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답하라1988’ 4인방 중 최고의 신랑감은?…1988 VS 2016 달라진 결혼 트렌드

    입력 : 2016.02.23 14: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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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열~~~~!” 온 가족을 TV 앞에 집합시켜 도란도란 대화를 이끌어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지난 1월 종영했다. 드라마 인기는 열풍에 가까웠다. ‘응팔시대’를 온몸으로 거쳐 온 40대 이상에게는 옛 추억을 통한 공감을, 10대부터 30대에게는 달달한 로맨스와 부모 세대의 삶을 엿보는 재미를 주고 전체적으로 따뜻한 가족애와 훈훈한 이웃의 삶을 잘 그려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응팔의 흥행 포인트를 크게 나눠보면 전반부에 1980년대 후반평범한 가족의 일상 속에서 소소한 감동과 추억을 이끌어 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후반부로 다가갈수록 ‘응팔’의 메인 스토리는 주인공들의 로맨스와 결혼이 차지했다. 응팔 시리즈만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 ‘남편 찾기’가 매회 화제가 됐다. 여주인공 덕선(혜리 역)의 남편이 누구일지 남자 주인공들의 로맨스 경쟁이 절정에 치달으며 각종 추측들이 난무하고 SNS상에는 치열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연상연하 커플이자 동성동본이라는 현실에 가로막힌 보라(류혜영 역)와 선우(고경표 역)의 결혼이 이뤄질 수 있을지 당시의 결혼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정환-류준열 역)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박보검 역) 사이에 결론이 났고 선우(고경표 역)와 보라(류혜영 역)의 결혼은 아름답게 끝이 났지만 아직도 응팔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끊임없이 두 커플의 결혼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두 커플이 결혼이 이뤄진 1990년대 후반부터 2016년 현재까지의 결혼 트렌드와 1등 신랑신부 변화상을 짚어보고 ‘응팔’ 주인공들의 신랑 신붓감 순위까지 살펴봤다.



    응답하라 1990년대 IMF세대 춥고 배고팠던 시절

    ▶성격 ‘도롱뇽’ 직업 ‘선우’

    외모 ‘택이’ 1등 신랑감



    응팔 커플 중 먼저 식을 올린 보라와 선우의 결혼 시점은 동성동본 결혼이 한시적으로 허용된 1996년도인지 헌재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1997년도 이후인지 정확하지 않다. 어찌 됐든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한민국은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였음은 분명하다. 당시 미혼남녀가 선호하는 배우자상을 살펴보면 이러한 경제적인 상황이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1999년 당시 서울 및 5대 도시에 거주하는 미혼남녀 1433명을 대상으로 이상적인 배우자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 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으로는 남성과 여성 모두 성격(남 37.11%, 여 29.16%)을 꼽았다.

    선호하는 성격으로 유머 있고 밝은 남성(53.23%)과 솔직하고 적극적인 남성(31.77%)이 1, 2위를 차지했다. 성격적인 측면에서는 도롱뇽(이동휘 역)이 1위를 차지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좋아하는 여성 앞에서 솔직하지 못하고 적극성이 떨어졌던 정환이와 유머감각이 떨어지는 택이는 순위권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여성의 경우에도 역시 유머스럽고 밝은 성격(37.96%)이 1위를 차지했고 사려 깊고 침착(30.59%)’한 성격이 다음으로 꼽혔다. 둘을 조합해보면 유머감각이 넘치고 가족들과 친구들을 남모르게 잘 챙기는 덕선이는 매력적인 1등 신붓감으로 꼽힐만해 보인다.

    남성은 그 다음으로 외모(25.50%), 직업(13.17%)을, 여성은 직업(26.00%), 학력(17.61%)을 그다음 요소로 선택해 남성은 여성의 외모를, 여성은 남성의 직업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호하는 얼굴형은 달걀형 얼굴을 가진 남성(70.43%), 둥근형 얼굴을 가진 여성(50.99%)이 꼽혔다. 헤어스타일은 남성은 긴 생머리(39.52%)를, 여성은 짧은 커트머리(70.56%)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종합해보면 1등 신랑감은 176.3cm의 키에 짧은 커트머리를 한 전문직 종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165.2cm의 키에 긴 생머리를 한 교사가 인기 있는 배우자감으로 꼽혔다. 외모로 보면 182cm의 키에 달걀형 얼굴형을 가진 택이를 이상적인 남편감으로 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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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위기에 금융업 시들 여성 교사 선호

    ‘덕선·보라’ 1등 신붓감과 거리 멀어



    직업으로 보면 의사가 된 선우나 바둑 기사 최택 등이 1등 신랑감으로 꼽힐 만했다. 1999년 여성들이 선호하는 신랑의 직업으로는 전문직(21.46%)이 1위로 꼽혔다. IMF 전까지만 하더라도 금융·증권 등 금융 투자업이 높은 선호도를 차지했다. 2위는 정보 통신 관련 직(18.98%)이 차지했다. 1995년부터 시작된 닷컴·인터넷 버블이 한창이던 시절의 관련 직군이 각광 받았고 2000년에는 선호 남성 직군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이후 일반 관리직(12.34%), 금융직(15.13%), 자영업(10.45%) 등이 뒤를 이었다. 2016년까지 12년째 현재 선호도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공무원·공사(5.5%)는 이때까지 낮은 선호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의 경우 교사(31.16%)가 선호 직업군으로 꼽혔고 다음으로 일반 사무직(27.20%), 예술인(11.76%)이 뒤를 이었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 공무원·공사(8.5%)는 순위가 낮게 나왔으며 전문직(3.82%)은 더 후순위에 위치했다.

    승무원(기타 4.25%)이 되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덕선이와 검사가 대검찰청(3.82%)에서 식을 올린 보라는 상대적으로 1등 신붓감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결혼한 장동건 고소영 사진 매경DB
    2010년 결혼한 장동건 고소영 사진 매경DB
    2000년대 중후반 경제 위기 이후 안정성 추구 경향 강화 ▶‘남성 교사’ 위상 떨치던 때

    IMF와 인터넷 버블을 겪은 이후 결혼 트렌드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다. 경제력이 결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고 선호하는 직업군도 안정성이 최우선 요소로 고려되기 시작했다.

    2005년 20세 이상 미혼남녀 2296명(남성 954명·여성 1,342명)을 대상으로 ‘이상적인 배우자상과 결혼의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배우자 결정 요인(복수응답)’은 1990년대 후반과 마찬가지로 성별에 관계없이 성격(남성 91.1%, 여성 92.5%)을 우선시했다. 그다음 순위로 남성은 외모(59.9%)와 가정환경(35.4%)을 꼽으며 외적 요인을 중시하는 반면에 여성은 경제력(68.3%)과 직업(51.6%) 등 능력적인 요인을 우선적인 고려 사항으로 꼽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전 연도까지 중시했던 ‘여성의 연령’(17.0%)과 ‘남성의 학력’(12.4%)은 이때부터 뒤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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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샐러리맨이 전문직 앞서던 시절

    남편 수입 중요! 남녀 선호 연봉차 1000만원 이상



    가장 선호하는 상대의 직업(복수응답)으로는 남성은 교사(52.8%), 공무원·공사직(33.4%)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고, 여성은 공무원·공사직(42.4%)과 교사(22.4%)를 각각 선호한다고 밝혀 최근과 다르게 ‘남성 교사’의 위상이 남달랐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순위로는 남성은 일반 사무직(28.0%), 금융직(27.8%), 서비스직(16.2%)에 종사하는 상대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1990년대 후반과 다르게 서비스직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여성은 금융직(20.5%), 일반 사무직(18.4%), 엔지니어·정보통신직(13.3%) 등에 종사하는 상대를 선호하며 ‘샐러리맨’이 ‘전문직’의 인기를 앞지르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상대에게 바라는 연봉 수준에 대해 남성이 원하는 ‘아내의 연소득’은 평균 ‘2590만원’으로 1000대 기업 대졸 초임을 살짝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여성의 경우 연평균 ‘3720만원’ 정도 수입이 있는 남편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졸 신입 최고 연봉 수준이어서 남녀 모두 기대치가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2000년대 중반 이후 배우자에 대한 희망 연봉은 2008년까지 큰 폭으로 증가 추이를 보이다 2009년, 2010년 연달아 전년 대비 하락했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위축이 큰 폭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2009년 조사에서는 2010년에는 지속적인 취업난으로 인해 심리적인 장벽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결혼한 원빈, 이나영 <사진제공:이든나인>
    2015년 결혼한 원빈, 이나영 <사진제공:이든나인>
    2016년 현재 빛 보기 시작한 전문직 여성 ▶셰프 등 신흥 전문직 부상

    2016년 현재 남녀 결혼 트렌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난해 말 발표된 ‘2015년 이상적 배우자상’ 조사를 살펴보면 남성이 꼽은 인기 신붓감은 신장 164.9cm, 연소득 4631만원, 자산 2억3539만원의 공무원·공사직의 여성이었다. 반대로 여성이 꼽은 인기 신랑감은 신장 177.7cm, 연소득 5417만원, 자산 2억9279만원, 공무원·공사직의 남성으로 조사됐다.

    정년보장 등 안정성이 높다는 인식이 강한 ‘공무원·공사’는 남녀를 불문하고 올해의 배우자 감 직업 1위에 꼽혔다. 특히 가장 인기 있는 남편의 직업으로 2004년부터 12년 연속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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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직 여성 선호도 높아져

    이상적 배우자 직업은 단일 항목으로 보면 ‘공무원·공사’(13.5%), ‘일반사무직’(11.1%), ‘교사’(10.1%), ‘금융직’(7.3%), ‘약사’(6.6%), ‘의사’(5.2%)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아내 직업 선호도는 ‘공무원·공사’(13.3%)’, ‘교사’(13.0%), ‘일반 사무직’(11.9%), ‘약사’(7.2%), ‘금융직’(6.7%)이었다. 여성의 남편 직업 선호도는 ‘공무원·공사’(13.8%), ‘일반사무직’(10.3%), ‘금융직’(8.0%), ‘교사’(7.4%), ‘연구원’(6.3%)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항목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0년대 중반과 비교해 전문직 여성에 대한 선호도가 확연히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전문직 약사와 의사는 아내 직업에서 각각 7.2%와 4.4%, 남편 직업에서 각 6.0%의 선호율을 보였다. 의사·약사는 유사 직종으로 분류하면, 전체 선호도(11.8%)와 남편 직업 선호도(12%)에서 2위가 된다. 순위권에 포진한 여성 아내 직업 순위(4위, 11.6%)를 차지했다. 이외에 회계사, 변리사 감정평가사, 세무사 등 전문직군이 상위권에 포진되며 전반적으로 전문직 여성 선호 추세를 방증했다.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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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자 선택 기준에 있어 1순위는 역시 성별에 상관없이 ‘성격’(남 32.9%, 여 32.7%)을 꼽았다. 그 다음 기준으로 남성은 여성의 ‘외모’(19.9%)를, 여성은 남성의 ‘경제력’(15.6%)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나타나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남성의 배우자 선택에서 경제력(6위→3위)과 가치관(3위→6위)의 우선순위가 뒤바뀌어 여성의 경제력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녀 모두 배우자의 경제력에 대한 기대치가 눈에 띄게 커진 가운데 예비신부에 대한 수치가 부쩍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적 배우자의 연소득 조사에서는 여성이 바라는 남성의 평균 연소득은 5417만원, 남성이 바라는 여성의 평균 연소득은 4631만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실수령액(세후)은 남성 약 387만원, 여성 약 336만원으로 추정된다. 연소득에 대한 선호도를 분석한 결과, 남성은 ‘중요하지 않다’가 34.2%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여성은 ‘4000만~5000만원’이 2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성이 바라는 남성의 자산규모는 2억9279만원이었으며, 남성이 바라는 여성의 자산규모는 2억3539만원으로 조사됐다. 배우자의 자산규모 선호도에 대하여 분석한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중요하지 않다’가 각각 44.5%, 24.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4년과 비교해 이상적인 아내의 연소득과 자산은 전년(각 3843만원, 1억7192만원) 대비 각각 788만원(20.5%), 6347만원(36.9%) 급증했다. 이상적인 남편의 연소득과 자산은 작년(각 4927만원, 2억6588만원)보다 각각 490만원(10%), 2691만원(10.1%) 증가했다. 예비신부에 대한 경제적인 기대감이 예비남편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5호(2016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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