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 부족하다고 난리더니…`모텔값`에 방 내주는 비즈니스호텔
입력 : 2016.04.21 17:42:51
-
◆ 호텔 공급과잉 ◆
서울시에 따르면 2011년 말 2만5160개 객실에서 2015년 말에는 4만1640개 객실로 66%가량 늘었지만 해외 관광객은 이 기간 35%(979만명에서 1323만명) 증가에 그쳤다. 물론 지난해는 6~8월 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여기에 호텔업이 좀 된다고 하자 우후죽순처럼 호텔이 생기고 있다. 서울시에서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호텔만 184곳(객실 2만8926실)에 달한다. 구청별로 보면 서울 중구가 7161객실(33곳)로 가장 많았으며 △강남구 5527객실(39곳) △마포구 3710객실(21곳) △용산구 1902객실(7곳) △송파구 1397객실(10곳) △서초구 1368객실(7곳) △종로구 1334객실(12곳) 순이었다.
올해 들어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잇달아 방한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예전처럼 급격히 늘지는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외국인 여행자에게 싼 가격으로 숙소를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나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등 새로운 숙박형태가 대거 늘어난 것도 호텔산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가뜩이나 호텔 공급이 늘어나 과당경쟁으로 몰리고 있는 와중에 암암리에 불법으로 운영되는 게스트하우스,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호텔협회 측은 현재 이 같은 불법 공유 숙박 규모가 서울에만 1만5000실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메르스 리스크'가 사라진 올해에도 호텔업계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호텔 공급 과잉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매물로 나온 호텔이 잇따라 유찰되며 낙찰가가 대폭 떨어졌지만 주인 찾기는 쉽지 않다.
그는 "신라 스테이, 롯데시티호텔 등이 새롭게 나오는 것을 보면 (공급에 대해) 시장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며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과잉 또는 부족을 논하는 것보다는 미래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메르스 사태 이전인 지난해 4월 분석한 '서울시내 관광호텔 수급전망'에 따르면 올해 서울 시내에 공급되는 호텔 객실은 총 3만8807실인 데 반해 외국인 관광객 객실 수요는 5만1641실이다. 일일 평균 1만2834개의 호텔 객실이 여전히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1년 전 분석한 수치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호텔이 서울에 생겨났다. 실제 올해 2월 기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대비는 물론, 2014년에 비해서도 거의 두 배로 성장했다. 하지만 업계 측은 여전히 관광객 수에 비해 신규 호텔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