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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글로벌 종합 방산업체로 우뚝!
입력 : 2016.10.11 1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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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급신장 배경 중 하나로 경제전문가들은 “한화그룹이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한화탈레스(옛 삼성탈레스), 한화디펜스(옛 두산DST)를 연이어 인수하면서 종합방산업체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고 평가한다. 올 4월에 한화디펜스가 합류한 이후 한화의 탄약·정밀무기, 테크윈의 포병장비·항공기엔진, 탈레스의 지휘통제, 감시·정찰체계에 기동, 대공·유도 무기까지 더해져 내년에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추가적인 순위 상승도 기대된다는 분위기다.
▶한화그룹의 통합 방산역량
지난 9월 7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방위산업전(DEFENSE EXPO KOREA 2016)’에는 한화, 한화테크윈, 한화디펜스, 한화탈레스 등 한화그룹의 방산 4사가 참가해 이른바 통합 방산역량을 선보였다. 올해 두 번째 막을 올린 ‘DX KOREA 2016’은 대한민국 육군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육군무기 전시회다.
천무
▶한화그룹의 모태 한화 방산부문
1952년에 설립된 한화는 한화그룹의 모태다. 축적된 화약기술을 바탕으로 1974년 방위산업에 진출해 자주국방의 일익을 담당해왔다. 현재는 유도무기부터 탄약, 무인체계, 우주 사업까지 투자와 정부사업 참여를 통해 국산무기의 첨단화를 주도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천무’다. 한화가 지난해부터 전력화하고 있는 230㎜급 다련장 로켓 천무는 기존에 군에서 운용되던 여타 지상화력무기보다 월등한 사거리와 정밀도를 갖추고 있어 개전 초기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확실한 무기다. 표적의 성질과 형태에 따라 다양한 탄종을 운용할 수 있는데, 한화가 독자 개발한 천무 유도탄과 기존 ‘구룡’ 다련장에서 사용했던 130㎜ 탄을 포드화(탄을 하나씩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탄창처럼 하나의 포드를 만들어 여러 발을 동시에 교체할 수 있도록 만든 것)하여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의 유도탄 탐색개발사업도 연구개발하고 있다. 한화가 개발하고 있는 탄도탄 요격용 유도탄은 흔히 ‘한국형 사드(THAAD)’로 알려져 있는데, 종말 단계에 있는 탄도탄을 직격(Hit-to-Kill)할 수 있는 상층방어용(고도 40㎞ 이상) 유도탄이다. 2022년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며 2023년 양산에 들어가면 1조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 ‘LAH 공대지 유도탄’은 미국의 ‘헬파이어 미사일’처럼 소형무장헬기에서 적 전차를 정밀타격하기 위한 무기체계로 현재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토우 미사일’을 대체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유인항공 플랫폼에 탑재되며 2022년 개발이 완료되고 이듬해 양산되면 약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이 밖에 한화는 기존 전력화된 무기체계의 성능개량에도 힘쓰고 있다. K9, K55A1 등에서 사용되는 155㎜ 포탄의 사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는 ‘155㎜ 사거리 연장탄’ 체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2.75인치 로켓탄의 비행 안정성과 위력을 증대시키는 개조개발도 진행 중이다. 또한 성형파편탄두를 적용해 기존 81㎜ 박격포탄보다 뛰어난 파괴력을 발휘하는 개량형 81㎜ 박격포탄 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말 ‘혁신적인 Defense Solution을 제공하는 신뢰받는 글로벌 파트너’라는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 “2020년 국내 탄약, 유도무기 분야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와 “2025년 Global 30위권 방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9 자주포
1977년 설립된 한화테크윈은 항공기 엔진 사업과 필름카메라 사업을 중심으로 38년간 국내 정밀기기산업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한화테크윈은 주로 CCTV 등 시큐리티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지상 전투장비의 상당수를 생산하는 방위산업 종합 메이커이기도 하다. 1983년 지상전투장비 방산사업에 진출해 K55, K9 자주포와 포병사격 지휘장갑차 등 포병 무기체계에서부터 전투공병차량, 해병 상륙 돌격장갑차에 이르기까지 육군과 해병의 지상 작전에는 한화테크윈이 생산한 장비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1000대 이상의 ‘K55 자주포’ 생산 경험과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1998년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세계 최고 성능의 ‘K9 자주포’를 개발했다. 최대 사정거리 40㎞와 최고 속도 67㎞/h, 정지 상태에서 30초, 기동상태에서 60초 내 표적사격이 가능하다. 2001년 터키 수출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의 수출 협상과 기술협력 요청이 이어지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총 3억1000만 달러(3400억원. 2017년까지 K-9 24문을 폴란드에 직접 공급하고, 2차로 2018년부터 폴란드 현지에서 96문을 생산해 공급할 예정) 규모로 폴란드에 수출됐다. 그런가 하면 분당 10발 이상의 탄약 이송능력을 갖춘 자동화 장비 ‘K10 탄약운반장갑차’는 K9 자주포와 패키지로 공급하고 있다. 이 장비는 탄약 집적소에 쌓여 있는 탄약이나 트럭 위의 탄약을 적재해 사격진지로 이동시켜 K9 자주포에 보급하는 자동화 로봇형 장비다. 특히 ‘완전 자동화 제어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한화테크윈은 지상 전투장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각종 전투기 및 헬기 엔진 제작을 도맡아 온 국내 유일의 가스터빈 엔진 제작 기업이다. 2014년 기준으로 7000대 이상의 엔진을 누적 생산했다. 1979년 가스터빈 엔진 창 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기 엔진 사업에 진출해 1980년 미국 GE사와 기술제휴로 F-5 제공호용 제트엔진을 생산했고, 이후 1986년엔 KF-16전투기의 최종 조립업체로 선정됐다. 한국형 헬리콥터 개발사업 KHP(Korean Helicopter Program)에도 참여해 한국형 헬기 ‘수리온’의 국산화 엔진을 생산하기도 했다. 특히 2014년 11월 P&W와 9억달러, 지난해 1월 GE와 4억3000만달러, 6월 P&W와 17억달러에 이어 지난해 말 P&W와 38억달러 규모의 부품 공급권 계약을 맺는 등 최근 1년여 사이에 약 70억달러의 항공기 엔진 부품 공급권을 획득해 글로벌 시장에서 엔진부품 제조사의 입지를 다졌다. 최근엔 미래 유망기술인 드론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개발이 완료된 고성능 드론으로 대구시 83타워, 와룡대교 주탑 연결부 등 접근이 어려운 시설물의 안전 점검에 드론을 활용한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화테크윈은 올 4월 두산DST를 인수하며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를 통해 기존의 자주포, 항공기·함정용 엔진, 레이더(한화시스템) 중심에서 기동·대공무기체계, 발사대 체계 및 항법장치까지 영역을 확대해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지난해에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한화,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수출을 적극 확대해 글로벌 방산업체로 도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한화, 한화테크윈, 한화디펜스, 한화탈레스 등 한화방산 4사가 참가한 ‘2016 대한민국방위산업전’
▶IT 기반의 방위산업체,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정보기술(IT) 기반의 첨단 방산전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대표 방위산업체다. 1978년 방위산업을 시작한 이래, 2000년 프랑스 탈레스(THALES) 사의 투자유치를 통해 새로운 도약기를 맞았다. 지난해 한화그룹에 합류한 이후 그룹 내 방산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주로 군 무기체계의 두뇌와 감각기관에 해당하는 레이더, 전자광학장비, 전술통신시스템, 전투지휘체계, 사격통제장비 등의 분야에서 첨단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차·장갑차에서 인공위성과 항공기는 물론 잠수함까지 육·해·공을 아우르는 무기체계 안에 한화시스템의 각종 센서와 지휘통제통신, 전투체계 등의 핵심기술이 내재돼 있다.
일례로 올 1월, 방위사업청과 공급 계약을 체결한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업은 미래 네트워크 중심전에서 통합전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용량 데이터를 원거리, 고속, 유·무선으로 전송 가능한 지휘통제시스템이다. 약 5조원 이상 투입되는 대규모 국방정보화 사업으로, TICN이 전력화되면 군은 50여 개의 무기체계를 하나로 연동해 대용량 음성과 데이터,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고 전시상황에 유무선망이 파괴돼도 군 통신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주력제품은 역시 레이더(Radar)다. 1986년 초계함과 호위함의 레이더를 제작 생산해 해군에 공급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마체계의 탐지·추적 레이더를 생산해 공급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디지털 신호처리능력을 보유한 탐지레이더를 국방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국산화해 적용시켰다. 이후 한화시스템은 중거리 대공무기체계인 ‘천궁’의 3차원 다기능레이더 개발에 시제업체로 참여했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의 시제업체로 참여 중이다. L-SAM은 수십 ㎞의 상공에서 적의 탄도탄과 전투기 등의 공중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장비로 특히 교전용 다기능레이더로는 국내 최초로 능동형 전자주사(AESA) 방식을 적용했다. 그런가 하면 한화시스템은 1970년 후반에 WSA-423 사격통제체계, 구축함(DDH) 전투체계의 기술도입생산을 통해 관련 분야 경험과 기반기술을 축적했다. 이후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대형상륙함(LPH), 유도탄고속함(PKG), 차기호위함(FFX) 전투체계의 국내 연구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차기잠수함(장보고-Ⅲ, 3000t급), 차기호위함(FFX-Ⅱ), 차기고속정(PKX-B) 전투체계를 개발 중이다.
▶레이저 무기체계의 선두주자, 한화디펜스
1937년 설립된 한화디펜스는 1973년 방산업체 지정 이후 35년간 방위산업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역량을 축적해 왔다. 1984년 ‘K200 한국형 보병장갑차’를 독자 개발해 양산했고,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 30㎜ 자주대공포 ‘비호’, ‘K21 전투장갑차’, 차기다련장 ‘천무’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전군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1993년 K200을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며 국내 방위산업 분야 최초로 대규모 해외 수출에 성공했다. 2007년 주력 제품인 K-21 전투장갑차를 독자 기술로 개발해 해외 수출을 위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주력 분야 중 기동무기체계는 ‘K-21 전투장갑차’, ‘K200A1 한국형 보병장갑차’, ‘바라쿠다 4X4 차륜형장갑차’ 등이 있다.
유도무기체계는 ‘천마’와 ‘천무’가 있다. ‘Kill Chain’, ‘KAMD’ 등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정밀유도무기체계 도입을 적극 지원해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대공무기 체계로는 ‘비호’, ‘비호복합’, ‘20㎜ 육상발칸’, ‘40㎜ 쌍열함포(노봉)’ 등이 있다. 이외에도 ‘KVLS(Korean Vertical Launching System)’, ‘MSAM(Medium-range Surface to Air Missile, 천궁)’, ‘관성항법장치’, ‘전자광학추적기’, ‘화학작용제 분석기’, ‘자동측지장비’, ‘원거리 화학자동경보기’, ‘레이저폭발물처리기’ 등이 한화디펜스의 주력 제품이다.
한화디펜스는 현재 120㎜ 자주박격포, 화생방정찰차량(차량형), 차륜형대공포, K21 경전차 등 주요 무기체계와 약 50종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 무기체계 발전 추세를 연구하며 핵심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차세대 무기체계로 주목받고 있는 레이저 무기체계 개발을 지속하며 1999년 불화중수소레이저 개발, 2007년부터 고체레이저 연구개발, 2014년부터 광섬유레이저에 대한 선행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로부터 광섬유레이저 핵심기술 개발업체로 선정되며 레이저 분야에 대한 무기체계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3호 (2016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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