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의 비밀병기 기술연구원…과학과 기술 우위 없이는 미래도 없다

    입력 : 2016.06.10 15:05:52

  • “과학과 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세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고 서성환 선대회장의 평소 신념이 담긴 말이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화장품 불모지와 같았던 국내의 소비자에게 질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당시에도 아모레퍼시픽(구 태평양)은 화장품 선두기업이었지만 서성환 회장의 기술에 대한 목마름은 멈출 줄 몰랐다.

    그는 서양 화장품 종주국이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유명 화장품기업 코티사와 기술을 도입하는가 하면, 일본과 국교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때에도 열정적으로 관료들을 설득해 시세이도사와 기술 교류를 체결하는 등 앞선 행보를 보였다. 화장품 기술력에 대한 열정은 아들 서경배 회장에게 고스란히 이어져오고 있다. 아시아 고유의 문화와 서구의 기술이 조화를 이룬 명품 한방화장품 ‘설화수’, 아시안 뷰티가 집약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아모레퍼시픽(AMOREPACIFIC)’에 이르기까지,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도전과 창조정신으로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창출해 왔다.

    제2연구동 ‘미지움’
    제2연구동 ‘미지움’
    ▶국내 최초의 연구실 개설과 ‘성지관’ 건립

    ‘기술과 품질로 고객에게 인정받겠다’는 신념 하에 아모레퍼시픽은 1954년 화장품업계 처음으로 연구실을 개설했다. 1957년부터는 매년 연구원들을 유럽과 일본 등지로 보내 선진 기술을 습득하게 했다. 특히 1992년, 창업자의 뜻을 받들어 제 1연구동인 성지관을 완공하였고(연면적 17200m²), 이후 연구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괄목할 만한 혁신을 이루어가게 된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중반부터 피부과학연구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였다. 1994년에는 의약연구소를 설립하여 신약개발과 함께 새로운 건강식 문화를 창조해 오고 있다.

    또한, 2001년에는 21세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최첨단 시설을 갖춘 헬스연구동을 신축, 화장품의 효능과 안전성 연구에 집중하는 동시에 미용과 건강 분야의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여 미와 건강을 고려한 토탈 뷰티 사업을 추진해 왔다.2006년에는 식품연구소를 신설하여 녹차, 건강식품 등 헬스케어 분야의 연구 개발을 더욱 강화했다.

    특히 창업 때부터 면면히 이어져 온 식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1966년에는 ‘ABC 인삼크림’을 출시했다. 이를 시작으로 인삼 중심의 한방미용법 연구에 매진해 전통 약용식물의 피부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체계화해 1997년 한방화장품 ‘설화수’를 선보인 바 있다. 2006년 4월에는 경희대학교 한의학대학과 협력해 국내 최초의 한방미용연구센터를 설립하여 토털 뷰티 케어를 위한 한방 미용건강 연구개발을 진행해오고 있다.



    ▶‘미지움’ 준공으로 시작된 또 한번의 비상

    “미지움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연구원들이 창의력을 가장 잘 발현할 수 있도록 중점을 두고 설계했습니다. 나는 미지움이 혁신과 열정을 위한 공간이 되어 줄 것임을 믿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의 말이다. 평소 ‘공간이 생각을 지배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던 그는 지난 2010년 제2연구동인 ‘미지움’을 완성했다. ‘미지움(美智um, Mizium)’은 ‘아름다움(美)을 추구하는 지혜(智)의 장(um)’이라는 의미와 ‘미지(未知)의 세계를 개척한다’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3층 총 2만 6천m²(연면적) 규모로 총 500억원이 투입되었으며, 포르투갈의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Alvaro Siza)’가 설계를 맡아 5년간의 설계 및 건축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최첨단 연구공간으로 완성되었다.

    미지움은 ‘자유로운 소통’, ‘자연과의 융화’를 대표적인 콘셉트로 한다. 먼저, 연구공간은 전면이 탁 트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정 및 고축창을 두어 자연광의 유입을 극대화하고 빛과 공기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더불어 이중외피와 고효율기기, 친환경 재료, 쾌적한 환경을 위한 필로티와 예술작품 등 자연과의 조화, 인간 친화성은 미지움의 대표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미지움’은 연구원에게는 자아실현의 기회를, 고객에게는 보다 새로운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연구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개방적 혁신’ 역량 강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국내외 유수의 대학 및 연구기관들과 폭넓은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해 시장의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등 ‘개방적 혁신(Open Innovation)’을 위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 10년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연구결과가 부족했던 ‘한국인의 피부 특성 및 노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으며, 이 결과들을 제품에 응용하는 등 기초 피부과학 연구 투자를 통한 원천 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다. 또한, 중국 상하이 현지법인 소속의 상해연구소를 운영하며 북경대학교·복단대학교·사천대학교 병원 피부과와 공동연구를 통해 중국 여성의 피부 특징, 현지 지역 및 기후 특성을 고려한 특화 제품을 개발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위한 연구개발 협력도 확대해왔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 5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22 차 세계피부과학술대회(22nd World Congress of Dermatology)에 한국 뷰티업계 대표로 후원 및 참가했다. 업계 최대의 학술행사인 해당 대회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의 아름다움이 깃든 새로운 미학(New Beauty)을 선보였으며, 세계 주요 지역별 거점도시의 피부 과학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글로벌 사업 실행력을 제고하는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오랜 역사와 노력을 통해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세계적인 수준의 화장품 연구개발 기술을 확보하고, 국내 화장품 연구의 명실상부한 선두 위치에 서게 되었다.

    사진설명
    ▶아시안 뷰티를 발굴하고 실현하는 ‘아시안 뷰티 연구소’

    아모레퍼시픽은 수백 년간 건강과 피부관리에 사용되어 온 인삼과 녹차·콩 등 천연성분의 효능을 규명하고, 첨단과학과의 융합을 통해 피부효능을 극대화하는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부하고 있다. 70여 년간 이어져온 ㈜아모레퍼시픽의 헤리티지 원료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는 세계 최초의 인삼·녹차 화장품의 출시를 가능하게 했고, 오늘날 ‘설화수’,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등 글로벌 브랜드의 근간이 되어 전 세계 고객에게 이전에는 체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와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아시안 뷰티의 연구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부터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안 뷰티를 발굴하고 실현하는 ‘아시안 뷰티 연구소(Asian Beauty Laboratory, ABL)’를 기술연구원 내 신설 조직했다. 아시안 뷰티 연구소는 전 세계 고객의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아시안 뷰티를 구현하는 핵심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아름다움을 전하는 창의적인 연구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뷰티 연구소는 인삼·콩·녹차 등 아시안 뷰티(Asian Beauty) 특화 소재를 통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소비자에 대한 심화 연구를 진행해 제품화에 반영하고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기술 연구원은 인삼·콩·녹차 등 아시안 뷰티(Asian Beauty) 특화 소재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등의 공적을 높이 평가 받아 지난해 7월 ‘IR52 장영실상 기술혁신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소비자에 대한 심화 연구의 경우, 아시아 주요 15개 도시를 연교차와 연강수량 등을 바탕으로 기후 환경 연구에 따라 4개의 그룹으로 카테고리를 나누고, 그룹별 맞춤 제형 개발과 함께 지역 맞춤형 인체적용시험 및 미용법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인의 화장 문화를 바꾸고 있는 쿠션 제품의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인도네시아·베트남·인도 여성들의 피부색을 연구하여 국가별 특징을 제품화에 반영하고 있다. 넓은 영토만큼 인구가 많은 중국은 화북·화동·화서·화남으로 권역을 더욱 세분화하여 환경에 따른 소비자들의 특징과 니즈를 연구해 그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작년 5월, 처음으로 중국 기능성 화장품 시장 문을 두드린 아이오페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하고자 중국 여성의 피부 연구를 위한 기반을 강화했다. 피부 전문가와 연구원으로 구성된 한국 및 중국 ‘지니어스’를 위촉하여 아시아 여성 피부의 공동 연구를 협약하고, 중국 여성 피부에 대한 리서치 및 체계적인 분석을 담은 ‘스킨리포트’를 발간하여 본격적으로 바이오 사이언스의 정수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처럼 아시안 뷰티 연구소는 새로운 글로벌 뷰티의 가치를 전 세계 고객들에게 전하고, 미의 기준을 선도하는 연구소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김지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9호 (2016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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