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콘텐츠 공룡으로 떠오른 넷플릭스…봉준호 영화에 570억원 투자한 사연

    입력 : 2016.08.12 17: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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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90여 개 국가에 진출 8100만 유료가입자 확보 북미 인터넷 트래픽의 35% 점유 글로벌 콘텐츠 공룡으로 불리는 넷플릭스의 시작은 1997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DVD 대여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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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창업자 리드 해스팅스(Reed Hastings)는 아폴로 13이라는 비디오를 빌리고 제때 반납하지 않아 연체료만 40달러를 물게 되면서 넷플릭스의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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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리드 해이스팅스는 DVD를 대여할 때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에 들르는 것보다 집에서 주문하고 배송 받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는 점에 착안해 우편 배송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연체료는 과감하게 폐지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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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획기적인 서비스에 소비자들은 몰려들었습니다. 현재 넷플릭스의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우수한 “콘텐츠 추천 시스템”은 사실 이때부터 발동했죠. 신작 DVD에만 몰릴 수 있는 수요를 넷플릭스는 추천 시스템을 통해 신작 구매 비용과 재고 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용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영화를 추천함으로써 DVD 대여가 최신작과 인기작에 집중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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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넷플릭스의 성공은 “미국의 우편 사업과 DVD 보급에 넷플릭스의 기여도는 상당하다”는 당시 유력신문의 논평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05년 3만5000개의 영화를 서비스한 넷플릭스는 하루에 100만 개의 DVD를 발송했고 미국 내 우체국 배송산업의 최대 기여자로 꼽혔습니다. 미국 가정에 DVD플레이어를 필수 가전제품으로 보급시켜 미국 가정의 2/3 이상이 DVD플레이어를 보유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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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승승장구하던 넷플릭스는 10주년을 맞은 2007년 다시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합니다. 바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전환” 서비스 초기 시절 구독자들은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직접 배송받아 보던 DVD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라니 여러 구독자들은 서비스를 중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디지털 세상에 진출한 넷플릭스의 결정은 적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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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인터넷 환경이 좋아지고 2007년 외환위기 이후 미국의 경기 침체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등 사회적 현상까지 도와주며 넷플릭스의 이용률은 급증했습니다. 10달러도 되지 않는 월 구독료($7.99)를 지불하면 언제 어디서든 10만 편 이상의 영화,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TV 테블릿,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의 접근이 가능합니다. 또한 집안에서도 끊김 없이 볼 수 있다는 점, 언제든지 해지 비용 없이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이 넷플릭스에 열광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죠. 광고 없이 몰아보기가 가능해 구독자들은 “Netflix And Chill”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게 되었고, 퇴근 후 넷플릭스와 함께 저녁을 보내는 라이프스타일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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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하우스 오브 카드> 오바마를 비롯해 세계유수의 인사들이 앞 다퉈 ‘팬심’을 드러낸 명품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로 넷플릭스는 한층 더 이름을 높이게 됩니다. 엄청난 투자를 통해 자체 제작한 이 드라마는 정치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무려 연출자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와 주연배우 케빈 스페이시(Kevin Spacey)를 섭외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러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하우스 오브 카드>는 빅데이터 사례 연구에서 항상 첫째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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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하우스 오브 카드>를 탄생시킨 빅데이터는 넷플릭스의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특히 정평이 나 있는 콘텐츠 추천 시스템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전 세계 영화·드라마 팬의 취향을 수천 개의 커뮤니티로 나누고, 이용자들이 어느 어느 커뮤니티에 속하는지를 찾아냅니다. 블록버스터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게 만든 1등 공신이죠. 덕분에 미국에서 넷플릭스를 소비하는 인터넷 트래픽은 유튜브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10. 넷플릭스는 콘텐츠 시청을 간편하게 해주는 DIY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화제를 모으기도 합니다. 신체 신호를 감지해 시청 중 잠이 들 경우 재생을 중지시키는 양말이나 버튼하나로 조명을 모두 끄고 스마트폰을 매너모드로 바꾸며 음식을 주문하는 스위치 등은 실제로 판매되는 완제품이 아니라, 넷플릭스에서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동영상 매뉴얼을 보여줌으로써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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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지난 1월 넷플릭스는 야심차게 한국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7개월 동안 넷플릭스의 성적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저조했습니다. “별로 볼 게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이었습니다. 기존 인터넷 사업자들이 미드를 경쟁적으로 서비스했고 지상파와 종편과 제휴 계약을 맺지 못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넷플릭스가 아니더라도 다른 서비스를 통해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 대부분이었고, 일부 독특한 콘텐츠 미드(미국 드리마) 마니아 등 소수층에게만 어필했습니다.

    12. 한국 시장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뛰어든 넷플릭스가 최근 미디어행사를 통해 절치부심의 속내를 밝혔습니다. 빠른 인터넷 속도와 높은 스마트TV의 보급률 등 여러모로 넷플릭스가 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넷플릭스는 4K 영상을 강점으로 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최신 오리지널 콘텐츠는 대부분 4K로 촬영됐습니다. 풀 HD를 넘어서는 초고화질 콘텐츠로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죠.



    13. 정체된 점유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한국용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과감한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직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한국 시장을 뚫어보겠다는 의지입니다. 넷플릭스는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전용콘텐츠를 제작했거나 제작 중인 작품도 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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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그렇게 탄생할 비밀병기 중 하나는 바로 봉준호 감독의 <옥자>입니다. ‘국민감독’ 봉 감독은 극장에서 볼 수 없는 넷플릭스용 영화 <옥자>를 차기작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를 섭외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죠. 이날 행사에서도 영상을 통해 인사말을 남겼습니다.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오른 봉 감독의 차기작이 극장용 영화가 아니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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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이뿐만이 아닙니다. 방송인 박경림 씨가 진행하는 <얼티밋 비스트 마스터>라는 대형 오디션 프로그램이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촬영 중이며, 배우 배두나 씨가 출연하는 <센스8>의 시즌2도 서울에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이외에 <드라마월드>라는 미드는 한국 드라마 마니아인 백인 여성이 마법의 영역으로 이동해 조력자로 드라마의 줄거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입니다. 한국 배우와 K팝스타가 다수 등장합니다.



    16. 넷플릭스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에서의 콘텐츠 차별화가 절실해졌기 때문입니다. 국내에는 이미 IPTV가 활성화돼 있고, OTT(Over The Top) 서비스도 보편화돼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 업체들은 이미 다수의 콘텐츠를 확보해 둔 상태로 지상파TV 등 실시간 방송도 제공하는 라이벌 업체들과 경쟁하기 힘들죠. 넷플릭스가 아무리 서비스 품질이 우수해도 기존 콘텐츠로만 승부하기에는 벅찬 상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KBS SBS MBC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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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한국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적으로 헤이스팅스 CEO는 “한국의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올 여름이 지나 넷플릭스에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국가는 미국, 캐나다, 남미 등입니다. 시장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면 한국 영화, 드라마 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넷플릭스에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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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OTT서비스는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에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특히 중국의 경우 온라인 디지털콘텐츠시장은 2011년 이래 연평균 40% 이상의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 인구의 증가와 맞물려 2018년에는 50%를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극장과 TV 케이블채널의 강세로 이러한 조류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넷플릭스의 한국 현지화 공략이 국내 가입자를 본격적으로 OTT 세계에 빠져들게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1호 (2016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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