을 주는 기상상황을 마주했을 때, 이를 감지하고 곧바로 비행 자세를 제어해 동체 흔들림을 줄이는 운항 시스템 기술도 적용됐다.
시스템도 대폭 개선해 운항 안전도를 높였다. 특히 항공기와 지상 간 실시간 데이터 통신을 통해 항공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내·외부 결함을 원격으로 확인해 테스트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첨단 기술이 집약된 보잉 787-9에는 대한항공의 기술력도 담겨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6년부터 보잉사의 787제작 및 설계 사업에 참여해 날개 끝 곡선 구조물인 ‘레이키드 윙팁(Raked Wing Tip)’, ‘후방 동체(Aft Body)’, 날개 구조물인 ‘플랩 서포트 페어링(Flap Support Fairing)’ 등 6가지 핵심부품을 부산테크센터에서 제작한 바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보잉 787-9 항공기 기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잉 787-9를 레저 수요가 풍부한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새로운 장거리 목적지를 개발할 때도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호기는 국내에서 무선국 인가, 시범비행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친 후 3월 중순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된다.
이후 토론토, L.A. 마드리드 등 장거리 국제선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보잉 787-9 1호 항공기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총 10대를 도입해,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보잉 787 항공기에 깃든 대한항공의 기술력 전 세계의 최첨단 항공기 제작 기술이 적용된 보잉 787 항공기에는 대한항공의 기술력이 숨 쉬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986년부터 보잉 747-400 항공기 날개구조물인 ‘주익연장날개’ 및 ‘플랩 트랙 페어링’, ‘윙렛’ 제작 사업으로 보잉 747-400 항공기 수백대분의 구조물을 납품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3년 이후 전 세계 항공기 개발 파트너들과 보잉 787 항공기의 총 6개 주요 부품에 대한 국제 공동개발에 참여하면서 꾸준히 보잉 787 항공기 부품을 제작해왔다. 대한항공이 보잉 787-9 제작에 참여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 메인 랜딩기어 수용 공간 후격벽 구조물(AFT Wheel Well Bulkhead) : 메인 랜딩기어가 들어가는 공간
- 전방 랜딩기어 수용 공간 구조물(Nose Wheel Well) : 전방 랜딩기어가 들어가는 공간
- 레이키드 윙 팁(Raked Wing Tip) : 항공기 날개 끝의 곡선 형태의 구조물로, 날개 끝 와류 감소
- 스트링거(Stringer) : 항공기 동체의 뼈대
- 플랩 서포트 페어링(Flap Support Fairing) : 날개 아래의 플랩 장치 커버
- 애프터 바디(After Body) : 항공기 후미 부분의 구조물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9호 (2017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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