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미 기자의 피플人사이트 ] 노희영 YG푸즈 대표 | 독보적 눈과 혀 지닌 3mm 감각의 소유자

    입력 : 2016.03.30 16: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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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3년 서울 태생 △1988년 미국 파슨스 졸업 △1988년 히노 컨설팅 설립 △2007년 오리온 외식계열사 롸이즈온 개발담당 이사

    △2010년 오리온 부사장 △2010년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 △2015년~ 현재 YG푸즈 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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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별명이 3mm예요. 음식점 문틈이 미세하게 벌어져 다른 사람들은 못 보는 걸 저는 찾아내고 완벽하게 맞춰야 직성이 풀립니다. 스테이크 고기 모양만 보고 덜 구워졌는지, 더 익혔는지 구분할 수 있어요. 눈으로도 맛을 보는 거죠. 하나님이 제게 남다른 눈과 혀를 탤런트로 주신 것 같습니다”

    노희영 YG푸즈 대표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혹자는 ‘마녀’라고 하고, 어떤 이들은 ‘천재’라고 한다. 하지만 한 가지 명백한 건 그가 고급 취향을 감별해내는 탁월한 감각과 취향을 지녔고, 이를 바탕으로 잇단 사업적 성공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이다. 노희영 대표는 어떻게 그의 무기가 된 독보적 눈과 혀를 갖게 됐을까. 노 대표는 “어릴적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아버지 따라 한일관, 파인힐, 남표면옥, 유래옥 등 쉽게 먹지 못하는 음식을 다 맛봤고, 어머니는 늘상 남다르고 특별하게 차려입도록 하셨다”면서 “‘남과 달라야 한다’는 게 부담되고 힘들었지만, 덕분에 지금은 보고 느끼는 감각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노 대표가 론칭했거나 리뉴얼해서 성공시킨 브랜드를 나열하면 마켓오·비비고·계절밥상·빕스 그리고 최근에 선보인 삼거리 푸줏간과 사대부 곳간 등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과연 한 사람이 어떻게 이 많은 일을 벌이고 성공했을까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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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난 실행력 vs 독단적 운영

    노희영 대표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엇갈린다. 그가 오리온과 CJ그룹에서 일할 때 오너 측근이라는 소문과 함께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업무 방식에 대해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 그는 이에 대해 “저의 문제는 월급쟁이인데 오너처럼 일했다는 거죠. 오리온도 그렇고 CJ에서 일할 때도 항상 리더인 오너의 생각을 읽으려고 했고 그들과 같은 방향을 가고자 했습니다. 대기업은 조직이 크다보니 거쳐야 할 과정들이 너무 많은데 그걸 무시한 거죠. 하지만 제가 일일이 그렇게 했다면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했을 거라 확신합니다”고 말한다. 노 대표는 “사실 저는 조직문화가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서 “CJ를 나와 이젠 월급쟁이가 아니라 진짜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고 싶어 YG푸즈는 직접 지분 투자해서 대표직을 맡았다”고 전했다. 노 대표를 인정하는 부류는 그의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시키는 엄청난 실행력을 높이 평가한다. 맡은 일은 확실한 성과를 내는 리더십에 그의 주변에는 10~20년 넘게 함께하는 이른바 ‘노희영 사단’이 존재한다.

    노 대표는 비록 회사를 나왔지만 CJ그룹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CJ그룹은 그동안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이 각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영역을 맡으며 완벽한 파트너십으로 지금의 그룹으로 키운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CJ에서 식음료부터 영화, 패션, 유통 등 라이프스타일과 관한 전 영역을 두루 운영해볼 수 있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밝혔다.

    노희영 대표는 2014년 세금문제로 CJ그룹에 사표를 냈다. 대기업에서 보여줬던 그의 거침없던 행보가 주춤하리라는 세간의 생각과 달리 그는 더욱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바로 KFC와 손잡고 ‘마이징거버거’를 히트쳤고, 아워홈의 인천공항 식음료 사업인 ‘푸드엠파이어’ 컨설팅에 참여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회장과 손잡고 YG푸즈를 설립, 곧바로 서울 홍대에 프리미엄 돼지고기 전문점인 삼거리푸줏간을 내면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



    ▶YG푸즈의 목표는 글로벌, K-문화 전파할 것

    노희경 대표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회장에 대해 “감이 빠르고 촉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YG푸즈는 애초에 국내용이 아닌 해외시장을 겨냥해 출발했고, 올해 태국과 일본, 미국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6월에는 태국 방콕에 개점하는 대형 복합쇼핑몰 ‘쇼디시(SHOW DC)’에 YG푸즈의 대표 한식상표인 ‘삼거리’매장들을 우선적으로 열 계획이다. 그는 “YG는 식음료 브랜드 말고도 문샷 화장품과 노나곤 의류 등 거의 백화점 4분의 1을 채울 정도의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하드웨어는 넘쳐나기 때문에 이제는 콘텐츠 싸움이라 할 수 있어요. 음악, 리빙, 식음료 등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될 수 있는데 특히 식음료는 공간으로 와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쇼핑몰을 위한 좋은 콘텐츠죠. 결국 K-문화를 해외 소비자들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노희영 대표는 전경련 프로젝트를 완성시켰다.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빌딩 50층 꼭대기에 ‘더스카이팜’을 오픈한 것. ‘농사짓는 전경련’을 모티브로 시작된 더스카이팜은 바쁜 도심 생활 속 자연이 주는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옥상에 일부 작물들을 재배하는 가든팜 공간을 조성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여기에 3가지 외식공간인 한식요리 연구가 이종국 씨가 참여한 ‘이종국 곳간’과 반상형 레스토랑 ‘사대부 곳간’, 이탈리안 브런치 매장 ‘세상의 모든 아침’을 각각 오픈했다. 그는 “원래 전경련 빌딩 건물은 공실률이 높고 특히 꼭대기는 상업시설이 들어서기 부적합한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을 전경련 즉, 예전 이조시대 사대부가 모이는 곳으로 스토리를 풀어 ‘사대부 곳간’ 한식레스토랑을 만들고, ‘농사짓는 전경련’을 콘셉트로 잡았더니 실제 사람들이 몰려들고 특히 중국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명소로 탈바꿈했습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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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관심사는 호텔, 같은 곳서 두 번 안 자

    노희경 대표는 본인의 경쟁력에 대해 눈과 혀 다음으로 호기심이라고 한다. 새로운 거는 보고 느끼지 않고는 잠이 안 올 정도다. 어떤 영화와 음악이 뜨고, 어떤 디자이너가 잘나가는지, 어떤 장소와 음식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지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가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건 호텔이다. 음식과 리빙 등 고급 라이프스타일의 모든 것이 집결된 공간이 바로 호텔이기 때문. 그는 “저는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호텔을 가봤다는 걸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일주일 출장을 가면 그 기간 동안 매일 다른 호텔에서 묵습니다. 다른 나라도 출장가면 안 가본 호텔이 없어서 못 갈 정도로 새로 생긴 호텔은 다 가봤습니다”고 말한다. 그가 만들고 싶은 호텔은 ‘3mm’ 노희영의 예민한 감각을 살린 최고급 공간이다. 비싸서 최고급이 아니라 휴대폰을 꽂을 소켓 위치가 적당한지, 샤워기 수압은 알맞는지, 그리고 침대 시트는 제대로 되어 있는지 세밀한 부분까지 고객 만족을 우선시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것. 그는 스스로 “편집증과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제가 만든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 성취감이 있고 그 성취감은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미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7호(2016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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